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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한국어, 집은 중국어…한국에서 사는 중국 가정의 이중언어 선택지

2026-11-06 12:41:30

서울에 사는 중국인 학부모 왕씨는 매일 저녁 5살 딸과 중국어 그림책을 읽는 30분을 꼭 챙긴다. 딸은 한국에서 태여나 유치원과 친구들과의 일상 대화를 온통 한국어로 소화하고 집에 돌아와도 말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한국어 단어를 섞어 내놓곤 한다.

"중국어 듣기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표현이 편한 건 아무래도 한국어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중국어 실력이 점점 무뎌질가봐 가장 걱정이예요." 왕씨는 토로했다.

이런 고민은 한국 거주 중국인 가정이 자녀 양육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이민 배경 아동이 급증하면서 현지 학교 적응을 돕는 동시에 가족 고유 언어를 지키는 방안이 사회 전반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민배경 학생 21만명 돌파…전체 학생 4.3% 차지

한국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8월 26일 공개한 《2026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이민배경 학생은 21만 838명으로 전년 대비 8630명(4.3%) 늘었다. 전체 학생 중 이민배경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4.3%에 달한다. 반면 한국 전체 학생 수는 저출생 여파로 매년 감소 추세다.

다문화 학생의 출신을 보면 베트남계가 30.9%로 가장 많고 중국계가 26.7%로 뒤를 잇는다. 필리핀계가 8.1% 순이다. 통계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민 2세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중국 배경 가정이 한국 다문화 교육에서 핵심 관리 대상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이민 가정 자녀가 학교 현장에 대거 류입되면서 언어 교육은 더 이상 가정 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학습 효률·친구 관계·사회 적응 전반에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월 18일 한국 법무부는 교육부·녀성가족부·재외동포청 등 8개 부처가 모인 '이민 2세 성장 지원 실무소위원회'를 열고 제도적 지원 방안을 론의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국어는 학교의 필수, 중국어는 가족과의 련결고리"

서울에서 10년 가까이 생활한 장모씨는 8살 아들을 키운다. 아이가 한국 초등학교에 진학한 뒤 일상 대화는 거의 완전히 한국어로 이뤄진다.

"예전엔 집에서 중국어로 대화했는데 학교 이야기를 꺼낼 때면 습관적으로 한국어로 설명하곤 해요. 중국어로 바꿔 말해보라고 시키면 한참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씁쓸하죠." 장씨는 말했다.

부부는 집에서 무조건 중국어를 쓰기로 약속하고 주말마다 중국어 읽기·쓰기 련습 시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중국어를 한국어보다 잘하게 키우려는 욕심은 없어요. 나중에 중국 친인척을 찾아갈 때 대화가 막히지 않고 중국어 책도 술술 읽을 수 있는 수준만 유지해주길 바랄 뿐이예요."

두언어가 반드시 상충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정이 지속적으로 중국어 사용 환경을 제공해주지 않으면 아이가 모국어를 접할 기회는 자연스레 줄어든다. 한국 내 화교 아동의 가정 언어 계획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가정이 감정적으로 중국어를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실제 생활에선 학교 적응을 우선시해 한국어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에서도 중한 혼용이 흔한 리유다. 결국 핵심은 '중국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아니라 중국어가 아이의 일상 상호작용 속에 살아있는지 여부다.

학교는 한국어 지원 집중…가정 언어 유지는 가정의 몫

한국 정부는 최근 몇년간 이민배경 학생 교육지원체계를 대폭 보강했다. 2025년 2월 교육부가 발표한 《이민배경 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 방안》의 핵심 내용은 이민배경 학생 비률이 30%를 넘는 '집중학교'에 전담 교사를 추가 배치하고 AI 디지털 교재의 다국어 번역 기능으로 학습을 보조하며 한국어 지원 범위를 초등에서 중고등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 조치들은 한국 교육 시스템에 막 적응하는 신입생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정책의 무게중심은 철저히 '한국어 습득과 학교 적응'에 맞춰져 있다. 가정 언어를 지키는 부분은 여전히 가정이 자체적으로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령역이다.

옥스퍼드대 한국어 언어학 조지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언어는 '로출'과 '사용할 필요성'으로 자연스레 익힌다. 강요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거부감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어를 유지하는 핵심은 '매일 30분씩 중국어 숙제 시키기'가 아니라 아이가 중국어를 써야 할 실제 상황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 부모와의 대화, 중국 동영상 시청, 조부모와의 영상 통화 등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억지 학습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는 의미다.

언어 선택 뒤엔 아이의 미래 성장 방향이 달려

많은 중국인 가정은 단순히 언어 학습을 넘어 아이의 미래 진로까지 고민하고 있다. 왕씨는 딸이 평생 한국에서 공부할지, 언젠가 중국으로 돌아가 교육을 이어갈지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계속 한국에서 산다면 한국어가 당연히 최우선이죠. 하지만 아이는 중국인 부모밑에서 태여난 만큼 중국 문화를 리해하고 중국에 있는 친척들과도 련락을 이어갈 수 있길 바라요."

이민배경 학생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학교의 한국어 지원과 가정 언어 유지를 이어주는 가교 정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 사는 중국인 가정에게 이중언어 교육은 단순히 언어를 두개 배우는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두 문화 속에서 세상을 넓게 리해하고 소중한 가족과의 련결고리를 잃지 않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인민망

편역 마국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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