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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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 '2026 새해맞이 문학의 밤' 행사가 흑룡강성조선족작가협회(회장 리홍규) 주최, 목단강시, 해림시, 녕안시 분회 공동 주관으로 12월 27일 목단강시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였다. 이번 행사는 제2회 '동주·하얼빈문학상' 시상식과 《하얼빈문학》 제12호 출간식을 함께 진행하면서 지역 조선족 문인들의 창작 열정과 공동체 정신을 모은 의미있는 자리로 기록되였다. 행사는 협회 임원 및 회원, 래빈 등 약 50명이 참석하였으며 리춘렬 목단강분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되였다. 리춘렬 회장은 개회사에서 "오늘의 모임은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2026년을 문학으로 함께 여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지역 문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작가가 책을 출판하면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누어주는 것은 문학의 정을 나누는 전통으로 흘러내려왔다. 책 뒤표지의 가격표는 어색한 장식일 뿐 실제로 금액을 요구하는 것은 례의에 어긋난다고 여겼다. 자기의 글을 팔아먹는다는 수치심에 가격을 언급하기도 꺼려서 택배비용까지 자부담한다. 그 아름다운 나눔이 독서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가? 공짜로 건네는 책은 받을 때 “감사합니다” 한마디로 달콤하다. 그 전통은 점차 씁쓸한 맛을 내기 시작했다. 작년 겨울 친구는 소설집을 펴냈다. 출판사에서 보내온 책을 받아들고 종이와 글자 냄새를 맡으며 친구는 기뻐했고 흥분했다. 친필로 서명을 하고 나누어주었다. 그런데 모임이 끝나고 의자에 남겨진 책을 발견하고 가슴이 먹먹했다고 한다. 표지에 정성껏 사인을 새긴 책이 버려진 신문지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공짜니까 그렇지.”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중얼거림이 귀전을 스쳤다.
  • 남들이 부러워히는 정년퇴직을 했다. 그것도 삼십여년 한 우물만 파며 근무한 것이 행운이였다. 줄 잘선 덕분에 정부기관이란 간판을 자랑삼아 붙이고 다녔지만 일터는 일터였기에 좋아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늘 우선순위에서 미룰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래야 했다.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많았고 옳은 길을 알면서도 비켜서거나 돌아오기도 했다. 조직에서 실적 향상과 동료와의 승진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몰렴치하거나 비겁한 일도 해야 했다. 주인이 아니였기 때문에 리모컨이 시키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 아슬아슬 절정에서 썰매 타고 쏜살같이 시공터널 뚫을 때 언듯언듯 지나는 몽환의 세계 하늘서 별무리 땅으로 쏟아지듯 땅우에서 불보라 하늘로 사품치듯 혼혼돈돈 어디가 어디냐고 반고의 천지개벽 이랬을 거야 귀신 곡할 노릇이라 푸른 허공 속에 펼쳐진 활무대에 달빛 굳혀 수정궁 짓고 무지개 후려 다리놓는 불야의 천궁
  • 1987년 12월 중순, 늦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교정을 스치는 오후였다. 나는 오늘도 긴장감 넘치는 수업을 마치고 홀로 일본어 교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이 학교와 한참 떨어진 거리에 있고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타는 자전거도 탈줄 몰라서 늘 도시락을 들고 다녔다. 점심을 재빨리 먹어치우고 세면대에서 양치를 하던중 한 교연실의 련순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서더니 나를 보고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머, 유화 선생님! 손오공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방금 전 조선식당에서 식사하시는 걸 봤는데, 옷은 언제 갈아입으셨어요?” 련달아 쏟아지는 질문에 나는 당황스러워 손을 저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저는 방금까지 여기서 도시락을 먹었는데요. 옷도 갈아 입은 적이 없어요.” “아유 유화 선생님이 거짓말도 하시네요? 오늘 보니 참 이상해요.” 련순 선생님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 한국어권 시단에서 김춘산이라는 이름은 특별한 울림을 지닌다. 시창작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령역을 구축해온 그의 시는 최근 발표된 련작시들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경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시적 성취는 특히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시선에서 드러난다. 그의 시에는 상처와 흔적 그리고 이를 통한 치유의 과정이 끊임없이 변주되는데 이는 개인적 서사와 소수민족으로서의 정체성, 나아가 현대인 보편의 정서를 교차하는 지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생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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