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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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 한여름도 막바지를 톺는 계절 매미도 즐겁게 울어대는 밤 고요한 저 하늘의 뭇별들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가요 이제 나타날 북두성을 기다릴가요 아직 이른 계명성을 고대할가요 이 밤도 조용히 지나가며는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
  • 나는 외아들 하나를 장가보내고 세간을 내여 준 뒤 홀가분하게 독립시켰다. 그리고 중풍으로 몸이 불편해진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십여년이 훌쩍 지났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여 하루라도 탈없이 무사하기를 몸과 마음으로 약속하며 나날을 보내는 모녀가 되였다. 모녀 사이는 세상에서 가장 허물없고 믿을 수 있는 관계라지만 나는 어머니 앞에서만큼은 말을 삼가고 또 삼간다. 상처가 될 말은 아예 생각조차 말아야 하고 가끔 어머니가 불편해할 때 애가 나서 내뱉으려는 소리도 어머니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목구멍으로 삼키고 불편함은 속으로 접어버린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필경 어머니이다. 십여년 넘게 앓고 있는 자신을 애써 간호하는 딸의 팔자가 늘 마음에 걸려 자주 같은 말을 내뱉곤 한다.
  • 벗님네들 앞으로 오롯이 청오석으로 다가오다가 만리창공에서 선회하며 예이제이 없이 날아오를듯 두만강역 독수리석이다가 저기 저 북두칠성사 너머 넘어 우뚝 서있는 괴물봉이다가… 아희야 대자연수석 앞에서 공손히 새하야니 공손히 새하야니 고향 엄마가 지어준 흰옷 입고 두 손 합장하며 두 무릎 꿇은 시지기–죽림…!!!
  • 해 질 무렵 붉은 노을 바라보면 문득 고향이 떠오른다 북방의 작은 시골 마을 어릴 적 뛰놀던 골목길 어머니의 구수한 밥 냄새 낡은 대문 너머로 들리던 정겨운 목소리
  • 긴 직장생활을 마치고 퇴직의 문턱에 들어서니 시간은 느리고 무료하며 또 한편으로는 새롭게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수십년간 직장과 가정을 위해 쉼없이 달려온 날들이 지나고 나면 이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고 동년배들과 어울려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싶은 마음이 깊게 자리 잡는다. 우리 룡드레 등산팀은 바로 그렇게 직장생활을 마친 중년과 로년의 팀원들로 이루어진 모임이다. 우리는 매주 일요일마다 등산을 하며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삶의 여유를 되찾는다.
  • 여름이 깊어갈수록 고향의 산에 가득 피여나던 여러가지 야생꽃이 그리워난다. 생활이 유족하지 않던 세월에도 산은 가난을 몰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꽃은 껌꽃이라고 이름지어 부르던 주황색 꽃이다. 군데군데 모둠을 이루며 많이도 피여났다. 한여름의 어느 날 엄마가 기음 매러 갔다가 저녁에 돌아와서 말씀하셨다. “얘, 앞산 등성이에서 꽃잔치가 한창이더라. 래일 엄마같이 꽃구경 가지 않겠니?”
  • 가두려 할 때 사랑은 날개를 접고 놓아줄 때 하늘이 열린다 잡으려 할 때 자유는 그림자가 되고 손을 펼 때 빛이 스며든다 사랑은 날개를 꺾지 않고 자유는 하늘을 함께 보는 것
  • 검수원이 압력용기 안으로 몸을 숙였다. 작업장을 가득 메우던 그라인더 소리와 망치 소리가 멎었다. 토치를 내려놓은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같이 그의 손끝으로 향했다. 손전등 불빛 하나가 어둑한 용기 안을 천천히 훑어내려갔다. 빛은 용접선을 따라 더디게 움직였다. 겉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비드는 고르게 이어졌고 표면도 매끄러웠다. 그러나 검수원이 보는 것은 겉만이 아니다. 압력용기는 내부까지 충분히 용입되여야 한다. 리면에 형성된 비드, 현장에서는 그것을 ‘백비드’라고 부른다. 겉은 얼마든지 다듬을 수 있지만 압력이 걸리는 순간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그 한점이다.
  • 어둠이 주위를 포근히 품은 초저녁이다. 자전거를 타고 현성에 들어서던 나는 어느 가로등 아래에 있는 돌이, 철이, 학이를 발견하였다. 이 세 아이는 내가 가르치는 현 조선족소학교 5학년 1반 학생들이였다. –너희들 무슨 수박을 이렇게나?… 애들 앞에는 머리통만한 수박이 여러개 있었고 그중에는 수박을 마구 깨서 속을 아무렇게나 파먹다 버린 수박 쪼각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호호 선생님도 마침 컬컬하던 참이였어… 나한테도 좀 주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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