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뭉게뭉게 피여나고 따뜻한 해볕이 소구역 구석구석을 따사롭게 비추는 9월의 어느날 우리 소구역에 엄마 고양이와 새끼고양이 두마리가 나타났다.
두달 전에도 엄마고양이는 가끔씩 새끼 두마리를 데리고 우리 소구역에 나타나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고양이 엄마는 나무에도 오르내리며 자기의 재간을 새끼들한테 배워주고 귀여운 새끼고양이들은 엄마를 따라 기술을 련마하느라 나무를 오르고 내리면서 무척 귀엽게 놀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는 새끼고양이를 붙잡아 안아보고 싶었다. 내가 새끼고양이한테 접근하면 엄마 고양이는 무섭게 소리내며 털을 곧두세우고 눈알을 굴리며 어찌나 사납게 달려드는지 새끼 언저리에도 가지못했다. 나는 만져볼 생각을 아예 버리고 먼 발치에서 고양이 가족이 즐겁게 뛰노는 전경을 보면서 세상에서 모성애만큼 큰 사랑은 없다며 고양이 엄마를 자랑스러운 눈길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절기의 이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계절보다 앞서 움직이는 마음의 풍경이 숨어있는 듯 하다.
3월 초, 경칩이 찾아오면 겨우내 땅 속에 잠들어 있던 벌레들이 기지개를 켠다. 놀랄 경(惊), 숨을 칩(蛰), 누가 흔들어 깨우지 않아도 봄이 왔음을 알고 스스로 밖으로 나오는 생명들이다. 그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봄은 자연에서 시작되기보다 사람의 마음에서 먼저 깨여나는 것이 아닐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