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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행수필] 홍루몽 대관원을 돌아본다 - 성송권

2026-07-03 14:30:32

봄이 갈무리하고 초여름이 바야흐로 시작하며 계절이 바뀌여가는 어느날 나는 상해 청포구 대관원을 찾아보았다.

검은 기와와 처마가 맑은 하늘에 비끼고 6월의 붉은 단풍나무 그림자가 련못에 비껴 가을로 착각하기 쉬운 풍경이 펼쳐졌다.

대관원 공원의 산책길은 걸음마다 풍경인데 모두 ‘홍루몽’ 옛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와 구현되는 것 같다.

이 정원 나들이는 단순히 고전 소설의 실물 정원 탐방을 넘어 고전 문헌, 남북 원조문맥과 현대 생태 철학의 시공간 려정이기도 하다.

상해 청포구 진상로 701번지에 자리한 이 대관원은 1988년에 정식으로 준공되였다고 한다. 국내 최초로 ‘홍루몽’ 전권 묘사를 바탕으로 복원한 실물 대관원으로 1000여평방미터의 부지 면적에 정산호(淀山湖)의 수계를 따라 강남식 정원 조성의 기풍을 세웠고 북경대관원과 남북으로 마주서며 홍루 문화가 현실에 뿌리내린 이 두 곳이 정신적 좌표를 형성했다.

사람들은 흔히 87년판 ‘홍루몽’ 촬영 기지가 북경 대관원 하나인줄 안다. 사실 상해와 북경 두 정원은 시대 배경이 서로 다른 조원 의념과 홍루 해석이 물질화된 축도라고 한다.

북경대관원은 영상제작 수요를 위해 건립되였다. 80년대는 드라마 촬영 전용으로 만들어졌으며 비교적 좁은 원내 공간은 카메라 렌즈에 맞춘 정각 정자와 뜰을 모아 놓아 무대 예술중심의 복원 정원 성격이 짙다고 한다.

반면 상해의 대관원은 1970년대 후반에 공사를 시작해 정산호 원래의 산수 지형을 살려 자연 수계와 원생 수목에 맞춰 정원을 꾸렸다고 한다. 조원 잔문가들은 조설근의 ‘홍루몽’ 원작 묘사를 참고해 심방계(沁芳溪), 형무원(蘅芜苑), 소상관(潇湘馆) 등 작풍중 풍경을 자연의 산수 속에 심었고 규모는 북경 정원의 약 세배에 달하며 문학 텍스터가 자연속에 스며든 문인식 정원이라 한다.

70~80년대 중국 문화관광산업이 막 태동하던 시절 남북 두 대관원이 잇따라 준공된 것은 개혁개방 초기 중국인이 고전문맥을 회복하고 전통 미의식을 재구현하려던 시대적 열망을 내포한 것이라 한다. 북쪽은 영상매체로 대중에 홍루몽을 전파했고 남쪽은 산수 속 정원으로 문학정신을 구현했다. 두 정원의 건립 궤적은 중국문예 부흥에서 문화관광 발전으로 이어진 시대 축소판이라 할수 있다.

정원 입구에서 먼저 눈에 띄는것은 ‘태허환경(太虚幻境)’ 네 글짜가 새겨진 석비루로 이 건축물은 정원의 정신적 기점이라 할수있다.

홍루몽 제5회 보옥이 태허환경을 꿈 속에 다녀가 금릉십이채의 판사를 보고 영화롭고 화려한 세상이 허무한 운명임을 깨닫는 내용을 바탕으로 조원하는 허구의 문자에서 실제 석비루를 만들어 원작의 가작진시진역가(徦作真时真亦假)라는 핵심 철학을 구현했다고 한다.

석비루 바깥은 속세의 일상이고 안쪽은 ‘홍루몽’ 의 몽환세상이니 한개의 석비루가 두 세상을 가르며 허와 실의 경계를 보여준다.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형무원’ 현액이 걸린 석문이 보이는데 설보채의 거처인 형무원은 화려한 꽃나무를 배제하고 덩굴 초류와 약초를 골고루 심었다.

낮은 담장과 소박한 정원, 흰벽, 회색돌, 드문드문 나무와 어우러진 담담한 풍경은 보채의 담백한 인품을 반영할뿐만 아니라 중국 정원의‘적은 것이 곧 풍요롭다’는 미학 핵심을 품고 있다.

수계를 따라 걷다보면 석교우에 지은 우중충 정자 물가를 휘감는 돌판곡교 련못가에 세운 수정각이 잇따라 펼쳐진다. 석교는 산을 잇고 정각은 물에 기대고 련못에 금붕어가 자유로이 노닐고 있다. 정원 조성 과정에서 억지로를 극복하고 순치에 따른 건축 설계사들이 자연 존중이 돋보인다.

정원을 거닐며 가장 큰 감동은 화려한 건축물이 아니라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물 한갈래가 모두 살아 숨쉬는 인간과 자연이 상호 공존하는 풍격이다.

옛 사람들이 정원을 만들 때 추구한 천일합일 사상은 자연과 다투지 않고 천지 산수로 안식처를 만든 것이고 현대 산업화로 철근 콘크리트 건축이 땅을 압박하는 가운데서도 대관원이 전산호 생태보호 구역안에서 보존된 것은 현대 도시 개발이 막강한 확장에서 생태를 지속가능 발전의 전환으로 만든 시대의 증거이다.

어느덧 석양이 지며 저녁 노을 빛이 대관루 처마에 비끼고 물든 련못이 바람에 흔들린다. 하루의 유람을 마치고 태허환경의 허무 철학 남북 두 정원의 시대 맥락 자연에 담긴 생태 철학을 보고 대관원은 단순한 조설근이 소설 복제 정원이 아님을 깨달았다.

100여년 전 조설근이 봉건사회 가문의 흥망 성쇠와 세상인정 덧없음에 대해 쓴 련민의 사유이자 개혁개방시기 우리가 전통문화를 보존하려던 시대 산물 그리고 현대 사회가 인간과 자연의 균형을 지키는 정신적 보귀한 귀감이고 안식처다.

화려한 영화는 꿈처럼 사라져도 정원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한자락의 력사 공부를 하고 내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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