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틈새
고독을 입에 물고 아련히
고~웁게 피였네
땡볕에도
강한 바람의 시련에도
도도히 서있네
보기만 하는데도
아찔한 벼랑인데
어쩌다
그 곳에서 꽃송이로 피웠느냐
누군가는 그 모습
절망이라 부르지만
내게는
절망 속에도
강하게 숨죽이고
피여나는 한떨기
울부짖음이다
칠십고개
마주친 칠십고개는
비바람 눈보라로
빚어낸 노을빛 자랑
가는 세월 보낸 후
남은 아쉬움
남은 세월
후회없이 멋 부려보자
백발을 쓰다듬어
커피잔 잡고
술향에 커피향에
몸 절이는 연유는
마음은
흥분에 녹이고
백발은
커피로 물들이고
이 땅에
나서 자란 자격
한껏 누려보련다
흐르는 물따라
차분히 이 몸 맡기고
서산에 노을처럼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남고 싶구나
국밥집
오늘은 오랜만에
그 사람하고
종종 다니던 국밥집에 왔다
식당은 그대로다
해살이 테이블에
스며드는 자리
밥상마다 김이
모락모락 피여난다
공기 속에 남은 향기에 살며시
어제날을 품고있다
그때의 웃음소리가
그릇에 맴도는 듯
말소리는 없지만
모습이 보인다
그리움이 앉아있다
기억이 바람타고
밥상머리에 스며든다
구석구석
자연스럽게 스며있다
난 추억을 먹고 있었다
추억은 언제나
그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다시는
약속할 수 없는 사람
다시는
볼수없는 사람
가끔 그리울 때
오고싶은 국밥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