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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50대의 가을 기도 (외 5수) - 리옥화

2025-11-07 15:52:33

마당 나무잎이 노랗게 물들면
나는 창가에 앉아 바라본다
락엽이 단단히 쌓이듯
삶의 날들이 겹쳐간 걸


어렸을 땐 봄처럼 맑고
젊었을 땐 여름처럼 뜨거웠지
이제 가을바람이 불면
가슴 속엔 평온이 차온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옛날 사진 속으로 들어가고
일터의 긴장과 기쁨은
차 한잔의 온도로 남아있다


오늘 아침 일출을 보며
작은 기도를 올린다
"하늘이여, 이 가을처럼
내 마음도 살포시 해주세요
아픔은 조금만 오고
건강은 꼭 남게 해주세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가을빛처럼 따뜻한 날들만
조금 더 주세요"


락엽이 바람에 흩날려도
땅에 안겨 자란다
나의 나이도 그렇듯
삶의 끝이 아니라
다시 피여날 봄을 기다리는
조용한 마음으로 살겠다고


가을날의 생각


아침 안개 걷친 마당엔
단풍잎이 마른 풀우에 놓여있네
비자루로 쓸어 모으니
가을 해살이 손가락 사이로 스쳐가고


창가에 세운 화분 속
국화 한송이 노랗게 피였고
저녁 해질녘 되면
옛날 친구와 나눴던 이야기 떠오르네


거리에 쓴 감귤 맛이
입안 가득 남을 때면 알아
가을은 사소한 행복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계절이란 걸


추석 달빛


계수나무 그림자 달빛에 젖어드는 밤
온 하늘에 별빛이 은하수를 적시네
그리움이 사무쳐 구름너머 바라보면
마을 안개 속에 어머니 목소리 들리네


하늘나라 수놓은 별빛 사이로
가을바람에 실려온 아버지 웃음소리
창문에 맺힌 이슬방울 속에
수천개의 달무리 피여오르네


창가에 홀로 서서
아득한 북쪽 하늘 향해
밤새워 보고픈 얼굴들
밤이 깊어도 잠들지 못하네


수천리 밤길 건너온
달빛에 어린 이 마음
차가운 술잔에 비친
영원한 보름달이 되였네


감사는 어디로 갔을가?


신선한 아침공기
따뜻한 점심해빛
포근한 저녁노을


이슬의 종소리
개울의 휘파람
석양의 풀피리


나타난 감사함이
몰랐던 당연함을
어디로 싣고가나
어디서 실려오나


감사는
어디로
가버렸을가?


지평선


멀리 하늘과 땅이 입맞추는 곳
희미한 선 하나 끝없이 펼쳐져
눈은 닿지만 손은 닿지 않는
꿈의 경계선 같아


때로는 붉은 노을로 타오르고
때로는 새벽 안개에 숨어버리네
가만히 바라보면 마음이 커지고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


걸어도 걸어도 변하지 않는 거리
도착할 것 같으면서도 멀고 먼
그래도 멈추지 않는 리유는
저 멀리 새로운 세상이숨겨져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야


지평선은 끝이 아니야
새로운 시작의 문이야
오늘도 나는 이 길을 걸어
저 태양이 솟는 곳을 향해


사과배나무


빛이 들아오는 가지 끝에서
서로 다른 당신이 하나로 익어갑니다
붉은 빛은 사과의 정열
희뿌연 곡선은 배의 온순함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이음새마다
땀과 계절이 스민 자리
한알에 담긴 두개의 맛
달콤새콤한 삶의 맛입니다


뿌리는 깊은 흙 속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겨울을 참아냈습니다
가지와 가지 사이로 스치는 바람
서로 다른 것들이 빚은 조화로움입니다


해빛이 열매를 스치는 순간
사과도 되고 배도 되는
당신의 이름은
접목된 모든 아픔우로 피여났습니다


따스한 빛을 머금은 열매야
네 안에 선 조화의 노래
한입 베여 물면 터지는
두 맛의 향기로 남겨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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