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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 계절에 없는 사람(외 2수) - 김동활

2026-07-10 09:24:46

제비는 돌아왔고
봄은 문을 열었다
그는 왜 아직도 고향 멀리
바다 저쪽, 눈먼 등불처럼 있는가


려권을 잃은 건 아닐 테지
다만 어느 별을 향해
발을 내딛어야 하는지
지도마저 접은 듯 싶다


바람에 묻고
꽃에게도 물었지만
대답은 늘
그 계절의 그늘뿐


그러니 오늘도 나는
빈 둥지를 들여다본다
그가 돌아올 줄 알고, 그리고,
그가 돌아오지 않을 것도
봄처럼 믿으며


이미 잠든 동네


무덤은 입을 다물었고
제사상은 없어진지 오래다
덧마루엔 담배 연기조차
이름 없는 새처럼 날아갔다
어른들은 벽에 기대여
하늘을 응시하다 사라졌고
교실엔 분필 가루가
말 못한 이야기처럼 쌓였다
아이들의 종일 소리도
이젠 추억의 귀속말이 되였으니
길우엔 바람이 아니라
시간이 발끝으로 걸어간다
이 동네는 이미 잠들었다
꿈도 없이 이름도 없이…


민속촌의 일기


아침은 늘 연출로 시작된다
정겨움이라는 제목 아래
한복 입은 인형들이
바람 없이도 허리를 숙인다
나는 오늘도 조역이다
골목의 가게마다
삼겹살 대신 시나리오가 타고
국밥 대신 조명이 끓는다
초불은 전기가 되였고
제사는 쇼가 되였으며
추억은 입장료로 팔렸다
벽에 박제된 희귀동물처럼
우리는 눈을 감고 살아간다
누군가 외쳤다, “컷!”
잇달아 나도 멈췄다
감정은 연기였고
고요는 편집되였다
해가 져도 환한 불빛아래
민속촌의 밤은 꺼지지 않는데
관광객의 카메라 섬광 속에서
나는 또 다른 하루를 삼킨다
래일은 어떤 장면일가
아침은 늘 연출로 시작된다
정겨움이라는 제목 아래
무대는 넓고
진실은 오늘도 대본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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