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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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 하루종일 땀 흘리던 풀들이 바람 한사발 시원히 들이켜고 들새의 코노래에 맞춰 너울너울 춤을 춘다 여름은 참 좋은 계절이라고 지나가면 그리워지는 계절이라고 여린 풀들이 착한 풀들이 노오란 입을 벌려 파랗게 속살거린다
  • 아버지는 2017년 11월 28일 96세에 인생을 마감하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남들은 아버지가 건강하게 장수하시고 복하게 돌아가셨으니 너무 상심하지 말라며 나를 위로했다. 엄마보다 십년 넘게 우리와 함께 지낸 아버지는 우리한데 짐이 되지 않았으며 돌아가실 때까지 나라에서 주는 우대금으로 생활을 하셨다. 아버지는 항상 허약한 나를 어루만져 주셨으며 남보다 힘이 약하면 꾸준한 견지력을 갖추고 공부를 열심히 하여 지혜가 있어야 살아남는다고 가르쳤다. 나는 아버지의 바다같은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아버지는 키는 180cm이고 부리부리한 쌍거풀 눈, 덩실한 코마루에 어깨가 쫙 펴진 체격이 반듯한 아주 멋진 남자였다. 마음도 아주 착하여 다른 사람을 잘 돌보고 대범하며 운동도 잘하셨다. 달리기는 따를 사람이 없으며 경기에 나가면 무조건 일등을 하셨고 축구도 아주 잘 찼다. 특히 아버지는 힘장수였다. 내가 여덟살 때 룡수공사와 투도공사가 합하여 운동대회를 하였다. 씨름에 나선 아버지는 만나는 상대마다 쉽게 이기고 결승전까지 진출하셨다. 그때 아버지 년세가 마흔셋이였다. 비록 년세는 많아도 모든 적수들을 이기고 끝내 일등이란 영예로 황소 한마리를 상으로 탔다. 온 마을에서는 경사가 났다고 축하하며 난리났다.
  • ​하아얀 비둘기 쌍날개로 캄캄칠야 고달프게 헤치던 찰나의 그 어느 날 동그랗게 벌리란다 마냥 동그란 해님처럼 꽃입술이랑 아- 새하얀 찰나의 그 어느 날 해빛 달빛 별빛 얼싸안고 달려왔단다 나이테에 쾌지나 칭칭 강강술래 품고 달려 왔단다…
  • 봄이 갈무리하고 초여름이 바야흐로 시작하며 계절이 바뀌여가는 어느날 나는 상해 청포구 대관원을 찾아보았다. 검은 기와와 처마가 맑은 하늘에 비끼고 6월의 붉은 단풍나무 그림자가 련못에 비껴 가을로 착각하기 쉬운 풍경이 펼쳐졌다. 대관원 공원의 산책길은 걸음마다 풍경인데 모두 ‘홍루몽’ 옛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와 구현되는 것 같다. 이 정원 나들이는 단순히 고전 소설의 실물 정원 탐방을 넘어 고전 문헌, 남북 원조문맥과 현대 생태 철학의 시공간 려정이기도 하다. 상해 청포구 진상로 701번지에 자리한 이 대관원은 1988년에 정식으로 준공되였다고 한다. 국내 최초로 ‘홍루몽’ 전권 묘사를 바탕으로 복원한 실물 대관원으로 1000여평방미터의 부지 면적에 정산호(淀山湖)의 수계를 따라 강남식 정원 조성의 기풍을 세웠고 북경대관원과 남북으로 마주서며 홍루 문화가 현실에 뿌리내린 이 두 곳이 정신적 좌표를 형성했다.
  • 나의 고향은 꽃피는 산동네 약수물이 솟아나는 장수의 마을 향기로 넘치는 행복한 터전 봄이면 봄마다 풍기는 사과배꽃 향기 여름이면 숲 속에서 풍겨오는 싱그러운 풀냄새 가을이면 오곡백과 익어가는 향기로운 가을냄새
  • ​꽃살 핀 눈가 주름 한결 도드러지던 날 마주한 거울 속 왜소한 저 로녀는 누구인가 거친 바람 등에 지고 헐떡이며 달려온 들국화 언덕 세월의 눈섭 고개에 흘려버린 나비의 꿈 망막에 내려앉은 아픈 기억 눈시울 촉촉히 젖어드는데
  • — 신강 이녕현 백조호수 세상이 잠에 젖어 있을 때 강물은 밤새 교향곡을 연주하고 그 소리를 따라 백조들이 가장 먼저 눈을 뜬다 얼음꽃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호수 엷은 안개가 천천히 내려앉고 그 속에서 하루가 조용히 시작된다
  • 아버지가 가신지도 60년이 넘었구나. 오래될수록 내 마음에 앙금이 남아 나를 괴롭히고 씻을 수 없는 자책감에 눈물이 난다. 아버지는 심성이 여리고 정직하며 착하여 수양이 있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성질이 온순한 편이라 말이 적은 사람이다. 묻는 말만 대답하고 자식들만 보면 환한 웃음으로 화답한다. 그때 시절 드물게 중국글도 볼 줄 알고 우리글도 읽을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에게 매사마다 도리로 교육하면서 매를 댈 때는 본인이 회초리를 갖고 오게 해서 장단지를 치면서 훈육했다. 거지가 오면 거저 보내지 않았다. 그때는 동냥을 다니는 사람도 많았는데 아버지는 서슴없이 백미 한사발씩 퍼주었다. 내가 “아버지는 바보야, 우리도 살기 힘든데!”라고 하면, “얘야, 오죽하면 동냥하겠니? 우리는 그래도 집이 있고 가족이 있잖니”라고 타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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