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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꿈이 싹트는 봄- 박병선

2026-02-25 12:41:32

옛말에 이르기를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세우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세운다고 했다. 진정 그 의미를 깨달은 건 나이가 들고 시간이 쌓여가면서부터다. 아침은 하루의 시작이자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고 봄은 겨울의 침잠을 깨우고 새 생명을 불어넣는 계절이다. 차가운 바람이 지나가고 해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봄은 모든 생명이 깨여나는 때이자 내 마음 속에 잠들어 있던 꿈이 싹을 틔우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지난해의 책장사이를 살펴보면 여전히 남은 몇권의 빈 공간이 눈에 띈다. 그 빈 공간은 지난해 이루지 못한 소망과 아직 피여나지 않은 꿈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시간은 흘러갔지만 마음속에 품었던 기대와 목표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며 봄의 기운을 기다리고 있다. 이 빈 공간은 아쉬움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품은 희망의 자리로 올해 봄과 함께 꿈을 키워나갈 터전이 되여준다.

결혼전에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마음속 복잡한 감정들이 정리되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이 글자로 변해 세상과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마음 속에 작은 꿈이 생겼다. 언젠가 내가 쓴 글로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고 싶다는 꿈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졌다. 일상의 바쁜 생활 속에서 글쓰기는 점점 뒤전으로 밀려났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돈 벌러 나가야 했고 집에 돌아오면 피곤에 지쳐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휴식일에는 잠자기가 일쑤다보니 마음속 꿈은 점점 잊혀져갔다.

생활의 핍박에서 벗어나 숨을 돌릴만 하니 나는 3년 전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봄에는 책 독파 권수와 글 발표수를 아름답게 구상하고 꼭 완성하리라고 속다짐했다. 그런데 부부가 병원 출입이 잦다보니 70% 남짓밖에 완성 못했다. 객관적 원인으로 마음이 지쳐서 글쓰기 의욕이 생기지 않을 때도 많았다. 때로는 글을 쓰다가 막히고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우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그렇게 지난해가 흘러갔고 책장의 몇권 빈 공간은 여전히 비여 있다.

겨울이 깊어가면서 밖은 차가운 바람이 불고 하늘은 흐릿했다. 나는 집 안에 혼자 앉아 책장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느꼈다. 왜 나는 작은 꿈 하나 이루지 못할까, 왜 매번 다짐만 하고 실천하지 못할까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빈 공간을 보면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 곳에는 아직 내 꿈이 잠들어 있고 생명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땅 속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나무 가지에는 연한 연두색 싹이 트는 봄도 코앞으로 다가온다. 봄이면 단단한 흙을 뚫고 나오기 위해 힘을 내고 비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고 자라나는 새싹의 모습은 너무도 인상적이다. 그 모습을 그려보노라니 새싹이 땅을 깨듯 나의 마음도 깨여났다. 올해는 지난해 계획을 넘쳐 완성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봄이면 해살이 창가를 비추고 새소리가 들려오니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아침의 고요한 시간은 글쓰기에 최적이다. 주변의 소음이 없고 마음이 차분해져 생각이 잘 정리된다. 매일 아침 한시간씩 책상에 앉아 글을 쓰련다.

글을 쓰는 과정은 단순히 글자를 적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다. 글을 쓰면서 지난날의 기억이 떠오르고 감정이 솟아나고 생각이 정리된다. 때로는 슬픈 기억을 적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행복한 기억을 적으며 미소를 짓기도 한다.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도 든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채워가면서 책장의 빈 공간이 조금씩 채워지는 모습을 그려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몇 권의 빈 공간은 아직 많이 비여 있지만 매일 조금씩 채워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굳은 마음을 꽃씨처럼 품고 발을 내디련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단한 의지가 필요하다. 꽃씨는 흙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디며 생명을 키우고 봄이 오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마찬가지로 나의 꿈도 노력과 인내를 통해 싹을 틔우고 피여날 것이다. 올해는 꼭, 꼭 이루리라는 다짐을 가슴에 새기고 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유지하련다.

독파의 꿈은 이 땅에 새싹처럼 피여나리라. 독파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 지식을 쌓고 마음을 넓히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나는 매일 아침 글을 쓰기 전에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글쓰기에 대한 령감도 생긴다.

봄이 다가오면서 밖은 더욱 아름다와진다. 벚꽃이 피고 개나리와 진달래가 만개하여 세상이 화사해질 것이다. 나는 산책을 하며 봄의 풍경을 보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글쓰기 령감을 얻을 것이다. 자연은 언제나 나에게 위로와 령감을 주는 존재다. 봄의 생명력이 내 마음에도 전해져 꿈을 키우는 힘이 생긴다.

지금도 글쓰기가 막히면 포기하고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책장의 빈 공간을 보면 다시 힘을 내게 된다. 새싹이 자라면서 비바람을 견디듯 나도 어려움을 견디며 꿈을 키워나갈 것이다.

지난해의 미완은 단순히 끝내지 못한 일이 아니라 더 나은 모습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빈 공간은 아쉬움이 아니라 희망이다. 그 빈 공간에 꿈을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나는 성장하고 변화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여갈 것이다.

봄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겨울의 침잠을 깨우고 생명을 불어넣고 꿈을 싹트게 한다. 나도 꿈의 새싹을 틔우고 매일 물을 주고 해살을 주며 키워나갈 것이다. 언젠가 그 새싹이 푸른 나무로 자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올해는 꼭 몇권의 빈 공간을 글과 꿈으로 채우리라. 많은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위로와 공감이라도 주는 글을 쓰련다. 봄의 기운과 함께 마음속 꿈도 점점 자라나 이루리라 믿는다.

꿈이 싹트는 봄, 나는 다시 한번 꿈을 향해 발을 내디딘다. 그리고 이 려정이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것이다. 봄은 계속 오고 꿈은 계속 싹트고 나는 계속 꿈을 키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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