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루종일 땀 흘리던 풀들이
바람 한사발 시원히 들이켜고
들새의 코노래에 맞춰
너울너울 춤을 춘다
여름은 참 좋은 계절이라고
지나가면 그리워지는 계절이라고
여린 풀들이
착한 풀들이
노오란 입을 벌려
파랗게 속살거린다
2
당신이 곁에 있을 땐 미처 몰랐죠
당신의 따스한 손길이 나에게는
끝없는 미련이고 그리움인줄
서늘한 락엽이 리별을 말해주는 날
나는 눈물로 당신의 이름을 불렀지요
당신이 곁에 있을 땐 미처 몰랐죠
당신의 불타는 가슴이 나에게는
마지막 꿈이고 행복인줄
3
공원에 가니 기분이 좋다
하얀 소리 노란 소리 다 모였다
작은 소리 큰 소리 모두 모였다
북소리 징소리도 다정히 모였다
온갖 소리들이 한곬으로 모여
새대의 강이 되여 출렁거린다
태평성세 알리는 노래의 물결
흘러가던 구름도 기웃거리고
지나가던 바람도
치마자락 잡고 너펄거린다
아리랑 도라지 리듬에 맞춰
하아얀 소리표 하나
우주를 향해 날아간다
4
해살이 줄지어 달려와
청사장에 모래톱에
수북히 쌓인다
여름의 짙은 향기가
내 속에 흘러들어
아름다운 시편을 잉태한다
굴러가는 시간의 톱이바퀴가
무더위를 잘게 썰어
추억의 창고에 쌓아둔다
머리우에 감도는
해살의 미소가
내 몸을 골고루 어루만진다
이맘 때면 자연이
그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5
꿈 푸른 새소리가
하늘과 땅 사이에
꽃다리 놓는다
삐리리 삐리리
삣죠롱-
자연의 반주곡에 맞춰
대지가 넘실넘실 춤을 춘다
해님의 더운 손길이
뜨거운 사랑 심어주는 계절
불바람의 윙크에
생활의 속살이 훤히 드러난다
여름의 품에 안겨
메새의 꿈도
고요한 노래 속에 깊어간다
6
공원 벤치우에
빨간 그리움이 조을고 있다
원앙새들 떠난 자리에
개미들이 놀다가고
해님이 기웃대다 가고
바람이 뒹굴다 가고
밤이면 달님이
여름밤의 비밀을
속삭이다 잠이 든다
7
꿈으로 장작 지핀 모닥불이
한여름밤의 환락을
천궁으로 띄워올린다
가슴 깊이 타오르는
한 시절의 랑만이
맥주잔에 가득 고여
아름다운 강이 되여 흘러간다
타올라도 타올라도
끝이 없는 이야기가
너와 나의 여름밤을
영원한 모닥불이 되게 한다
8
나리꽃이 피였다
나팔꽃이 피였다
안개꽃이 피였다
사랑꽃도 피였다
꽃들의 잔치에
천둥 먹구름도
팡파레를 울린다
성급히 달려온 여름 새각시가
붉게 상기된 수집은 얼굴로
계절의 안방을 들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