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울의 화려한 별장 대문이 열리면서 80세가 넘어보이는 로인이 나타났다. 비록 걸음이 온당치 못하지만 후리후리한 키에 풍채가 름름한걸 보아서 젊었을 때는 영웅호걸이였을 것이다. 그 뒤를 따라 작은 강아지를 안은 중년녀인이 나왔다. 별장에서 멀지 않는 공원에서 녀인은 로인의 곁에서 걷고 로인은 수시로 한손으로 강아지를 쓰다듬어주었다. 산보가 끝나 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녀인은 강아지를 한번도 땅에 내려놓지 않고 그냥 안고 있었다. 그들을 본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이름을 모르고 그저 강아지 안은 녀인아라 불렀다. 이렇게 로인과 강아지를 안은 녀인은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산보를 하면서 거의 8년이란 세월을 함께 했다. 어느날부터서인지 두 사람은 다시 공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로인은 끝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였다. 로인는 서울에서 돈이 많은 부자였다. 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지 누구도 모른다. 안해가 자기 아이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를 남기고 8년 전에 천당으로 갔다. 안해가 남긴 마지막 유언이 강아지를 잘 키워달라는 것이였다. 그 녀인은 전문 강아지만 돌봐주려고 고용한 사람이다. 강아지 먹이는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매일 알뜰하게 만들어 먹였다. 아쉽게도 부자 안해는 아이를 낳지 못하여 고아원에서 남자애를 데려다 키웠다. 아들이 18살 생일을 쇠게 되자 부자는 아들의 소원대로 고급 승용차를 사줬다. 기뻐 날뛰면서 차를 몰고 나간 아들은 교통사고로 다시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정신이 오락가락한 안해는 강아지를 아들이라고 키웠다. 부자는 녀인이 강아지를 9년만 안고 키워주면 별장을 물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부자는 강아지가 9년을 못 버티고 늙어 죽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자신이 먼저 죽게 될 줄이야!
부자는 이미 혼수상태였다. 부자의 침대 주위에 세 사람이 서있다. 부자의 차를 운전하는 기사와 강아지를 안은 녀자 그리고 부자의 개인변호사다. 변호사는 부자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지금 울안에 있는 차는 기사에게 속한다.”
그사이 기사와 강아지를 안은 녀인은 서로 기쁨과 흥분의 눈길을 나누었다.
“강아지는 지금 강아지를 안은 사람에게 속한다. 유서는 끝났다.”
“변호사님 유서가 틀렸습니다. 사장님께서 제가 강아지를 9년 안아 키우면 별장을 물려준다고 했습니다.”
변호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석고상처럼 굳어져 있었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린 녀인은 부자의 몸을 마구 흔들며 부르짖었다.
“사장님 왜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까? 말 못하면 머리라도 한번 흔들어보세요!”
부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분이 치밀어오른 녀인은 갑자기 강아지를 사정없이 뿌리치며 웨쳤다.
“이 늙어빠진 개새끼를 내가 왜 계속 키워야 한단 말인가?”
녀인이 뿌리치는 힘에 벽에 부딪힌 강아지는 애처롭게 비명을 질렀다. 강아지 울음소리에 죽은줄 알았던 부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강아지를 애통하게 보고는 눈을 감았다. 홀연 부자의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흘려내렸다. 이때 주방에서 일하던 식모가 나와 강아지를 품에 안았다.
“불쌍한 강아지야. 이젠 넌 나의 집으로 가자 응.”
이때다. 변호사가 다시 유서장을 들었다.
“보충 유서를 공개한다. 별장은 지금 강아지를 안은 사람에게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