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대흥안령의 어둠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다. 매년 8, 9월이면 대흥안령 림구(林区)는 일년 중 가장 풍요로운 계절을 맞이한다. 야생 블루베리와 북국홍두가 산림 사이에 점점이 자리하고 소나무에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며 림하(林下) 자원이 '황금 수확기'에 접어든다. 지아거다치와 고련을 오가는 6245/6246차 '흥안북극(兴安北极)호' 공익성 완행 렬차는 바로 채취꾼들이 깊은 산속과 외부 세계를 잇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
운행 중인 6245/6246차 '흥안북극호' 공익성 완행 렬차.
"차장님, 안녕하세요!" 6245차 렬차가 취봉(翠峰)역에 정시에 도착했다. 사천 대량산 출신 이족 청년 아등위고(阿灯伟古)는 가득 찬 자루를 메고 차량에 올라 차장 우점무에게 친숙하게 인사를 건넸다. 우점무는 미소 지으며 그의 어깨에 메인 자루를 받아 객차 련결부에 자리 잡아 주었다.
이 렬차는 현재까지 50년째 운행 중이며 매일 숲속 깊은 곳을 가로지르며 취강, 탑하, 아무얼, 도강 등 25개 역을 잇는다. 최저 운임은 4원으로 연선 주민들로부터 '채취 전용 렬차'라는 애칭을 듣고 있다. 아등위고가 대흥안령에서 채취 일을 시작한 것은 올해로 13년째다. 13년 전, 고향 사람들로부터 대흥안령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왔다. 처음 왔을 때는 생소한 땅이라 아는 사람도 없었지만 우점무가 숙소를 알아봐 주고 반고진의 림산물 매입업자와 련결해 주었다. 지금은 노련한 '베테랑'이 되여 매년 가을이면 고향 동료들을 데리고 함께 '채취'에 나선다.
림구 깊은 곳은 인적이 드물고 주변에 병원이나 상점조차 없는 곳이 많다. 우점무와 동료들은 위챗 그룹을 만들어 채취꾼들을 위해 약을 부쳐 주고 채소를 사고 생필품을 가져다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시간이 쌓이면서 우점무는 많은 채취꾼들과 친분을 쌓게 되였다.
수확을 가득 안은 채취꾼들.
두시간 후 렬차가 신림역에 천천히 진입했다. 승강장에서 한참 기다리던 채취꾼 요씨는 창 너머 우점무를 보고 유리창 너머로 힘껏 손을 흔들었다. 요씨는 귀주 출신으로 해마다 대흥안령에서 열매를 따러 온다. 우점무는 그의 버릇을 잘 알고 있어 항상 미리 통풍이 잘 되는 자리를 마련해 림산물을 보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날 요씨는 주머니에서 작은 플라스틱 통을 꺼내 그 안에 든 갓 딴 블루베리를 우점무에게 건네며 말했다. "오늘 아침에 딴 건데 한번 드셔보세요!"
수확을 가득 안은 채취꾼들.
"채취꾼들은 한 구역을 채취한 뒤 몇원짜리 표를 끊고 다음 역으로 이동해 다시 채취하곤 합니다." 차장 우점무는 이 렬차에서 10여년간 근무해 왔다. 그는 객차 련결부에 림농자재 보관소를 설치하고 편의함에는 보조배터리, 자루, 휴대용 저울 등을 비치했다. 승무원들은 휴식 시간에 시장에 가서 구인 정보를 수집해 차량 벽에 붙여 놓기도 한다. 한편의 렬차가 곧 이동하는 서비스 센터인 셈이다. 한편 치치할(齐齐哈尔) 철도공안처의 승무원들은 객차 순찰과 법률 홍보를 강화하며 진드기 물림 방지, 입산 안전 수칙 등을 상세히 안내해 채취꾼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


렬차 내 법률 홍보 활동.
"판구역에 도착했습니다!" 우점무의 안내에 아등위고와 동료들은 도구를 메고 차에서 내려 렬차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이런 장면은 채취 철마다 매일 되풀이된다.
다음 날 새벽, 날이 막 밝아오자 아등위고는 동료들과 함께 산기슭으로 향했다. 숲속은 이슬이 많아 얼마 가지 않아 바지가랑이가 흠뻑 젖었다.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여러 사람이 무거운 자루를 메고 판구진의 매입소로 돌아왔다. 그곳에서는 이미 매입상이 저울을 앞에 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공정과 투명성을 위해 매입상은 그날의 수매 가격표를 문 앞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걸어 두었다: 북국산딸기 kg당 11.5원, 블루베리 kg당 14원, 송이 kg당 8.5원. 채취꾼들은 신속하게 그날의 수확물을 내려놓고 저울에 올리자 수십 장의 100원 지페가 주머니에 들어갔다. "한달도 안돼서 몇만원을 벌었어요. 이 렬차야말로 우리의 '부자 렬차'예요!"
채취꾼들이 판구 매입소에서 림산물을 판매하는 모습.
"반고진의 산림 피복률은 70%에 가깝고 공기 중 음이온 함량은 ㎤당 5만개를 넘습니다. 여름철 긴 일조 시간과 큰 일교차 덕분에 현지 장과류의 안토시아닌과 비타민 함량이 다른 산지보다 훨씬 높습니다." 반고진 부진장 양신위의 설명이다. 2025년 대흥안령 전체 림하 경제 생산액은 56억 9900만원에 달했다. 현재 림하 자원의 채취, 매입, 랭장·랭동, 가공 산업 체인은 더욱 성숙해졌고 한랭지 특산품의 브랜드 부가가치와 시장 인지도도 현저히 높아졌다.
석양이 숲 우에 내리면 채취꾼들은 무거운 림산물을 가득 싣고 돌아온다. 드넓은 림해를 가로지르는 완행 렬차는 마치 하나의 움직이는 련결 고리처럼 대산(大山)과 바깥세상을 단단히 이어주며 민중들의 근면과 부자 꿈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흑룡강일보
편역 라춘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