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잘 가라 부엉이야- 전영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자 나는 전동차에 부엉이를 싣고 곧바로 모아산으로 내달렸다.
커다란 종이상자 안에서 이따금 들려오는 “부엉 부엉” 하는 부엉이의 가냘픈 울음소리가 애간장을 태웠다. 근심스럽고 안스러워 가슴이 답답했으며 금세 다리맥이 풀리는 것만 같았다.
모아산 중턱에 이르러 나는 떨리는 손으로 부엉이를 종이상자에서 꺼내 가슴에 안았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진정시키는 한편 한 생명체에게 보내는 다정다감한 인간애를 전했다.
“잘 가라, 부엉이야. 네 종족을 찾아 가족을 찾아 대자연으로 훨훨 날아가라.”
나는 이렇게 말하며 부엉이를 머리우로 가볍게 들어 올려 날려보냈다. 부엉이는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선회하지도 않고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나무가 우거진 서남쪽 방향으로 날개를 치며 날아올랐다. 어둠 속으로 점점 사라져가는 부엉이를 바라보는 내 두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괴이기 시작했다. 눈물이 시야를 가리자 부엉이도, 별도, 달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