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포즈 잡고 사진을 찍었겠지
그래 결혼을 한 사내라면
물찬 제비같은 그녀와 멋지게
포즈 잡고 활짝 웃었겠지
하지만 수양버들같은 그 허리가
언제부터 펑퍼짐한 오지독으로 되였을가
오늘 아침 문뜩 사진첩을 보니
첫날의 다짐이 떠올라 눈꿉이 축축해진다
산다는 게 이런 걸가
목석도 때론 눈물 흘릴 수 있을가
한 남자에게만 영원한 소녀이기고 싶다던 안해
어느새 세월의 바람을 맞아
허리가 굵어지고 골반이 커지고
아하 그런데 그 시각 나는 무얼 했던가
창밖의 꽃에 느침을 흘리며
술잔 속에 달을 띄우지 않았던지?
남자는 팔삭둥이라더니
이제야 철이 드는가
반성하는 맘으로
늦게나마 사진첩을 보고 또 본다
여보 다이어트하지 마오
당신의 그 굵은 선은 세월의 나무라
새들도 날아가다 잠간 쉴 것 같구려
봄이면 할미꽃도 순정을 터뜨리오
당신은 늙었어도 여전히 꽃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