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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그리움 한잔으로 추억을 달래며 -김동활 시인의 시 몇수를 만나본다 (한영남)

2025-06-05 09:56:03

30년 세월을 뛰여넘어 다시 시붓을 든 시인이 있다. 바로 김동활 시인이다.

일찍 <자각시사> 멤버이기도 했던 그는 중국 명문대 중에서도 톱으로 꼽히는 북경대학을 졸업하고 흑룡강신문사에 배치받아 신문기자의 길을 걷는가 싶더니 하해를 해서 기업가의 길을 걸었다. 그러더니 나이 반백을 넘어 륙십갑자를 다시 시작하는 이순의 나이에 새삼스레 왕젊음의 시절 애틋한 사랑을 고스란히 쏟았던 시를 자아올리기 시작했다.

그 동안 중문시에 심취해있었던 그는 운과 률에 굉장히 까다로운 중문시를 곱씹으며 시인의 마음을 식히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되는 시 몇수는 바로 김동활 시인이 최근 사업의 여가에 써낸 중문시를 스스로 우리글로 옮긴 작품들 중의 일부이다. 같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시 <수조가두·동창생에게 화답함>은 흘러간 세월을 넘어 어렵사리 만난 친구들과의 해후를 쓰면서 지난날의 추억을 반추해보이고 있다. 그들은 전국의 방방곡곡에서 모여왔고 그들은 북경에서 젊음을 불태우며 아름다운 꿈을 키워왔었다. 이제 40년 세월을 훌쩍 넘어 다시 만난 그들은 감개무량해서 지난 날을 돌아보고 추억의 술잔을 들고 있다. 흘러간 40년 세월은 그들에게 주름살과 백발을 선사했지만 그들만의 아름다운 옛말은 지워버릴 대신 더욱 생생하게 떠올려주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요 멋진 사나이들이다. 이제 그들이 어떻게 로후의 그래프를 멋지게 그려갈지 혹은 황혼을 불태울지 시인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미 지나간 세월에 대한 반추를 통해 그들의 앞날이 더욱 아름답게 그려질 것임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것이 바로 이 시를 통해 시인이 독자들한테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가 될 것이다.

시 <정풍파·사명>은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시이다. 중국의 고전 <삼국지>를 보면 서두에 두 늙은이가 배 우에 앉아 술을 마시며 세상사를 읊는 장면이 나온다. 달관한 모습으로 세상사와 인생사를 굽어보는 초연한 모습은 수많은 세월을 내려오며 수없이 많은 독자들을 감동시켰고 매료시켰다. 오늘 우리가 보게 되는 김동활 시인의 시 역시 비금한 맥락의 시로 분류될 수 있다. 시인은 세파 속에서 부침을 계속하면서도 삶의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인간정신을 경건하게 노래하고 있다. 사실 우리네 삶이라는 것 자체가 별 것 아닌데 사람들은 허둥지둥하고 애면글면하며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시인의 초탈한 정신세계가 시에서 만져질 듯 안겨와 독자들을 고무해주고 있는 것이다.

시 <만강홍·불러보노라> 역시 인생에 대한 달관의 경지를 보여주는 시라 할 수 있겠다. 시인은 세상의 풍운조화와 흥망성쇠를 곁눈질하며 헛된 욕심에 사로잡혔던 자신의 젊음을 반성해보고 있다. 보짐을 지고 가다가 떨어지는 락엽을 주어 거기에 붓으로 시를 적어서는 흐르는 시내물에 띄워보내는 옛 선비들의 높은 지조가 어른거리는 시라 해야겠다. 특히 시의 결미에 이르러 늦었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제부터 새롭게 신들메를 조이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박아넣음으로써 시가 미래지향적으로 안겨오게 만들고 있다. 세상을 허무하게 여기고 인생을 끝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분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인 시로 읽힌다.

상기 3수의 시는 중문의 운과 률에 엄격히 기대여 지나온 수십년 세월을 반추해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으나 우리 글로 옮기면서 운과 률은 다 깨지고 그 뜻만 남아서 그 희미한 가락을 느껴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동활의 시들은 과거를 반추하되 과거에 련련하지 않고 미래를 지향하되 헛된 욕심을 내려놓은 산뜻한 새출발을 부축이고 있어서 의미롭다.

그외 <데자뷰>라는 제명의 시리즈 시가 11~22까지 이어지고 있다. 1~10까지는 지난해 <도라지> 잡지에 발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시들은 인생에 대한 김동활 시인의 철학적 사고에서 비롯된 시들로 때론 날카롭게 때론 처절하게 때론 다정하게 때론 사랑스럽게 우리들 주변의 이야기들에서 철리를 길어올리고 그것으로 세상사와 인생사를 반추해보이고 있다. 결국 시라는 형식을 빌어 독자들에게 소크라테스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변변찮은 우리들 삶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엇비슷한 시풍의 조선족시들만 신문과 잡지를 뒤덮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와 같은 참신한 시도는 이색적이면서도 우리들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인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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