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는 것에서 노을이 퍼지고
피빛 속에서 해가 태여난다
녀인 하나가
아기 하나를 낳는데도
이처럼 큰 진통이 따를진대
하늘이여
아침마다 출산하는 그
신성한 아픔에 걸맛는
하루를
나 어떻게
살아야 할가요?
매화
속살에서 스며나오는 향기는
겨울의 눈송이를 흰나비로 알았는가
봄자리 겨울마당에 펴고
매서운 눈빛 남다른 사랑
가슴이 봉긋 부풀어 올랐네
연지를 바른 듯
두볼이 발그레 얼었는가
두눈에 가랑가랑 눈물이 맺혔는가
밤별이 깜박깜박
겨울가지에서 빛나는구나
그림자
내가 당신이 될수 없단걸 알아요
그저 발치에 누워있게만 해주셔도
고마운 사람
당신이 각가지 색갈로 빛날 때
내가 멋대로 춤추게 버려둬요
당신보다 더 크게 아파하고
당신보다 더 높게 올리 뛰며
기뻐하다가
당신이 나를 부끄리신다면
그대로 이 땅에서 사라지리다
당신을 떠날 수 있는 방법만
아르켜 준다면
아프지 않고는
다친 뼈가 숨넘어가게 아픈날
뵈는 남자가 있었다
나를
그가 빼준 갈비뼈라 여긴적 있었다
에덴을 벗어난 사악한 뱀으로
세상을 돌면서
수많은 남자를 물었었다
마디가 꺾인 로년의 발목에
아직도 접지 못한
나비의 꿈이 말라붙어 있었던걸까
날아가 버릴 듯 가벼운
할망구 몸이
낡은 의자에 걸쳐 있다
뼈가 약해져 버린게
아무래도 수상해
지금 어디서 그가
무엇에
아프고 있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