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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하늘의 천사, 광명의 상- 백마

2023-02-10 10:04:57

남영전 토템시의 문화상징(9)

현춘산


우리 민족의 말토템은 해금와 신화, 주몽신화, 박혁거세신화에 두루 등장하고 있다. 백제의 위기를 붉은 말 한필이 오회사(乌会寺)를 에돌아 달리는 방식으로 예고한 적도 있었다. 이 신화들에서 말은 주인공들의 탄생이나 거사를 알리거나 도와준 수호신토템이였다.

백마에 대한 이야기는 혁거세신화에 있다. 나라도 임금도 없던 전한 지질 원년, 여섯 부락의 촌장들이 임금을 세우려는데 먼 발치에서 번개불기운 아래 백마 한마리가 꿇어앉아 절하는 모습이 안겨왔다. 다가가서 보니 백마의 앞에 자주색 알이 놓여있었고 백마는 사람들을 보자 길게 울고 하늘로 올라갔다.

하늘로부터 미래의 군주가 들어있는 그 신비한 알을 날라왔고 혁거세의 탄생을 사람들에게 알려준 그 백마는 분명 천신(天神)으로서 혁거세 탄생의 수호신토템이였다.

우리 민족의 말숭배는 옛날 혼인풍속에서도 알 수 있다. 사모관대 차림의 새 신랑이 신부를 맞으러 갈 때 신랑이 탄 말이 흔히 백마였다. 그것은 흰색이 광명을 나타내고 흰색과 광명은 바로 태양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즉 백마는 하늘의 태양을 상징하고 태양은 남성을 표시한다. 그래서 혼인날 신랑이 타는 말은 백마가 가장 적합했다. 그리고 그 말이 신부의 집 앞에서 크게 울면 첫아들을 보게 된다고 했다.

우리의 류행가에도 백마가 나온다. “백마는 가자 울고 날은 저문데”가 그러하다. 식민지시대 망국민의 한을 표현한 노래에도 백마가 백의겨레의 상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남영전시인의 토템시 ‘백마’를 보자.

“자욱한 물안개 헤치고/타래치는 먹장구름 꿰뚫고/아득한 창천너머에서 지동치듯 달려온다”

“하이얀 번개빛 눈부시게 끌고/젖내음 슴배인 령기 지니고/칙넝쿨 휘감긴 무성한 숲을 뚫고/가시덤불우거진 황량한 들을 지나/지동치듯 달려온다/한낮의 혼돈 몰아내고/야밤의 검은 장막 쫓아내며/발굽 닿는 곳마다 하얀빛 깨운다/해가 눈부시게/달도 빛뿌리게”

보다싶이 작자가 쓰고 있는 대상물은 말이라는 물체의 형태를 빈 백마신(白马神)이다. 안개와 먹장구름을 뚫고 아득한 창천너머에서 지동치듯 달려오는 백마는 분명 천마다. 혁거세가 든 알을 하늘로부터 날라왔던 천마, 혁거세 탄생의 수호신 토템(조상신)이였던 그 천마다.

‘번개빛’을 일으키며 ‘령기’를 품고 숲을 뚫고 들을 지나 달려온 백마는 혼돈을 몰아내고 어둠을 쫓아내는 광명의 사자이고 정의의 용사이다. 그래서 그가 달려가는 곳이면 하얀 기운이 피여나고 해와 달이 빛뿌린다.

“끊임없이 질주하고/쉬임없이 나래치며/지동치며 달려왔다가 달려가는 백마야/넌 영영 지칠줄 모르는 진격자/설사 끓는 피 멎는다 하더라도/날개와 발굽 접지 않고/그 마지막 긴긴 울부짖음/그냥 광막한 창천에/망망한 광야에/메아리친다/메아리친다/메아리친다”

“천마가 하늘을 행하매 홀로 가고 오도다”라는 옛 시구가 떠오른다. 끊임없이 질주하고 나래쳐도 지칠줄 모르는 진격자인 백마는 죽음마저 겁내지 않고 날개와 발굽을 접지 않는다. 그 마지막 울부짖음- 어쩌면 이 땅에 혁거세를 실어다주고 사람들을 보자 길게 뽑던 그 울음소리가 아닌가 싶다.

이 땅에 광명의 도래를 알리던 그 마지막 울부짖음은 아직도 광막한 광야에 메아리치는 듯, 백의민족의 조상신이였던 백마는 과연 하늘의 천사와 광명의 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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