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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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 살다 보면 이런저런 원인으로 가끔 자기 주견을 꺾으며 두루뭉실 살 때가 있는 것 같다. 나는 고난의 년대를 겪어온 사람이여서 내 몸엔 근검절약이란 문구가 습관처럼 배여 있다. 하지만90년대 태생인 딸애는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난해 국경절련후 기간에 나는 멀리서 온 딸애 내외간과 함께 훈춘 방천으로 자가용 려행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서 우리는 훈춘 수산물거리에 들려서 해산물을 맛보게 되였다. 어항에서 싱싱한 게와 조개를 직접 골라서 맛보는 이벤트는 나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신선하게 안겨왔다. 문제는 그 값이였다. 상에 오른 해산물 값이7백여원이란 말에 나의 동공은 저도 모르게 화등잔처럼 커졌다. 그러나 딸애 내외간은 연길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값이라면서 오늘 저녁 한끼는 특별히 나를 위해 안배한 거라며 게살을 뜯어주었다. 솔직한 말로 아이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그 돈이 아까왔으나 시집살이에 벙어리이듯 결국 나는 함구무언하고 말았다.
  •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미풍과 손을 잡고 사뿐사뿐 걸어오는 온유한 마음 지닌 보슬비 세상을 다듬는 고마운 봄비가 무수한 생명들 갈증을 풀어주러 고운 주먹 불끈 쥐고 달려가고 있는데 나무와 들풀들이 눈물을 머금고 감격하여 손을 쳐들고 발돋움하며 하늘을 우러러 본다 내 마음도 사이다를 마신 듯 한없이 시원한데 희망을 경작하는 농부들의 가슴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달콤한 감로수가 흐르리라 상서로운 우유빛 구름사이로 새 희망이 보인다 단풍의 넉두리 어디서온 길손이기에 이다지 무정하신가 박자 맞지 않는 노래나마 그토록 신나게 불러주던 새들도 다 쫓아버리고 풀벌레 우는 들판만 남겨놓은 가을 부서질 것 같은 푸른 하늘 쳐다 보아도 자꾸 슬퍼지는 이 마음 불러봐도 물어봐도 텅 빈 메아리만 돌아오는 계절 우리의 작은 상처에도 노란 가을을 덧칠하자
  • 찢어지는 것에서 노을이 퍼지고 피빛 속에서 해가 태여난다 녀인 하나가 아기 하나를 낳는데도 이처럼 큰 진통이 따를진대 하늘이여 아침마다 출산하는 그 신성한 아픔에 걸맛는 하루를 나 어떻게 살아야 할가요? 매화 속살에서 스며나오는 향기는 겨울의 눈송이를 흰나비로 알았는가 봄자리 겨울마당에 펴고 매서운 눈빛 남다른 사랑 가슴이 봉긋 부풀어 올랐네 연지를 바른 듯 두볼이 발그레 얼었는가 두눈에 가랑가랑 눈물이 맺혔는가 밤별이 깜박깜박 겨울가지에서 빛나는구나 그림자 내가 당신이 될수 없단걸 알아요 그저 발치에 누워있게만 해주셔도 고마운 사람 당신이 각가지 색갈로 빛날 때 내가 멋대로 춤추게 버려둬요 당신보다 더 크게 아파하고 당신보다 더 높게 올리 뛰며 기뻐하다가 당신이 나를 부끄리신다면 그대로 이 땅에서 사라지리다 당신을 떠날 수 있는 방법만
  • 수천마리의 백마가 달려온다 붉은 노을을 등에 싣고 질주한다 유람선을 뒤흔들고 갈매기떼 헤치며 태평양 한가운데를 누비던 힘센 백마들 고래의 등을 후려치고 날치의 뼈를 으스러뜨리며 연대까지 달려왔으리라 어깨를 나란히 한 말들은 모래톱에 일제히 코를 처박고 밀물과 썰물 속에 몸을 숨긴다 부드러운 물결이 되여 내 발목을 휘감는다 그리고 저 멀리 또 한무리의 백마가 달려온다 슬픈 가계 가로 누우나 세로 누우나 정수리와 발바닥이 벽에 붙기는 마찬가지다 창밖으로 별을 보던 아버지 입가에 반디불로 보이는 권연 추운 밤이나 흐린 낮이나 여린 가슴 감싸주던 때깔로 빛나는 담요 그리고 새우처럼 돌아눕는 아들 녀석의 못난 더벅머리는 숨소리 죽이고 베개만 적시고 있다 마른 나무가지 같은 손으로 아들의 머리를 만지며 아버지는 말한다 “봄이면 우리 집이 생긴다.” “언제가 봄임까? “우리 모두가 잘되는 날이지.” 짝사랑
  • 어느 날 아침 산책을 나가니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공기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로 몸을 감싸 안았다. 나는 문득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6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봄을 맞이하는 이 기쁨은 변함이 없구나 하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신록이다. 겨우내 숨죽이던 가지들에 성장을 멈추었던 새순들이 파릇파릇 눈을 틔우며 세상을 푸르게 물들인다. 연두색 치마 펄럭이며 신록이 춤을 춘다. 그 순간 나는 마치 어린 아이가 된 듯 설렌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래도 나무들이 잎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잎새마다 매달린 푸른 물방울, 바람도 손 못댈 초록 빛, 온통 신록 숲 물결치는 계절, 경이로운 윤기 흐르는 이파리, 점차 짙어져가는 푸른산, 신록은 이렇게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이 세상은 여전히 새로운 시작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신록은 늘 상기시켜준다.
  • 콩알만한 점 하나가 웅숭깊은 아기 주머니 속에서 꼬물댄다 하루 이틀 한달 두달 열달 사랑 먹고 잘도 커서 남산만큼 부푼 몸뚱이 하늘 땅 맞붙는 산통끝에 아가가 울었다 엄마가 되는 순간에 드디여 울었다 아, 얼마나 보고 싶었던 아가였던가 하얀 젖가슴 내여주는 순간 기쁨의 눈물 구슬되여 쭈루룩 품 속의 귀여운 아가 잠자는 모습도 곱더라 엄마라는 이름 주었다 온 세상 통째로 선물 준 내 아가야
  • 안해여 당신은 재산도 명예도 없는 나에게 사랑이란 두글자만 가슴에 안고 조용히 웃으며 다가온 사람 안해여 당신은 한오리의 해빛도 함께 쪼이고 한알의 쓴 열매도 나누어 먹으며 내 삶의 절반을 갈라 이고 온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사람 안해여 당신은 힘겨운 생의 길에서 무수히 아품의 탑을 쌓으면서도 낮이면 해를 이고 밤이면 달을 이고 내 삶의 구석들을 밝혀준 사람
  • 백두산을 텀벙텀벙 내리는 두만강물처럼 굽이굽이 어려운 길 헤쳐 마침내 오시였군요 한번도 걸어본적 없는 험한 길을 어렵디 어렵게 용하디 용하게 찾아 찾아 오시였군요 백두산을 첨벙첨벙 내리는 압록강물처럼 여울여울 험난한 길 걸어 드디여 오시였군요 처녀가 시집가듯 새악시 모양으로 사푼사푼 발볌발볌 고운 모습으로 물어 물어 오시였군요 백두산에서 휘적휘적 내리는 송화강물처럼 높고 낮은 고개길 건너 끝내는 오시였군요 되돌아갈수는 없다는듯이 웃으며 성큼성큼 당당하게 힘찬 모습으로 고개 들고 오시였군요
  • 제2회 동북도서교역박람회가 5월 15일부터 19일까지 장춘에서 개최된 가운데 5월 16일, 《파란만장한 세월-동북항일련군 전사 교수귀, 김선 부부 회고록》 신간 발표회가 장춘농업박람원 서향산해전시관에서 열렸다. 관련 부문 책임자와 전문가, 저자 대표 및 사회 각계 인사 60여명이 이 행사에 참석했다. 《파란만장한 세월-동북항일련군 전사 교수귀, 김선 부부 회고록》은 동북항일전쟁 14년의 전 과정을 함께 겪은 교수귀, 김선 부부의 생생한 체험담을 통해 항일련군 전사들의 전투과정과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길림성당위 당사연구실 2급 순시원 황요하는 축사에서 “이 회고록은 제1인칭의 시각을 통해 동북항일련군 전사들의 진실한 생활과 전투 세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매우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니며 책에 수록된 동북항일련군 전사들의 학습노트, 력사 사건과 인물에 대한 고증과 론의, 항일련군 전사들의 흑백사진 등 귀중한 력사자료들은 기존 동북항일련군 관련 사료를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동북항일전쟁 시기의 군사 전략, 생존 환경, 문화생활 등 다양한 분야 연구에 소중한 자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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