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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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 망망한 바다우에 조그만 배 한척이 종착역을 향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노를 저어간다. 작은 파도에 비틀거리다가 삼척같은 큰 파도가 밀려오면 파도에 휩쓸려 버린다. 그래도 용케 물우에 다시 떠오르는데, 겨우 숨을 쉬고 있었다. 그런데 위가 뒤집히는 듯한 메스꺼움이 밀려온다. 토하고 쏟아내다가 정신이 혼미해져 그대로 쓰러져버린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떠보니 아직 살아있었다.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다. 갈매기들도 살아있다고 축하해 준다. 아, 살았으니 걸어야 하고 도전해야 한다. 자신을 미워하고 원망하면서도 저 태양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었다. 생로병사의 삶, 누구를 원망하랴.
  • 우리는 어릴 때부터 “네”라고 말하는 법을 먼저 배운다. 순응은 미덕이 되고 거절은 때로 버릇없음이나 리기심으로 오해된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의 부탁 앞에서 “아니요”라는 말은 쉽게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고개를 끄덕이고 감당하기 어려운 일도 받아들이며 그렇게 조금씩 자신을 밀어내는 데 익숙해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모든 “네”가 관계를 지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오히려 말하지 못한 “아니요”들이 마음 한켠에 쌓여 관계를 서서히 기울게 만든다는 것을. 감정은 소리없이 무너지고 결국 남는 것은 지친 자신과 어딘가 어색해진 거리감뿐이다.
  • 산 너머 저녁 노을은 내 나이만큼 길게 늘어져 있다 인생이 달리는 차라면 나는 이제 시속 륙십킬로 바퀴는 돌고 돌아 어느덧 고개를 숙이고 뒤유리 너머 고향 하나 연기처럼 떠난다 신호는 이미 멎었고 정류장도 지나쳐 버렸다 더 이상 길을 찾지 않는다 그저 다가오는 어둠이 나를 데려가리라 믿는다
  • 락엽이 우수수 날리는 날씨, 하늘에서는 철없는 비까지 내려 꽤 을씨년스럽다. 이맘때가 되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엄마를 떠나보내고 홀로 고달픈 인생을 걸어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프다. 구질구질하게 지난날에 연연하며 아픈 상처까지 더듬어야 하는 게 씁쓸하지만 그래도 한때나마 마음의 위로가 될가 싶어 몇자 적어본다. 젊은 시절, 아버지는 의젓하고 씩씩한 군인이셨고 전역 후에는 직장에서 생활하셨다. 하지만 워낙 힘든 세월이라 적은 월급에 의지하기보다는 남들처럼 농사를 짓는 편이 더 자유롭고 먹고사는 데도 나을 것 같아 자진해서 농촌으로 내려가셨다. 장애인이 된 몸으로 대대의 회계일과 가정 살림에 힘겨웠을 고달픈 생활, 세월이 흘러 동네 어른들께서 새어머니를 소개해 주셨을 때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계모의 눈치밥을 먹이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돌아보면 그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속마음이 담겨 있었을가. 어쩌면 아버지는 애초에 부모라는 무거운 짐을 홀로 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셨는지도 모르겠다.
  • 한국 서울의 화려한 별장 대문이 열리면서 80세가 넘어보이는 로인이 나타났다. 비록 걸음이 온당치 못하지만 후리후리한 키에 풍채가 름름한걸 보아서 젊었을 때는 영웅호걸이였을 것이다. 그 뒤를 따라 작은 강아지를 안은 중년녀인이 나왔다. 별장에서 멀지 않는 공원에서 녀인은 로인의 곁에서 걷고 로인은 수시로 한손으로 강아지를 쓰다듬어주었다. 산보가 끝나 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녀인은 강아지를 한번도 땅에 내려놓지 않고 그냥 안고 있었다. 그들을 본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이름을 모르고 그저 강아지 안은 녀인아라 불렀다. 이렇게 로인과 강아지를 안은 녀인은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산보를 하면서 거의 8년이란 세월을 함께 했다. 어느날부터서인지 두 사람은 다시 공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 ​하늘 향해 올곧게 선 멋진 큰 나무, 그 옆에 예쁜 작은 꽃 한 송이가 피였다. 어느 날부터였나, 나무는 가지를 길게 내려 작은 꽃잎을 건드렸다. 살짝살짝 들킬세라 조심조심, 꽃이 아파할세라… “귀엽고 앙큼하고 달콤하고 아름답구나 꽃아 꽃아!” 작은 꽃은 큰 나무 소리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혼잡한 먼지를 떠나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고요함에 취하여 낮이면 막춤도 추고 노래도 맘껏 질렀는데… 나무가 있었구나. 부끄러운 나머지 “나무 너 입이 왜 그리 커, 날 삼킬 것 같아. 그러니 헤실헤실 웃지 마! 나무 너 소리 왜 그리 커, 하늘에 번개치는 줄 알겠다. 그러니 크게 웃지 마!”라고 앵돌아졌다. 나무는 제꺽 손으로 입을 가렸다. 서로는 언제 왔고 왜 왔는지 묻지 않았다. 고요한 시간 속에 둘은 알고 있었다. 억겁의 인연이란 걸…
  • 어느 날, 거리에서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서로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수십년 세월이 젊은 시절의 풍모는 빼앗아갔지만 소탈하고 유머가 있는 성품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 순간 우리는 서로의 변화를 알아차리며 짧지만 진솔한 말들을 주고받았다. 나는 우리의 인사가 단순한 례의가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대화임을 느꼈다. 비록 각자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 짧은 만남은 길가에 피여난 작은 꽃처럼 내 마음을 훈훈하게 적셔주었다.
  • 사람들은 내게 묻지 세월의 흔적은 어디 두고 미소 뒤 숨긴 젊음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나는 대답하지 한글자로 ‘산’이라고 묵은 숨 토해내고 새 숨 가득 채우는 길 땀방울로 세월의 먼지 씻고 굳은살 깎여나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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