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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수필] 구산 해수욕장을 찾아서 - 성송권

2025-10-24 11:49:23

처서 절기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고 하는데 올해의 여름은 많이도 덥다. 7월 내내 37도를 오르내리는 찜통 더위는 정말 사람을 괴롭힌다.

길거리의 나무잎도 한나절의 폭염에 시달려 축 처지고 바람 한점 없는 불도간에 숨이 헉헉 막혀온다.

조카네 부부가 여름휴가에 아들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10일간 긴 려행을 하고 돌아와 피곤도 잊고 그 이튿날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 부부를 모시고 해수욕장에 려행을 가자고 청했다.

무더위를 탈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그들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많이 망설여지기도 하였다. 오후 5시쯤 조카며느리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기네 집에서 저녁밥을 같이 먹잔다. 워낙 음식 만드는 솜씨가 뛰여난 그녀는 뚝딱 한상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았다. 거기에다 베트남 술까지 곁들이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이튿날 아침부터 뜨거운 열기로 무더위가 쏟아졌다. 우리는 조카의 자가용차로 목적지를 향해 떠났다. 언뜰언뜰 스쳐지나가는 연도의 경치는 참으로 마음을 즐겁게 한다. 더우기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무궁화꽃이 곱게도 피여 기분이 좋았으며 이름도 모를 도로옆 화단에 늦게 피는 덩쿨 장미가 빨갛게 불타오르며 우릴 반겨 주었다.

약 1시간 30분쯤 달려 목적지에 도착하니 드넓은 푸른빛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고 맑은 하늘에 꽃구름이 둥실둥실 피였다. 가슴이 탁 트이고 시야가 시원하게 안겨온다. 각종 시설이 즐비하게 들어앉았고 수도며 전기 등 필수 공용물도 빠짐없이 갖춰져 자취 식사를 하는데 참 편리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손을 맞추어 남자들은 풍천으로 천막을 치고 녀자들은 갖고 온 물건들을 정리했다.

구산해수욕장은 500여미터의 모래장에 깨끗한 바다물 그리고 해안의 해묵은 소나무숲이 우거져 더위를 피하는 서늘한 피서지로 이름나 있다.

우리는 갖고 간 수영복을 바꿔입고 바다에 펑덩 뛰여들어 저마다 마음껏 즐기며 한여름의 무더위를 쫓아냈다.

우리가 바다 없는 내륙에서 자라서인지 오늘의 바다가 너무나도 좋았다.

두메산골에서 자란 우리는 큰 강이라야 두만강인데 우리 동네하고는 10리나 떨어져 있었다. 무더운 삼복철이면 논밭머리의 큰 웅덩이나 북산의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논밭에 대느라 버드나무로 개울물을 막아 놓은 자그만한 웅덩이가 물장난하는 놀이터였다.

신난 수영을 아쉽게 끝내고 늦은 점심을 시작했다. 소나무 숲 속에 모여 앉아 준비한 불고기 가마에 부탄불을 피우자 지글지글 돼지고기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노오랗게 익어간다. 상추와 깨잎을 곁들이니 천하 일미다. 그래서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 했는가. 거기에다 시원한 맥주도 곁들였다. 흰술 좋아하는 형님은 그래도 참이슬이 최고라 한다. 이때 어디선가 얼큰한 바다 해물탕 냄새가 솔솔 난다. 머리들어 보니 옆집에서는 오징어를 듬뿍 넣은 해물탕으로 한잔 하고 있었다. 부어라 마셔라! 주흥이 도도하고 옛날 고생하면서 자라던 이야기가 끝이 없다.

어느덧 해가 서쪽 바다로 서서히 넘어간다. 바다에 붉은 노을이 쫙 펴진다. 둥근 해가 바다에 몸을 숨긴다. 긴 술자리를 털고 녀자들은 앉았던 자리를 깨끗하게 청소한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머물던 자리는 아름답다고 한다. 

술도 깰겸 먹은 음식도 소화할겸 우리는 바다가 백사장을 걸었다. 온 하루 지칠줄 모르고 밀고 당기며 금모래를 일던 밀물과 썰물도 바람이 사라지고 바다가 잠드니 조용해진다. 마치도 바다어머니가 래일을 위하여 푹 자라고 타이르는 것 같다. 어둠이 내려 앉은 바다에 밤하늘의 뭇별이 쏟아져 내렸나, 해변에도 바다에도 야광등이 황홀하다.

멀리서 조카의 부름소리가 들린다. 이 차로 바다가 차집 밖에서 맥주를 마신다고 한다. 시원한 저녁의 바다바람을 맞으며 서늘한 거품이 하얗게 피여오르는 맥주를 마시니 참으로 별맛이다.

문뜩 어릴 때 고향생각이 난다. 이때면 고향에서도 세벌 기음을 끝내고 호미를 사랑방에 걸어놓고 한숨 돌린다. 그때 중학교를 금방 졸업한 우리 친구들은 단조로운 문화생활에 목말라 저녁이면 북두칠성, 달과 동무하여 마을앞 시내가에 우등불을 지펴놓고 손풍금을 켜고 피리를 불고 기타도 타면서 하루의 피곤도 풀고 농촌생할의 억울함도 달래였다.

그러다가 밤도 깊어가고 배도 촐랑촐싹해나면 밭에서 풋강냉이나 호박을 따거나 감자를 파내 불에 구워 주린 배를 채웠다.

잊지 못할 추억이 이날따라 더 생생하게 떠오른다.

위생실로 간줄 알았던 조카가 이번에는 막걸리를 마신다고 해변의 모래밭에 털썩 앉는다.

이것 또한 별멋이다. 뜨겁던 모래밭은 서늘하게 식어가는데 친인들의 정은 더 깊어가고 더 뜨겁게 안겨온다. 모두들 술에 취하고 정에 취하고 바다에 취했다. 문뜩 시 한수가 떠오른다.

혈육의 정

바다도 깊이 잠든

고요한 이 밤에

하늘에 뭇별이 내렸나

구산의 해수욕장에

야명등 황홀해

한나절 뜨거웠던

바다가 열기는

처서에 서늘해가는데

고국에서 만난 친인 정은

뜨겁게 달아오르네

높이 들자 술잔을

이 밤이 다 가도록

술에 취하고

기쁨에 취하고

혈육의 정에 취해보자

하늘은 높고

바다가 깊다 한들

어이 혈육의 정에 비기랴

피는 물보다 진하거늘

우리는 영원한 한뿌리

곁에 앉은 안해가 이제 그만하고 래일 해돋이 구경하자면서 일찍이 자잔다. 술도 기분도 짱이라 잠자리에 들자마자 잠들어버렸다.

어디서 갈매기 울음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눈을 떠보니 날이 밝아온다. 서둘러 옷을 주어 입고 풍막을 나서니 서늘한 아침기운이 돈다. 그래도 처서라 제노릇하는 것 같다. 바다가에 와보니 먼 동이 트고 붉은 노을이 피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긴 배고동 소리가 들려온다. 머리 들어 보니 어느새 이글거리는 둥근 불덩이가 바다에서 솟아오른다. 삽시에 해살이 바다에 쏟아져 내린다. 그 속으로 갈매기들이 날아옌다. 그림에서나 보아 오던 풍경화이다. 대자연의 위대함에 머리가 숙여진다. 붓도 먹도 없이 어떻게 이 아름다운 화폭을 무상으로 인간에게 펼쳐준단 말인가. 어디 그뿐인가. 우리에게 생존의 모든 필수를 주고서도 더 주고 싶어하는 바다가 아닌가. 바다는 풍성한 먹거리를 인간에게 무상으로 주고 넓은 배길을 내여 주어 세계가 하나로 되게 물길을 열어주고 나누고 하면서도 더 주지 못해 하는 넓은 흉금을 가졌다. 우리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바다가 아닌가.

문뜩 시 한수 떠오른다.

해돋이

지칠줄 모르고

밀고 당기던

밀물과 썰물이

바람이 사라지니

바다도 잠든다

밤 뭇별이 자장가

바다를 잠재우고

배고동 소리에

려명은 깨여나

동녘을 붉게 물들인다

이글거리는 불덩이가

바다물 차고 둥실 솟아

잠 깬 바다 기지개 켜고

쏟아지는 해살에

대지가 긴 하품을 한다

노을이 붉게 피는

아침의 해돋이는

희망의 하루

힘찬 하루의

시작이다

–2025년 처서날 구산 해수욕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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