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로 유명한 케롤리나 헤레라가 86세임에도 불구하고 세월을 거스르는 몸매의 비결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녀가 즐겨 먹는 메뉴에는 항상 다양한 채소와 과일이 풍부하게 포함되여 있었다.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 등 영양 풍부
'체중조절을 위한 채소와 과일 섭취를 생활화하기 위해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와 관련해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윤지현 교수는 "하루500g 이상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한국영양학회가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량이다. 성인병과 암 예방을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을 5접시, 매 끼니 채소 1접시씩을, 그리고 중간에 간식으로 과일을 먹으면 된다.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파이토케미컬(植物化合物)이 풍부해 암과 만성질환 예방을 통한 건강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이제부터 채소와 과일을 보약이라 생각하고 하루 채소와 과일500g 섭취를 생활화하자.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도 검증된 보약이다.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은 불편할 수 있지만 3~6개월 계속 먹게 되면 습관이 되여 맛있어지고 나중에는 즐기게 된다. 누구나 경험하듯이 입맛은 변한다. 맛은 습관이다.
베리류 키운 핀란드, 암 사망률 53% 감소
미국·캐나다·핀란드 등 여러 국가가 나서서 영양불균형 해소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핀란드의 '노스카렐리아 시범사업'이 흥미롭다. 핀란드는 국가의 주요 산업인 낙농업을 베리(딸기류) 작물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재정을 지원해 베리 판매 및 베리 식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협력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인 버터 소비를 줄이고 저지방 우유와 채소 섭취를 증가시키는 등 식습관을 변화시켰다. 그 결과 30년 후에는 심혈관질환 사망률이75% 줄었고 암 사망률도 53% 감소했다.
비만을 단순히 개인적인 게으름만으로 탓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자료에 따르면 '채소와 과일의 간편한 섭취 방법'(28.4%),'쉽게 구매 가능한 환경'(19.7%), '저렴한 가격'(17.5%) 등의 조건이 갖춰진다면 신선한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식품문화를 위한 개인과 기업, 지역사회, 국가 차원의 협력 방안이 함께 제시되여야 한다. 덴마크 정치드라마 '녀총리 비르기트(Borgen)'에서 비르기트가 회의 테이블에 있는 과자를 과일로 바꾸는 장면이 나온다. 회의할 때 다과 대신에 바로 먹을 수 있는 사과나 귤, 혹은 컵에 든 과일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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