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한마디 말이 없이
사랑을 실어주고
한송이 꽃을 위해
향기를 가꿔주는
뜨거운
정열의 화신
사는 보람 비끼다
달
한달에 한번밖에
둥글 수 없는 소망
둥그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기에
깨지는
생아픔에도
다시 서는 오뚝이
별
가까워 크게 보이고
멀어서 작게 보이는
시각의 제한성이
처세에 나선다면
오판의
근본이 되여
정의가 원통하리
구름
정해진 자리 없이
천만년 살았기에
가두면 성난 사자
몸부림 서슴찮네
버언쩍
하늘 가르며
꽈르릉 호통치네
바다
쌀함박에 쌀을 일 듯
파도는 바다를 일고
쌀에서 뉘 일어내 듯
오물을 정화하네
근면한
바다의 일상
왜 푸른지 알 것 같다
바람
온다는 소리 없이
갑자기 찾아왔다
간다는 소리 없이
성급히 사라져도
종적은
남기고 가는
정이 많은 나그네
척도
세상에 공존하는
만물은 같은 자격
나에겐 모든 존재
낮춰볼 자격 없다
산봉은
소소리 높아도
티내는 일 없어라
취향
산이 좋아 산에서 살고
벌이 좋아 벌에서 산다
서로가 다른 성향
오로지 존중할 뿐
좋거나
나쁨의 경계
누구도 독단 못한다
부부
여보가 곁에 있어
행복이 찰랑이고
여보가 받쳐주어
어깨에 힘 실었소
여생은
내가 베풀며
알콩달콩 살으리
사랑
결혼한 그날부터
오십년 흘렀건만
오늘도 변함없는
첫날에 다진 맹세
아사라
사랑타령엔
종지부가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