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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러시아 영화제, 흑토우에 펼쳐진 국경 너머 문화 교류의 장

2026-09-02 14:41:09

2026 러시아 영화제가 8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할빈과 흑하에서 동시에 개막했다. 러시아 영화 대표단은 장르와 주제가 다양한 10편의 최신작을 두 도시에서 순차 상영하며 중러 문화 교류의 장을 활짝 열었다.

할빈은 교육·과학기술·인문 자원을 총동원해 산업계와의 대화 및 시사회 교류를 중점적으로 운영했고 흑하는 통상구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현지 시민들과의 직접적인 만남과 민간 교류를 확대했다. 스크린은 말이 필요 없는 보편적 언어이고 빛과 그림자는 국경을 초월하는 공감의 매개체다. 이번 영화제는 단순한 상영 행사를 넘어 백년에 걸쳐 이어져 온 중러 인문 교류의 력사적 울림을 새롭게 되살린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2026 러시아 영화제 할빈지역 개막식 현장.

할빈지역에서는 중화바로크 력사문화거리에 위치한 연홍영화관 CINITY LED 대형 스크린 상영관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백년의 중외 교류를 간직한 거리와 최첨단 영상 기술이 맞물린 이 공간에는 400여명의 대학생들이 자리해 이국적 영화와의 만남을 기다렸다. 개막식 현장 밖에서는 중국 전통 종이공예 시연이 마련돼 러시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디아 리트비야크》의 안드레이 샬로파 감독은 순식간에 오려낸 종이나비를 보며 "한자루의 가위로 이토록 정교한 예술을 창조해내다니, 중국 문화의 깊이를 다시 한번 실감한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무형문화재 전승자인 시려화(施丽华)는 그 나비를 감독에게 선물하며 두 국민의 우정을 상징하는 뜻깊은 순간을 만들었다.

《피노키오》의 이고르 볼로신 감독은 "오래동안 중국 문화에 매료되여 있었지만 직접 흑토를 밟으며 중러 간의 력사적 인연과 정서적 교감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면서 향후 흑룡강에서의 촬영 계획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개막작 《파일럿》의 녀주인공 다리야 쿠카르스키흐는 이번이 첫 중국 방문임에도 서툰 중국어로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라며 관객과 소통했고 현지인들의 진솔한 환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할빈시 한 대학교의 러시아 류학생이 행사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상영 후 이어진 대화 시간에는 학생들과 러시아 감독들이 캐릭터 해석과 연출 의도에 관해 열정적으로 토론하며 지식과 감성을 나누는 장이 마련됐다. 흑룡강대학의 리문정(李雯婷) 학생은 "영화제가 러시아 언어와 문화를 리해하는 살아있는 교실이 되였다"고 말했고 할빈공업대학 마염혁(马炎赫) 학생은 "영화는 국경을 허물고 서로 다른 민족이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공유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여름 할빈은 태양도영화주간, 성룡국제액션영화제에 이어 이번 러시아영화제까지 련이은 국제적 행사를 유치하며 영화 도시로서의 립지를 굳혔다. 할빈사범대학 서룡직(徐龙稷) 부교수는 "국제영화제의 집중 개최는 도시 문화력의 증거이자 지역 관객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라고 평가했고 흑룡강성 영화텔레비전예술가협회 초위(肖伟) 부주석은 "이번 행사는 스크린이라는 매개를 통해 량국 문화가 진정으로 만나는 플랫폼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2026 러시아 영화제가 할빈에서 개막하기 전에 할빈예술단체가 러시아 클래식 음악을 연주했다.

한편 흑하지역에서는 '중러 쌍둥이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아무르강을 마주한 로동자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개막식에서는 러시아 전통무용 '칼린카'와 현지 노래 '이야기 속의 흑하'가 번갈아 펼쳐져 강 건너 두 도시의 정서적 련결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상영 후에는 중국 감독 리극룡(李克龙)을 비롯한 영화인과 시민, 학생들이 러시아 감독과 함께 력사 서사와 예술 표현에 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2026 러시아 영화제 흑하지역 개막식 한장면.

흑하는 그동안 《관둥으로 가다》, 《얼음과 눈의 이름으로》 등 다수의 작품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으며 이번 영화제를 통해 국가급 문화 행사를 연안 국경도시로 성공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인문 교류의 중심지로서 힘을 재확인했다. 한 시민은 "앞으로 더 많은 중러 합작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탄생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흑룡강은 중러 영화 교류의 발원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05년 할빈에 세워진 코브체프 영화관은 중국 최초의 전문 영화관이였고 1908년 개관한 아오롄터 영화관은 현존하는 중국 최고의 영화관으로 기록된다. 또한 1949년 동북영화제작소가 완성한 《평범한 병사》는 신중국 최초의 더빙 영화라는 력사적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백년의 영화 유산은 오늘날에도 중러 문화 교류의 든든한 초석이 되고 있다.

출처: 룡두뉴스

편역: 리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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