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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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 어릴 적 나는 동화책에서 읽은 사랑은 모두 핑크빛일거라 생각했다. 동화속 왕자와 공주처럼 모든 감정이 달콤하고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드라마에서도 남녀 주인공들이 아름답게 맺어진 사랑이야기들을 보면서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달콤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사랑이라는 감정은 핑크빛보다는 훨씬 복잡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성인이 되여 겪은 사랑은 그런 단순한 색채로 설명되지 않았다. 사랑은 때론 재빛이다. 달콤했던 우리 결혼생활에서 서로의 날카로운 면에 상처를 받고 그 상처가 아물 때까지 기다리며 침묵을 지킬 때도 있었다. 다툼 후의 침묵에 미운 마음이 스멀스멀 피여 올랐다가도 어느새 사그라지는 그 순간들, 사랑은 상처와 치유를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도 끈질기게 이어지는 무언가임을 배웠다. 재빛 사랑은 상처와 화해의 반복이자 서로를 리해하고 용서하며 함께 생활할 때 더 깊어지는 것 같다.
  • 산수갑산 두루 밟으니 록음방초 반가운 인사 시내물 맑은 노래소리 가슴을 한결 부풀게 한다 골골마다 꽃내움 풍기고 매미들의 구성진 떼창과 알락까치 청아한 목소리 귀맛좋게 메아리쳐 온다 숲 사이로 해살 쏟아지면 뭇새들 애틋한 련정으로 목청 돋구던 노래소리는 안개타고 가뭇 사라진다
  • 어디로 갈가? 앞에 놓인 길은 두 갈래 선택은 내 몫이다 어디로 가도 길이지만 결과는 같을 수 없다 미리 알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예 주저앉을 수도 없다 그리고 두 갈래를 하나로 꼴 수도 없는 일이다 어쩜 혹독한 시련이다 선택은 오직 하나 그 장본인은 바로 나다 비우지 못한 욕심이다 나무는 따로 선택이 없다 평생 추구 하나에 충성이다 초석처럼 견고한 믿음 선택이 없는 것이 선택이다 명과 암은 동시적이지만 밝은 길은 오직 한 갈래이다
  • 지난 8월 6일, 연변조선족자치주 민족문화교류협회는 퉁소, 플륫트의 민간대가 최병호 선생을 모시고 퉁소, 플륫트 양성반 개강식을 가졌다. 최병호 선생은 젊어서부터 음악공부에 올인해 길림성 가무단, 공군부대 문공단 연주원을 력임한 음악가이다. 개회사에서 연변조선족자치주 민족문화교류협회 최옥금 회장은 "퉁소와 플륫트는 민족 문화의 꽃씨다"고 말해 장내 공명을 일으켰다. 개강식에서 최병호 선생은 퉁소와 플륫트의 기법을 시범했고 특히 퉁소로 연주한 '아리랑'이 전통악기의 고유의 색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한 수강생은 "퉁소가 연주하는 소리는 할머니가 들려주던 그 속삭임 소리 같았어요."라며 마치 잊혀진 지난 세월의 유전자를 깨우는 듯 싶었다고 전했다. 수강생 김녀사는(42세)는 "최선생의 손가락 놀림에서 악기가 살아 숨 쉬는 듯 했다"고 감탄했다.
  • 내가 아홉살 되던 해에 나의 부모님은 리혼을 했었다. 어머니가 떠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어린 나의 머리우에 무언가를 얹어주었다. 유치원 시절 악몽 속에 등장했던 거친 팔들이 슬그머니 나타나서 막무가내로 어린 나의 머리우에 생존에 필요한 안테나들이라면서 무언가를 얼키설키 설치해주고 가버린 것같은 경험이였다. 어느 날 밤 어머니는 나를 잠들게 한 후 조용히 내 곁을 떠나려고 하셨는데 어린 나는 이 안테나들로 인해 어머니가 나를 떠나려고 한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되었다. 나는 부모님이 내가 모르게 꾸미는 일을 눈치 챈 것에 대해 그 날에 이르기까지 내가 어쩌다 낚아챈 가장 훌륭한 사냥감이나 되듯이 속으로 자부하였다. 나는 며칠 전 동네 형이 참새를 나에게 주면서 날아가지 못하게 잡으면서도 너무 꼭 잡지 말라고 배워주었던 경험을 되살려보았다. 비록 참새는 놓쳤지만 어머니의 손은 놓치지 않으리라고 다짐했다.
  • 천년을 짰을가 만년을 짰을가 상아는 불철주야 바다물로 직포를 한다 해의 숨결로 실을 뽑고 달의 스킨십으로 날을 맞추어 썰물로 한북 밀물로 한북… 삼베 한틀, 무명 두틀 낮에는 일광단, 밤에는 월광단 천필만필 직포를 하여 상아는 누구의 옷 지으려고 하는걸가 미역과 해초에겐 록색치마 입혀 춤추게 하고 힘 센 고래에겐 관복 맞춰 장가 보내고 거부긴 천년장수하라 별빛 수놓은 갑옷 걸쳐주고 세월에겐 해해년년 알록달록 무늬옷 갈아입혀 드리느라
  • 락엽은 가을 안고 흥겹게 춤을 추고 휘영청 밝은 달은 고향길 재촉해도 부모님 안 계시는 곳 가고 싶지 않구나 추석 산새들 재잘재잘 즐겁게 노래하나 불효에 젖은 이 몸 발걸음 바위 같네 약수면 죄를 씻을가 후회만이 감돈다
  • 한교실에서 한분 선생님을 부모님처럼 모시고 창가에 흘러드는 해빛을 쪼개서 나눠 갖던 우리 쉬는 시간이면 제기차기 뽈치기 줄뛰기로 젊음을 뽐내던 우리 점심시간 책상 맞대고 이마 맞대고 도시락으로 잔치상 벌렸던 우리
  • 나에게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나만의 수자 속에서 골몰하며 가계부를 적어내려가는 오랜 습관이 있다. 가계부는 단순한 수자의 라렬이 아닌, 삶의 온도가 빼곡히 담긴 내밀한 저금통장이자 가정주부의 살림살이 비법과 능력을 과시하는 일종 유력한 수단이다. 젊은 시절에는 딱히 기록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오랜 시간과 세월이 흘러간 후에도 컴퓨터에 저장하듯이 모든 것을 충분히 기억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하물며 가정의 수입과 지출같은 구체적인 수자는 오히려‘식은죽 먹기’로 사소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나이의 문턱을 넘어서자 삶의 복잡다단한 일상과 생리적인 기억력의 감퇴는 가계부에 대한 필요성이 더 박절해진 나였다. 가계부는 그렇게 나의 절박함에 운명처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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