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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어느 날의 감회 (외 4수) - 최화길

2026-03-25 16:43:06

날이 푸름하면 나가야 한다
정해진 시간 지정된 일터로
오래동안 길들여지다 보니
때가 되면 몸이 먼저 알고 일어난다


오늘도 어제처럼 목동 4거리 건너
60번 버스에 앉아 반시간 달리고
전철 2호선 갈아타고 또 반시간
한시간 족히 걸려야 이르는 현장
로동복 입고 각반 띠고 안전모 쓰고
안전벨트까지 부착하면 준비 완성
순서마저 바뀌지 않는다


온 몸이 물자루가 되는 막일이다
평소엔 입에 안 대던 빵을
게눈 감추듯, 완전 꿀맛이다
일이 무엇이라는 말 과연 그른데 없어라
참 먹는 시간에 잠간 휴식이 주어진다
그래서 더욱 기다려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철근을 메고 평길 걷 듯
부지런히 날라야 하는 흐름식 작업이다
잠간 어리벙해도 독촉이 뒤따른다
그만큼 한데 묶여서 한몸처럼
바지런히 서둘러야 지장이 없다
내 몸은 기계의 한 부속인양
한몫을 감당할 때만이 가치가 부여된다


그 가치는 깨끗하고 당당하다
그 가치가 있어 아빠트가 주어지고
당당한 인격이 기립하고
존재가 거룩하고 사는 멋도 따른다


휴가철이면 계곡에 발자욱 남기고
맛집을 답사하는 여유도 누린다
친구들과 만나면 한잔 거뜬히 사고
2차나 3차도 걱정이 안되는
두둑한 배심도 받쳐주는 주추돌
산다는 의미가 새삼스럽다


누군가에게 살아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일 수도 있지만
내가 살아있다는건 어쩜
땀과 눈물과 웃음이 한데
어우러진 보석비빔이 아니랴!


커피 한잔


누가 정해놓은 듯
점심 반시간 쪽잠에서 깨면
일과처럼 마시는 커피 한잔


음미하며 홀짝이는
여유작작 아니지만
참맛이 머리드는 순간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쪼들린 잠을 달래며
열심히 일해서 얻은 입맛


생활이 부여한 진맛이다
종래로 느껴보지 못한
풋풋하고 은은한 향기


뜨는 해와 지는 해에 떳떳하고
부끄럼 한점 없는 일상으로
씹을수록 구수한 뜨거운 커피 한잔


답이 없는게 답이다


오려거든 가지 말고
가려거든 오지나 말거지
괜히 와놓곤 오지 않았던 듯
나는 간다 떠나는 얄미운 봄아


할 말 있으면 시원히 하지
할듯 말듯 깝자르지 말고
애간장만 태우는 게 장끼냐
속에 불을 지른 꽃봉오리야


싫으면 싫다고 끊던지
달착지근 질질 끌건 뭐냐
아닌 보살 말고 속 좀 보여주렴
눈물만 빨아내는 독한 양파야


당기면 쫙 늘어나는
밀당하는 고무줄이냐
칼로 베 듯 통쾌해야지
속만 푹푹 퍼가는 못난 드레박아


하긴 누굴 탓하랴
없는 답을 찾는
내가 지지리도 못났지!
세상에 록록한 것 따로 없어라


가을을 줏다


잔디는 소명 다 하고 살포시 눕는다
사과는 익으면서 빨갛게 얼굴 붉힌다
바람은 쭉데기 날려버리고
낟알만 알뜰히 줄을 세운다


속살 드러낸 하얀 목화에게
부끄럼 잘 타는 들국화 눈 흘기고
할 일 많고 갈 길 바쁜 내물은
뒤 돌아볼세라 발걸음 재촉한다


땀 흘린 보람이 주렁주렁
바라던 소망은 여물고 있다
하늘은 향기에 거뜩 들리고
땅은 열매 흐드러져 내심 흐뭇하다


지평선


높은데서 내려보면
작게 보인다
낮은데서 올리보아도
작게 보인다


참다운 원모습 보려거든
높지도 낮지도 말아야 한다
높으면 높은 연유 있고
낮아도 낮은 리유 있다


산보다 더 높이 섰다면
받쳐주는 산의 혜택이고
두둥실 하늘 높이 떴다면
품어주는 하늘에 감사할 일이다


매일 아침마다 약속한 듯
해는 지평선에서 뜨고
매일 저녁마다 어김없이
해는 지평선에서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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