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쓸모 있는 사람 - 최정옥
나는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 단 얼마라도 쓸모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남들의 인정도, 쓸모의 크기도 중요하지 않다. 그 쓸모가 아주 작은 것, 미소한 것일지라도 오롯이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에게 말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나 스스로 이 세상을 ‘졸업’할 때까지 ‘무용지물’이 되고 싶지는 않다. 비록 마음대로 되지 않을 일이지만 이런 마음가짐으로 여생을 함께 해나가려 한다.
이젠 고래희에 접어든 인생의 늦가을, 간혹 가다 소외감이 스멀스멀 스친다. 마치 가전제품이 수명의 하반기에 이르러 부속품들이 하나 둘 고장나 ‘사용불가’ 판결을 받듯이 이 나이가 되면 사회나 타인에게 아직 쓸모가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된다. 아직 누군가에게, 사회에 쓸모가 있는 사람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