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아침이다. 공원은 이른 아침부터 걷기운동을 하거나 광장무를 추거나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공원 서쪽 산기슭에서 한 로인이 지팡이를 짚고 한손엔 새초롱을 들고 바위돌에 앉아 다리쉼을 하고 있다. 초롱에 갇힌 새는 몸뚱이가 제비만큼 크고 아래배는 백설같이 하얗고 날개는 노란 바탕에 푸른색을 띠고 있으며 특히 진주처럼 까만 눈동자는 유난히 생기가 있어 보인다. 로인이“해아마, 해아마”라고 부를 때면 마치도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을 부를 때 아들이 정신을 버쩍 차리 듯이 새는 귀를 쫑긋 세우고“뿅뿅” 소리를 내며 로인의 손에 살포시 앉는다.
길손들은‘해아마’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늙고 다리 장애인인 로인보다 초롱에 갇힌 새가 하도 욕심나 로인에게 후한 돈을 줄테니 이 새를 팔라고 청을 들었으나 로인은 팔 수 없다고 번마다 손사래를 쳤다.
딸자식 셋
바람 세찬 언덕받이에 남겨두고
하늘길 가신 우리 엄마
낮이면 구름 뒤에 숨어
흰 수건으로 눈물 훔치다가
새벽녘이면 서산 마루에
홀로 앉아 계시네
태줄 끊기 바쁘게 떼여두고 나온
내 피덩어리 막둥이는 보채지 않느냐
영양실조로 까칠했던
두살짜리 살붙이는 살이 좀 올랐느냐
여섯살이 되였어도 철이 없어
우리 엄마 내려놔 달라고
상여를 뒤따르며 발버둥질 치던
우리 큰 딸년은
동생들 잘 보살피고 있느냐
소설가 김혁의 중문소설집 《소년과 가야금》이 북방련합출판매체그룹주식회사, 료녕소년아동출판사에 의해 출간되였다. 책은 “중국소수민족 회화본 소설시리즈”의 일환으로 출판, 이 시리즈는 국내 유명 소수민족 작가와 삽화가들이 함께 만들었으며 국내 출판계에서는 처음으로 되는 소수민족 작가와 화가들이 협력한 대형 시리즈물이다. 유명한 소수민족 작가들인 회족 작가 마금련, 몽골족 작가 소난차이랑 등 6명 작가의 작품이 출판, 김혁은 그중 유일하게 선정된 조선족 작가이다. 《소년과 가야금》은 전통 민간악기인 가야금의 전승의 길을 주선으로 한 가야금 장인의 조손 3대가 긴 세월속에서 예술의 혼과 초심을 지켜 마침내 이 오래된 악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엮어냈다.
매는 40살이면 로쇄하여 죽느냐 탈변하여 사느냐의 갈림길에 들어선다고 한다. 계속 살려면 높은 산정에 올라가서 부리를 바위에 쪼아 탈락시킨 후 다시 자라난 부리로 발톱과 깃털을 뽑아 다시 자라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이 약 150일인데 모진 아픔과 굶음을 이겨내면 30년을 더 살 수 있다. ‘매의 재생’ 이야기를 새삼스레 떠올리게 된 것은 조선어문 교사로서 탈락과 탈변의 선택이 눈앞에 놓였기 때문이다.
조선어문이 지방 교재로 변하면서 나는 우리 초중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가?”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몇년간은 그나마 소학교 때 조선어문을 착실하게 배운 학생들이여서 과문을 랑독하고 외우고 모방글을 쓰고 과문극을 연기하고… 그러면서 원래 사용하던 조선어문 교과서의 과문을 일부 선택하여 통채로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작년에 입학한 6학년의 세개 반 학생들은 3분의 2가 조선어문 기초가 하나도 없는 원 청화소학교의 학생들인데다가 원 동력소학교 학생이라 하여도 기초가 별로였다.
“조선어문의 가치를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세월이 류수같다더니 정말 빠르기도 하다. 30여년을 교단에서 열심히 뛰다가 정년퇴직한지도 이젠 10년이 넘었고 새해가 금방 시작된 것 같더니 벌써 반년이 지나 6월을 끝마쳤다. 짧은 것 같은 6월, 긴 것 같은 6월, 한달을 되돌아보니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너무 많아 즐겁고 행복했으며 그 설레임으로 기쁨에 겨워 필을 들게 되였다.
6월의 첫날 친구들로부터 사랑과 감사가 담긴 문안 메시지를 주고 받아 너무 행복했고 예전과 달리 무더운 날씨였지만 협회 회원들이 아담한 활동실에 모여 탁구도 치고 아껴주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즐거움을 전했고 더우기 좋은 인연이 되여 노래와 춤으로 함께 하는것이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나의 고향에는
벽파가 출렁이는
푸른 보석같은
흥개호가 있다
반고가 천지를 개벽하고
그 몸뚱이가 오악으로 변하고
그 피가 굽이치는 하천으로 변할 때
함께 태여난 흥개호
천만겁 지나긴 세월 내려오며
청신하고 수려하고 결백한
대자연의 정기로 자라고
귀부(鬼斧)로 다듬고 다듬은
취옥(翠玉)같은 아릿다운 몸매로
얼마나 많은
유객(游客)들의 발길을 끌었고
얼마나 많은
시객(诗客)들의 심금을 울렸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