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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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 <수조가두·동창생에게 화답함> 3년 세월 어느새 흘러가고 봄의 끝자락에 우린 서로 만났지 오가는 술잔은 서서히 취해가고 약관의 미명호를 다시 거닐어보네 흑수서강호광(黑水西疆湖广) 민절예주해곡(闽浙豫州海曲) 우리는 운명처럼 다시 모였지 멀리 연산산맥은 왜 그리도 왜소하던지 창창한 미래지도 우리 그린다고 우겼다네 세상을 누비며 열정을 쏟았고 자랑스런 제자들 더없이 의젓한데 남긴 글귀들 주옥으로 빛나더라 흐른 세월 어느덧 40년인가 애수의 소야곡은 술잔에 넘치네 이른 봄 찬서리 속 야윈 나무가지 따스한 해볕 한줌 그리워하는데 밤 늦은 창밖으로 마음이 먼저 달려가니 아직도 젊음의 패기 여전하더라 우리 부르는 소리 저렇게 들려오니 가던 길 멈춘단 말일랑 꺼내지도 마소서
  • 30년 세월을 뛰여넘어 다시 시붓을 든 시인이 있다. 바로 김동활 시인이다. 일찍 <자각시사> 멤버이기도 했던 그는 중국 명문대 중에서도 톱으로 꼽히는 북경대학을 졸업하고 흑룡강신문사에 배치받아 신문기자의 길을 걷는가 싶더니 하해를 해서 기업가의 길을 걸었다. 그러더니 나이 반백을 넘어 륙십갑자를 다시 시작하는 이순의 나이에 새삼스레 왕젊음의 시절 애틋한 사랑을 고스란히 쏟았던 시를 자아올리기 시작했다. 그 동안 중문시에 심취해있었던 그는 운과 률에 굉장히 까다로운 중문시를 곱씹으며 시인의 마음을 식히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되는 시 몇수는 바로 김동활 시인이 최근 사업의 여가에 써낸 중문시를 스스로 우리글로 옮긴 작품들 중의 일부이다. 같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 살다 보면 이런저런 원인으로 가끔 자기 주견을 꺾으며 두루뭉실 살 때가 있는 것 같다. 나는 고난의 년대를 겪어온 사람이여서 내 몸엔 근검절약이란 문구가 습관처럼 배여 있다. 하지만90년대 태생인 딸애는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난해 국경절련후 기간에 나는 멀리서 온 딸애 내외간과 함께 훈춘 방천으로 자가용 려행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서 우리는 훈춘 수산물거리에 들려서 해산물을 맛보게 되였다. 어항에서 싱싱한 게와 조개를 직접 골라서 맛보는 이벤트는 나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신선하게 안겨왔다. 문제는 그 값이였다. 상에 오른 해산물 값이7백여원이란 말에 나의 동공은 저도 모르게 화등잔처럼 커졌다. 그러나 딸애 내외간은 연길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값이라면서 오늘 저녁 한끼는 특별히 나를 위해 안배한 거라며 게살을 뜯어주었다. 솔직한 말로 아이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그 돈이 아까왔으나 시집살이에 벙어리이듯 결국 나는 함구무언하고 말았다.
  •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미풍과 손을 잡고 사뿐사뿐 걸어오는 온유한 마음 지닌 보슬비 세상을 다듬는 고마운 봄비가 무수한 생명들 갈증을 풀어주러 고운 주먹 불끈 쥐고 달려가고 있는데 나무와 들풀들이 눈물을 머금고 감격하여 손을 쳐들고 발돋움하며 하늘을 우러러 본다 내 마음도 사이다를 마신 듯 한없이 시원한데 희망을 경작하는 농부들의 가슴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달콤한 감로수가 흐르리라 상서로운 우유빛 구름사이로 새 희망이 보인다 단풍의 넉두리 어디서온 길손이기에 이다지 무정하신가 박자 맞지 않는 노래나마 그토록 신나게 불러주던 새들도 다 쫓아버리고 풀벌레 우는 들판만 남겨놓은 가을 부서질 것 같은 푸른 하늘 쳐다 보아도 자꾸 슬퍼지는 이 마음 불러봐도 물어봐도 텅 빈 메아리만 돌아오는 계절 우리의 작은 상처에도 노란 가을을 덧칠하자
  • 찢어지는 것에서 노을이 퍼지고 피빛 속에서 해가 태여난다 녀인 하나가 아기 하나를 낳는데도 이처럼 큰 진통이 따를진대 하늘이여 아침마다 출산하는 그 신성한 아픔에 걸맛는 하루를 나 어떻게 살아야 할가요? 매화 속살에서 스며나오는 향기는 겨울의 눈송이를 흰나비로 알았는가 봄자리 겨울마당에 펴고 매서운 눈빛 남다른 사랑 가슴이 봉긋 부풀어 올랐네 연지를 바른 듯 두볼이 발그레 얼었는가 두눈에 가랑가랑 눈물이 맺혔는가 밤별이 깜박깜박 겨울가지에서 빛나는구나 그림자 내가 당신이 될수 없단걸 알아요 그저 발치에 누워있게만 해주셔도 고마운 사람 당신이 각가지 색갈로 빛날 때 내가 멋대로 춤추게 버려둬요 당신보다 더 크게 아파하고 당신보다 더 높게 올리 뛰며 기뻐하다가 당신이 나를 부끄리신다면 그대로 이 땅에서 사라지리다 당신을 떠날 수 있는 방법만
  • 수천마리의 백마가 달려온다 붉은 노을을 등에 싣고 질주한다 유람선을 뒤흔들고 갈매기떼 헤치며 태평양 한가운데를 누비던 힘센 백마들 고래의 등을 후려치고 날치의 뼈를 으스러뜨리며 연대까지 달려왔으리라 어깨를 나란히 한 말들은 모래톱에 일제히 코를 처박고 밀물과 썰물 속에 몸을 숨긴다 부드러운 물결이 되여 내 발목을 휘감는다 그리고 저 멀리 또 한무리의 백마가 달려온다 슬픈 가계 가로 누우나 세로 누우나 정수리와 발바닥이 벽에 붙기는 마찬가지다 창밖으로 별을 보던 아버지 입가에 반디불로 보이는 권연 추운 밤이나 흐린 낮이나 여린 가슴 감싸주던 때깔로 빛나는 담요 그리고 새우처럼 돌아눕는 아들 녀석의 못난 더벅머리는 숨소리 죽이고 베개만 적시고 있다 마른 나무가지 같은 손으로 아들의 머리를 만지며 아버지는 말한다 “봄이면 우리 집이 생긴다.” “언제가 봄임까? “우리 모두가 잘되는 날이지.” 짝사랑
  • 어느 날 아침 산책을 나가니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공기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로 몸을 감싸 안았다. 나는 문득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6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봄을 맞이하는 이 기쁨은 변함이 없구나 하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신록이다. 겨우내 숨죽이던 가지들에 성장을 멈추었던 새순들이 파릇파릇 눈을 틔우며 세상을 푸르게 물들인다. 연두색 치마 펄럭이며 신록이 춤을 춘다. 그 순간 나는 마치 어린 아이가 된 듯 설렌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래도 나무들이 잎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잎새마다 매달린 푸른 물방울, 바람도 손 못댈 초록 빛, 온통 신록 숲 물결치는 계절, 경이로운 윤기 흐르는 이파리, 점차 짙어져가는 푸른산, 신록은 이렇게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이 세상은 여전히 새로운 시작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신록은 늘 상기시켜준다.
  • 콩알만한 점 하나가 웅숭깊은 아기 주머니 속에서 꼬물댄다 하루 이틀 한달 두달 열달 사랑 먹고 잘도 커서 남산만큼 부푼 몸뚱이 하늘 땅 맞붙는 산통끝에 아가가 울었다 엄마가 되는 순간에 드디여 울었다 아, 얼마나 보고 싶었던 아가였던가 하얀 젖가슴 내여주는 순간 기쁨의 눈물 구슬되여 쭈루룩 품 속의 귀여운 아가 잠자는 모습도 곱더라 엄마라는 이름 주었다 온 세상 통째로 선물 준 내 아가야
  • 안해여 당신은 재산도 명예도 없는 나에게 사랑이란 두글자만 가슴에 안고 조용히 웃으며 다가온 사람 안해여 당신은 한오리의 해빛도 함께 쪼이고 한알의 쓴 열매도 나누어 먹으며 내 삶의 절반을 갈라 이고 온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사람 안해여 당신은 힘겨운 생의 길에서 무수히 아품의 탑을 쌓으면서도 낮이면 해를 이고 밤이면 달을 이고 내 삶의 구석들을 밝혀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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