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작가협회가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 장춘지역 창작위원회와 《장백산》잡지사가 공동 주관한 ‘문학의 붉은 석류빛’ 시리즈 행사가 9월 20일 동화서점에서 성대히 열렸다. 이번 행사는 《장백산》 창간 45주년을 기념하고 중국조선족문학의 발전과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문학계 원로부터 신진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가와 평론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학적 열정과 지혜를 나누었다.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리혜숙의 개회사를 통해 행사가 시작되였다. 이어서 《장백산》잡지사와 《길림신문》사 전임 사장이자 주필이였던 남영전 시인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축사를 전하면서 《장백산》의 력사와 조선족 문단에 기여한 바를 강조했다. 특히 소설가이자 《장백산》잡지사 전임 사장 겸 주필 리여천은 지난세기 80-90년대 《장백산》이 겪었던 풍상과 도전을 생생히 회상하며 현대 편집진에게 깊은 감동과 용기를 안겨주었다. 《길림신문》사 부총편 유창진은 형제 매체로서 축하의 말을 전하며 상호 발전을 다짐했다.
아침마다 코끝을 간질이는 따스한 숨결로 나를 깨우는 자가 있다.
까만 콩알만한 눈과 축 쳐진 귀, 하얀 털 사이로 보이는 분홍빛 살결을 가진 우리 집 막내‘초코’다.
그 이름을 부르면 어디서든 달려오는 발소리가 마치 작은 북을 두드리는 소리 같다. 톡톡톡. 마루를 가로지르는 그 소리는 우리 집에 생기를 불어넣는 아침의 교향곡이다.
처음 왔을 때의 초코는 손바닥만 했다. 어미 품을 떠나 온 종일 떨던 강아지는 이제 내 발등을 딛고 소파까지 뛰여오를 힘을 키웠다. 그 작은 발바닥으로 내 삶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버리는 신기한 힘이 있다. 식탁 아래서 빛나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밥그릇에서 고기 한점을 덜어낸다.“이게 마지막이야”라는 내 말을 초코는 믿지 않는다. 37번째‘마지막’이였단 걸 그도 알 터이니. 어느새 우리는 이 거짓말같은 의식이 일상의 달콤한 속임수가 되였다.
가을의 정취가 깊어가는 9월 20일, 아름다운 얼음도시 할빈에서 제9회 '계림문화상' 및 2024년도 '한춘문학상' 시상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조선족 작가와 예술인들이 모여 중국 조선족 문학의 새로운 성과를 경축하고 새 미래를 여는 뜻깊은 자리가 되였다. 김의천 국가신문출판총서 전임 부사장, 장현숙 전 인민문학출판사 총편실 주임, 김호웅 전 연변대학 교수, 허춘광 북경오성과학기술유한회사 사장 및 조선족 각계 대표와 작가, 평론가 등 수십명이 참석했다.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의 주최하에 열린 이 행사는 최미령 《송화강》 잡지사 집행주필이 진행을 맡았다.
그렇게 달포가 지나서 진수는 포기를 한 듯 다시 일을 나갔다. 기운을 잃고 어깨가 축 처져 정신줄을 놓은 듯한 모습이 안스럽기 그지없었다. 나와 동화는 틈만 나면 그를 단이식당으로 끌고 가서 술로 위안하는 수밖에 없었다.
힘겨운 시간이 얼마간 지나서 뜻밖에 진수가 춘자라는 녀자를 세방으로 데리고 왔다. 처음으로 한국에 나와 혈혈단신 사고무친으로 돈마저 떨어져 안산역 지하도에서 울고 있는 춘자가 남같지 않게 보기 애처로워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었더라고 하였다. 그 와중에도 진수는 자기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눈길을 돌렸다.
주한중국문화원과 한국중국가곡연구회가 지난 11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달빛 아래 하나 되여' 음악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초청을 받은 한국 각 대학의 성악 교수 20여명이 중국 시사(詩詞)를 주제로 한 여러 예술가곡을 선보였다. 시와 노래,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현장에서 청중들은 시적 정취와 감정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선률 속에 빠져들었다.
이번 음악회는 추석(中秋節)을 맞아 열렸다. 추석은 중한 량국의 중요한 전통 명절로서 화합, 조화,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중한 량국의 성악가들은 중국어로 중국 시사와 가곡을 선보이며 축복의 뜻을 전하고 중한 문화 교류라는 감동의 악장을 함께 써 내려갔다.
어느 날 미용실에서 단정하게 잘라낸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성공도 이와 같지 않을까?
머리카락은 자르는 순간 과거가 된다. 탈색된 끝부분, 갈라진 큐티클, 더 이상 머리에 속하지 못한 죽은 각질들은 과거가 된다.
성공 역시 마찬가지다. 목표를 향해 달리다 보면 자연스레 잃게 되는 것들이 있다. 쉬운 유혹, 게으른 습관, 의미 없는 자존심들이다.
가위 칼날처럼 차갑게 잘려 나가야 비로소 가벼워진다.
머리카락은 한달에 1cm 정도 자란다. 눈에 띄지 않게, 하지만 분명히 자라고 있다.
거울을 매일 보아도 그 성장을 느끼기 어렵다. 어느 날 갑자기 어깨에 닿는 길이가 되여서야 비로소 그 변화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