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나의 딸 남평- 남걸
정년퇴직 후에도 병원 일을 이어가던 어느 날, 도쿄의 아들딸이 보내는 전화와 메시지가 이어졌다. “아버지, 이제 그만 쉬시고 일본에 오세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 부탁은 마음 속에 그리움으로 자라났다. 마침내 2018년 설날, 아들의 초청을 받아들였다.
나리타공항을 나서자 낯선 공간 속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나 여기에 있어요.” 고개를 돌리니 어릴 적 토끼처럼 뛰여놀던 딸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는 내 가방을 빼앗아 메더니 짐수레마저 밀려 했다. “아버진 정말 젊은이같은 패기가 넘치시네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이 떠올랐다. 일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낸 세월이 그녀를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시켰다.
딸과 사위는 나를 데리고 도쿄 구석구석을 보여주었다. 도쿄타워의 전망, 아사쿠사의 고즈넉함, 시부야의 활기, 긴자의 화려함까지. 그 모든 풍경 속에서 딸의 성장한 모습이 더욱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