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하고 불러보면
동쪽나라 산봉우리 우중충
합창단처럼 둘러선 사이로
무지개같은 아침해살
눈초리 간지르듯 보이고
백두의 원혼 깊히 품고
굽이굽이 산무릎을 어루쓸며
두런두런 애닲은 옛말하는
두만강의 흐름소리가 들리고
고향, 하고 불러보면
산기슭아래 노오란 초가집
마당에 퐁퐁 바가지우물 곁에
어미닭이 꼭~꼬곡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는 병아리들 보이고
버드나무 그림인양 첩첩하고
살구꽃 복사꽃 속삭이는 동네
맑은 산계곡 량켠에 녀인들의
빨래방치 소리 창창 들려오고
고향, 하고 조용히 불러보면
뒤산언덕에 나리꽃 화환
머리에 쓴 다섯살 애된 소녀의
해살같은 웃음이 보이고
아가야~ 밥 먹어라! 하는
엄마의 정다운 목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