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화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복이 없는 처녀였다. 원래는 부모가 복이 꽃처럼 피여나라고 ‘복화’라고 이름을 지었건만 시골에서 태여난데다 다병한 아버지때문에 초중을 졸업하고는 농사일에 나서야 했다.
3년간 농사일을 하다가 친구의 알선으로 A시에 가서 보모란 직업을 찾았다. 늙은 어머니가 스무아홉살 나는 아들과 함께 있는 집이였다. 아파트에서 사는 은행직원인 아들 성길이는 인물체격이 좋고 몸단장이 깔끔한데다 품위가 있어보였다. 그와 반대로 안로인은 성격이 퍼그나 괴벽했다. 하여 복화는 다른 집을 선택하려다가 마음을 무척 끄는 것이 있어 주춤하고 말았다. 그것은 객실에 놓인 책장이였다. 그 안에는 수많은 책들이 절서정연하게 꽂혀있었는데 워낙 학교 때부터 독서에 재미를 붙인 복화는 그 수두룩한 책을 보자 눈앞에 아롱진 세계가 펼쳐진 듯 했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뭉게뭉게 피여나고 따뜻한 해볕이 소구역 구석구석을 따사롭게 비추는 9월의 어느날 우리 소구역에 엄마 고양이와 새끼고양이 두마리가 나타났다.
두달 전에도 엄마고양이는 가끔씩 새끼 두마리를 데리고 우리 소구역에 나타나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고양이 엄마는 나무에도 오르내리며 자기의 재간을 새끼들한테 배워주고 귀여운 새끼고양이들은 엄마를 따라 기술을 련마하느라 나무를 오르고 내리면서 무척 귀엽게 놀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는 새끼고양이를 붙잡아 안아보고 싶었다. 내가 새끼고양이한테 접근하면 엄마 고양이는 무섭게 소리내며 털을 곧두세우고 눈알을 굴리며 어찌나 사납게 달려드는지 새끼 언저리에도 가지못했다. 나는 만져볼 생각을 아예 버리고 먼 발치에서 고양이 가족이 즐겁게 뛰노는 전경을 보면서 세상에서 모성애만큼 큰 사랑은 없다며 고양이 엄마를 자랑스러운 눈길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