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国内统一刊号: CN23-0019  邮发代号: 13-26

문화·문학

  • ​녹슨 자물쇠 잠 자고 처마밑 거미줄 집 지키네 찬 바람 새벽안개 몰고와 풀잎에 은방울 맺치는데 매미 울음소리 끊어지고 락엽만 문앞에 쌓여가네
  •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덕이 있는 사람 곁에 있으면 마치 냄새 좋은 풀밭에 들어온 듯 하고 나쁜 사람 곁에 있으면 마치 생선을 굽는 냄새가 나는 가게에 들어온 듯하다.” 이 말은 사람이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향기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본다. 그 향기는 단지 상대방에게서 풍기는 것이 아니라그 상대방과 나누는 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타인에게서 무형의 향기를 느끼지만 실은 그 향기의 대부분은 그 사람의 입술을 통해 흘러나오는 말 속에 깃들어있다. 말에는 향기가 있고 말에는 맛이 있다. 그리고 그 향기와 맛은 때로는 우리의 운명마저 좌우한다.
  • ​아침이란 언제나 분주하다. 하지만 그날의 아침은 유난히 소란스러웠다. 외손주가 유치원 셔틀을 타는 마지막 날, 그 작은 사건이 내 하루 전체를 전쟁처럼 흔들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아이는 원래 아침이면 얼굴에 함박웃음을 피우며 셔틀에 오르곤 했다. 외할머니의 손길이 늘 함께 했으니 그 시간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그러나 소학교 축구팀에 들어가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어린 몸으로 감당하기 벅찬 훈련을 매일 이어가다보니 이제는 아침에 눈을 뜨는 것조차 고역이 됐다. 침대 속에서 아이는 잠든 고양이처럼 축 늘어진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 ​어릴 때 이른 아침이면 잠결에 들려오던 그 소리를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싸락싸락–싸라락싸라락” 마치도 비방울이 얇은 창호지를 스치는 것 같기도 하고 또한 여린 나무잎이 서로 스치며 속삭이는 듯한 은은하고도 정겨운 소리였다. 이 소리가 들리면 나는 반쯤 꿈 속에서도 ‘아, 엄마가 쌀을 씻고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눈을 떴다. 방문 틈으로 새여 들어오는 새벽의 싱그러운 공기와 섞여 들려오는 차갑고 싸늘하게 느껴지는 물소리, 그것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우리집의 탁상시계 소리이자 가난하지만 뜨거운 삶의 리듬이였다.
  • ​소는 말이 없다 늘쩡늘쩡 걷는다 소는 애교도 없다 등을 두드려도 응석을 모른다 가끔 소는 먼 곳을 응시한다 우묵한 눈에 이슬도 반짝인다 소는 욕심이 없다 청초와 두병이면 만족을 느낀다 소는 운명을 모른다 가는 날까지 소명을 다한다
  • ​철이 아버지, 지금쯤 당신은 어데 있는지요? 무척 그리워지는군요. 당신이 떠날 때만 해도 무서운 추위가 덮치던 겨울이였는데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군요. 짙은 록색 세계가 눈앞에 펼쳐져 마음이 사뭇 설레여야 하는데 당신의 탈가로 울적감이 마음 깊은 곳에 자리를 틀고 있어요. 해외에서 5년간 돈벌이하다가 지난해 겨울철에 돌아온 당신이 60만원이란 돈을 저의 앞에 내놓았을 때 저는 환성을 올렸어요. 결혼해서 처음으로 소유해본 돈이였어요. 저는 이 돈이 당신의 피땀인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한푼도 랑비없이 가치있게 쓰려고 얼마나 다짐했는지 몰라요.
  • 그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았다. 성주산 릉선은 며칠째 내린 눈에 묻혀 있었고 산 아래 빌라촌의 지붕들도 하얀 이불을 뒤집어쓴 듯 고요했다. 세상은 눈이 내리면 잠시 착한 얼굴을 한다. 허물어진 담장도, 벗겨진 페인트도, 오래된 상처도 눈 아래에서는 모두 비슷하게 보인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까지 눈이 덮어주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 무렵 컴퓨터를 배우고 있었다. 젊었을 때는 먹고사는 일에 치여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뒤늦게 익히는 재미가 제법 컸다. 강의실에서 돌아오면 강사가 내준 숙제를 하느라 밤을 새우곤 했다. 문제는 집에 있는 낡은 컴퓨터였다.
  • 20대의 초상(10대였더라면) 십 년만 젊었어도 나는 주저하지 않으리 남들의 시선 뒤에 숨어 울지 않으리 세상이 정해준 좁은 길을 걷기보다 내 가슴이 뛰는 곳으로 뛰어 갔으리라 사랑이 서둘러 상처를 남겼던 청춘을 더 뜨겁게 안아주고 솔직히 말했으리라 불안한 내일을 방황하며 앓던 열아홉 그 찬란했던 계절을 왜 그리 두려워 했더냐
  • 삼꽃거리 원달소구역은 ㅁ자 형으로 된 아파트 단지다. 남향쪽 층집의 서쪽과 동쪽편에 큰 차량과 구역 주민들이 드나들 수 있는 대문이 있다. 객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나 친척들은 동쪽 대문으로 들어오면 서쪽 대문으로 나가고 서쪽 대문으로 들어오면 동쪽 대문으로 나간다. 류동인구가 많고 비여 있는 집이라곤 없어서 사람 사는 냄새가 팍팍 나는 살맛나는 동네다. 정원에는 사철 푸른 소나무와 살구나무, 앵두나무, 오얏나무가 있는데 개화기가 되면 서로 다투어 피는 모습이 가관이다. 친구 정숙이가 가꾸는 화단은 또 얼마나 멋진지 내 눈뿌리를 뺀다. 함박꽃, 백합, 목련꽃, 도라지, 더덕, 가을국화와 분꽃까지 너무 아름답다. 이렇듯 이름다운 동네로 내가 이사오게 된 계기는 정원 오얏나무 아래 자리잡은 아담한 로인활동잠 때문이다. 친구 정숙이가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어서 오라고 나에게 바람을 불어넣는 바람에 내 귀구멍은 당나귀 귀구멍처럼 커졌다. 하여 나는 재작년 오월, 과일나무에 꽃이 한창 필 때 짐을 싸들고 이사를 왔다.
版权所有黑龙江日报报业集团 黑ICP备11001326-2号,未经允许不得镜像、复制、下载
黑龙江日报报业集团地址:黑龙江省哈尔滨市道里区地段街1号
许可证编号:23120170002   黑网公安备 23010202010023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