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엽은 가을 안고
흥겹게 춤을 추고
휘영청 밝은 달은
고향길 재촉해도
부모님
안 계시는 곳
가고 싶지 않구나
추석
산새들 재잘재잘
즐겁게 노래하나
불효에 젖은 이 몸
발걸음 바위 같네
약수면
죄를 씻을가
후회만이 감돈다
강자
바람은 잠만 자고
구름은 숨었구나
열기에 숨막혀서
풀마저 쓰러져도
엄마는
자식들 위해
장사하러 나가네
불효
허리띠 졸라매고
눈물을 삼키면서
해뜰 날 그려보며
자식을 키웠건만
얼굴을
한번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네
벽시계
세월을 돌리면서
즐겁게 살아가네
그자리 돌고 돌며
날마다 바쁘건만
한마디
불평도 없이
찰칵찰칵 잘 간다
손수건
내 손의 심부름군
착실한 조수였지
코물도 닦아주고
눈물도 받았는데
지금은
할 일이 없어
서랍 속에 모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