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필자는 명년이면 설립 40주년을 맞는 길림성 반석시조선족로인협회(회장 김병희)를 방문하여 많은 감동과 계시를 받았다.

현재 2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이 협회는 투명한 운영과 다양한 활동으로 많은 성과를 취득하였고 길림시 민족단결진보선진집체, 반석시 민족단결진보선진집체 등 많은 영예를 안았다. 지금은 새로운 회장단의 주밀한 계획하에 조직을 더욱 체계화하고 활동을 더욱 다양하게 전개해 새로운 기색을 보이고 있다.

원래 로인독보조로 시작한 조선족로인협회는 현재 동북지역뿐만 아니라 산해관이남 도시지역 조선족이 모여있는 곳은 거의 다 있다. 조선족로인협회는 년세가 있는 분들이 모여 같이 활동하면서 여가를 보내는 단체인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그들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각 지역 조선족로인협회의 활동을 보면 대개 문예연출, 여가오락 등을 즐기고 있는데 이 가운데 문예연출은 우리 전통춤과 노래중심으로 구성되였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활동은 민족문화를 보급하고 전승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도시화과정에 따라 인구가 날로 분산되고 민족문화가 날로 미약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보면 조선족로인협회보다 민족문화보급과 전승에 로인협회보다 더 활약적인 단체는 없을 것이다. 이들은 단지 모여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데 거치지 않고 현지 사회나 정부가 조직하는 각종 문화활동에 참가하여 많은 인기를 자아냄으로 우리춤과 노래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필자는 예전에 여러 지역의 조선족로인협회 활동소식을 많이 접하기는 했지만 로인협회의 활동과 역할에 대하여 깊이 생각한 적은 없었다. 이번에 반석시조선족로인협회를 방문하면서 로인협회의 활동과 역할을 새삼스럽게 생각해보게 되였다. 그리고 로인협회는 현존의 량호한 전통을 계속 발휘해야 할뿐만아니라 새로운 길도 부단히 모색해야 한다는 점에도 깊이 유의하게 되였다. 이를테면 우리사회의 초로령화에 따라 협회내의 회원년령대도 여러 층차로 나누지게 되므로 각 년령층에 맞게 활동을 전개할 필요도 있고 젊은 로인층의 참여 적극성을 자아내는 방안도 있어야 하며 로인들을 상대로 가정내 민족문화 분위기조성 교육도 진행해야 한다.

반석시조선족로인협회에서는 이러한 차이점을 파악하고 년령과 흥취애호에 따라 여러 분회를 내오고 협회 활동범위를 넓히기 위하여 협회산하에 “반석시조선족문체활동중심”을 세웠다. 중심의 설립은 젊은 로인층들의 참여 적극성을 불어일르키는데 좋은 계기로 되였고 더 중요한 것은 민족문화 보급, 유지와 전승의 더 큰 무대를 만들었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협회에서는 민족전통을 살려 80세이상 로인들에게 합동 “80순 잔치”를 주기적으로 마련해 주었으며 또 장례소조를 구성하여 회원이 돌아가면 민족풍속에 따라 상례를 치러주는 등 많은 일을 하여 민족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다. 이 모든 활동 또한 민족성을 바탕으로 진행하였기에 민족문화유지와 전승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현재 모두 주지하다싶이 도시화과정과 인구감소 및 분산화는 민족문화보급과 전승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이 무렵 로인협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게 된다.

첫째, 동북지역의 로인협회는 대부분 현지에 등록된 사회단체로 활동의  정당성이 있어 계획적으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현지에서는 민족사회를 더 광범히 동원할수 있는 유리한 점이 있다. 

둘째, 민족문화와 전통이 몸에 깊이 베인 로인들로 구성된 로인협회는 민족문화의 중요한 자산으로 관련 민족활동을 통하여 민족문화보급과 전승에 크게 기여할수 있다.

셋째, 로인협회의 “조선족활동중심”을 활용하여 조선어 주말학습반을 꾸려 한족학교에 다니는 조선족학생들과 우리말을 모르는 어린이들을  상대로 우리말교육을 진행할수 있다.

넷째, 로인협회는 로인들이 가정내 지위를 활용하여 자손들의 민족문화교육을 진행할수 있도록 권장할 수도 있다.

이와같이 민족문화보급과 전승이 날로 어려워져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조선족로인협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반석시조선족로인협회는 이러한 새 도전에 대응하여 로인협회내의 윤활한 운영뿐만아니라 현지의 민족문화보급과 전승을 위하여 부단히 탐색하고 실천하는 활력있는 로인협회로 나아가고 있다.

/정신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