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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진달래 꽃바다 앞에 서면 - (외 3수) 한영규

2026-05-14 11:44:19

진달래 꽃바다 앞에 서면
온몸으로 터뜨리는
무언의 함성소리 들려온다


받쳐주는
푸른잎 하나 없어도
단추처럼 작은 몸
서로 껴안고
활화산으로 치솟아 오르는
봄의 정령이여!


너의 눈부심은
그냥 핑크색의 현란함
그것만은 아니여라
한방울 한방울 피방울이 모여
죽어가는 생명 살리고
어둠의 장막 몰아내 듯


한잎 또 한잎…
아기 손톱같은
여리디 여린 꽃잎이 모여
한송이의 꽃으로
한그루의 꽃나무로
아니, 통째로
산과 한덩어리 되여
봄하늘 떠이고 있기 때문이여라!


천국에 부치는 편지


평생을 깁고 또 기우셨던 할머니
구멍난 쌀자루도 깁고
금이 간 항아리도
석회땜질로 기워오셨던 할머니
비바람에 끊어질 것 같던
초가지붕에 걸린 한가닥 빛줄기도
악착같이 땀방울로 기워내시며
가정이란 명맥 이어오셨던 할머니


할머니 손끝에 닳아
기운 자리마저 반들반들 윤기돌던
키가 처마밑에 매달린 채
나를 빤히 바라봅니다
할머니께서 종이를 오려붙여
바람구멍을 막아주셨던
그 누르께한 문창호지가 바람에
바르릉 바르릉 소리를 내며
무디여진 내 귀를 깨워줍니다


땀에 젖은 명함장


자신의 키보다 더 큰
백키로 넘는 랭장고를 짊어지고
6층까지 한발작 두발작
톺아올라 온 사나이
심장이 당금 튀여나올 듯
가쁜 숨소리…


일년 사계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등뼈가 부서지도록
바위돌같은 쇠덩이를
지여 날라야만 하는 사나이


아빠란 이름
남편이란 이름
자식이라는 이름…
가슴에 품은 명함장 구겨질가
두다리 뿐인 소가 되여
진창길 빙판길 가릴새 없이
내처 앞으로 달리고
또 달려야만 하는 사나이


그 사나이 땀벌창 된 얼굴이
우리집 새 랭장고 문에 문신처럼 남았다


겨울밤 이야기


동지달 달 밝은 저녁에
엄마는 이 세상에 날 데려다주셨네
그래서일가 겨울밤에 묻어둔
이야기 많은 나


한겨울 눈 내리는 밤에
한 남자의 사랑하는 녀자 되고
그때로부터 어깨우에 내려앉은
살림살이라는 버거웠던 짐


숨통 조이던 가난이란 올가미
어린 나이였지만 엄마란 이름으로
헤치고 나올 수 있었던
가시밭길


한밤중 잠든 식구들 깨울세라
우는 아이 등에 업고
책상에 엎드려 지새웠던 긴긴 밤
날이 밝아서야 드러나 보이던
등잔밑에 수북이 쌓인 성냥가치들


고무장갑도 없어서 맨손으로
300킬로 배추김치 양념해 넣고
뼈속까지 아려나는 두 손
찬물에서 꺼내지를 못하고
하얗게 밝혔던 길고 길었던 밤…


이제는 모두가 지나간 이야기
겨울밤에 접어둔 소중한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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