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외길 인생 - 상옥
락엽이 우수수 날리는 날씨, 하늘에서는 철없는 비까지 내려 꽤 을씨년스럽다. 이맘때가 되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엄마를 떠나보내고 홀로 고달픈 인생을 걸어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프다. 구질구질하게 지난날에 연연하며 아픈 상처까지 더듬어야 하는 게 씁쓸하지만 그래도 한때나마 마음의 위로가 될가 싶어 몇자 적어본다.
젊은 시절, 아버지는 의젓하고 씩씩한 군인이셨고 전역 후에는 직장에서 생활하셨다. 하지만 워낙 힘든 세월이라 적은 월급에 의지하기보다는 남들처럼 농사를 짓는 편이 더 자유롭고 먹고사는 데도 나을 것 같아 자진해서 농촌으로 내려가셨다. 장애인이 된 몸으로 대대의 회계일과 가정 살림에 힘겨웠을 고달픈 생활, 세월이 흘러 동네 어른들께서 새어머니를 소개해 주셨을 때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계모의 눈치밥을 먹이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돌아보면 그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속마음이 담겨 있었을가. 어쩌면 아버지는 애초에 부모라는 무거운 짐을 홀로 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셨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