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정으로 사는 로인들 - 남옥란
삼꽃거리 원달소구역은 ㅁ자 형으로 된 아파트 단지다. 남향쪽 층집의 서쪽과 동쪽편에 큰 차량과 구역 주민들이 드나들 수 있는 대문이 있다. 객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나 친척들은 동쪽 대문으로 들어오면 서쪽 대문으로 나가고 서쪽 대문으로 들어오면 동쪽 대문으로 나간다. 류동인구가 많고 비여 있는 집이라곤 없어서 사람 사는 냄새가 팍팍 나는 살맛나는 동네다. 정원에는 사철 푸른 소나무와 살구나무, 앵두나무, 오얏나무가 있는데 개화기가 되면 서로 다투어 피는 모습이 가관이다. 친구 정숙이가 가꾸는 화단은 또 얼마나 멋진지 내 눈뿌리를 뺀다. 함박꽃, 백합, 목련꽃, 도라지, 더덕, 가을국화와 분꽃까지 너무 아름답다.
이렇듯 이름다운 동네로 내가 이사오게 된 계기는 정원 오얏나무 아래 자리잡은 아담한 로인활동잠 때문이다. 친구 정숙이가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어서 오라고 나에게 바람을 불어넣는 바람에 내 귀구멍은 당나귀 귀구멍처럼 커졌다. 하여 나는 재작년 오월, 과일나무에 꽃이 한창 필 때 짐을 싸들고 이사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