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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뭇나?"... 다른 사투리 쓰는 사람, 뇌도 다르다

2026-09-08 11:04:59

방언을 들으면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가. 

방언 문법이 살짝 어긋나면 우리 뇌는 얼마나 빨리 알아챌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답은 단 0.3초다. 눈을 한번 깜빡이기도 전의 짧은 시간이다. 방언을 들을 때 우리 뇌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가.

경상도에서는 네·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의 말끝에 ‘-나?’를, 설명이 필요한 질문에는 ‘-노?’나 ‘-고?’를 사용한다. 례를 들어 “밥 뭇나?”는 밥을 먹었는지를, “뭐 뭇노?”는 무엇을 먹었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 쓰는 억양에 따라 뇌가 달라질가

지난 4월 한국 동국대 연구팀은 경남 방언을 사용하는 참가자 24명을 대상으로 실험해 뇌가 방언의 문법 규칙까지 실시간으로 구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머리에 뇌파 측정 장치를 씌우고 어미가 문법에 맞는 문장과 어긋난 문장을 읽게 했다. “니는 영이가 무신 책을 읽었는지 알고 있노?”라는 문장이 한 례다. ‘무슨 책을 읽었는지 알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은 네·아니요로 답할 수 있기 때문에 ‘-나?’가 와야 자연스럽지만, 설명을 요구할 때 쓰는 ‘-노?’로 끝나 문법 규칙에 어긋난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이 문법 규칙에 어긋난 문장을 읽은 지 약 0.3초 만에 뇌 앞쪽인 전두엽의 뇌파에서 자연스러운 문장을 읽을 때와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가 방언의 문법 규칙이 틀렸다는 사실을 감지한 뒤 의미를 다시 해석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언 사용은 뇌의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지난 7월 독일 마르부르크대 연구팀은 독일 헤센 지역 방언과 표준어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 26명과 표준어만 사용하는 사람 23명의 뇌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방언과 표준어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은 표준어만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말을 리해하고 기억하는 데 관여하는 뇌 부위인 ‘중간측두회’와 ‘뇌섬엽’의 크기가 더 컸다.

연구팀은 더 많은 단어와 소리를 익히고 기억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의 련결이 발달해 해당 부위가 커진 것으로 추측했다.

독일 마르부르크대 연구팀은 표준어와 방언 모두 사용하는 사람들은 중간측두회와 뇌섬엽의 크기가 표준어만 사용하는 사람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이돌 그룹 'BTS' 멤버들은 경상도, 전라도 등 다양한 지역 출신으로 2013년 각 지역 방언으로 랩을 하는 '팔도강산'이라는 곡을 냈다. 

아이돌 그룹 'BTS' 멤버들은 경상도, 전라도 등 다양한 지역 출신으로 2013년 각 지역 방언으로 랩을 하는 '팔도강산'이라는 곡을 냈다. 

● 지역마다 말하는 속도도 다를가

‘경상도 사람은 말이 빠르다’, ‘충청도 사람은 말이 느리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실제 말하는 속도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7년 한국 고려대 연구팀이 수도권,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 9개 지역 412명에게 같은 문단을 자신의 지역 방언으로 읽게 한 결과, 지역별 말하기 속도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지영 고려대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 서울과 부산에 사는 남자 다섯쌍씩 대화를 시켜 봐도 속도 차이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 속도가 비슷한데도 경상도 방언은 왜 빠르게 들리는 걸가. 정확한 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신교수는 음높이가 크게 오르내리고 강세가 뚜렷한 리듬 때문에 경상도 방언을 듣는 사람이 실제 말하는 속도보다 빠르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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