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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섣달 그믐날 - 김학송

2026-03-11 15:07:14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먼 별의 문안을 전해주는 밤
폭죽 소리에 찢어진
천공의 한 모퉁이로
한해의 번뇌가 줄지어 도망친다


아쉬움에 젖은 시간이
열두점을 치면
어느 집에선 설맞이 윷판이
운수를 뒤집느라 야단법석이다


행여 눈섭이 희여질가봐
걱정이라도 되는지
눈꺼풀과 씨름하는 어린 손주놈의
고사리같은 손가락 사이로
또 한해가 빠져나간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제야의 종소리도
아리숭한 꿈에 젖어
파랗게 파랗게 몸부림친다


새봄 1


구름이 계절 맞춰 호우를 뿌리니
풀과 나무 새옷 입고 잔치를 벌린다


부지런한 농부는 밭이랑 고루며
주름의 계곡에 소금꽃 피운다


저 호수에 물안개 피여오르면
봇나무도 어깨 들썩 춤을 추리라


새봄 2


훈훈한 바람이
버드나무 우듬지에 잠든
하얀 노래를 불러 깨운다


한껏 물 오른 잔가지 부여잡고
춤이라도 한바탕 추고 싶다


어둠이 드리우면
구름의 주막에 찾아가
사랑 술 한대접 마셔보리라


새봄 3


아물거리는 상념은
아지랑이로 피여나고


아리숭한 그리움은
봄비 되여 내 몸 적시고


묵덤불에 깔린 미련은
파아란 새싹 되여 솟아오르고


가을 계곡


바람 세찬 삶
내면에 이는 격랑


진동하는 황락(黄落)의 노래
구배 많은 운명의 황토길


늦가을 귀똘이가 구슬피
우는 리유가 궁금하다


라목한천(裸木寒天)이 외롭다


꽃과 바람


내 꽁무니를 졸졸
따라오던 바람이
한발 앞서 달려가
꽃망울을 만진다


꽃은 좋아
싱그레 웃는다


내가 다가서도
못 본척 하면서
꽃은 자꾸만
바람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류월


산이 기지개 켜고
계곡이 손벽 치는 새벽무렵
수집은 이슬이 곱다라니 걸려
나무마다 시체멋이 번쩍이고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쑥부쟁이는
간밤에 산바람 아씨와 나눈
은밀스런 언약을 떠올렸는가


언덕마다 골연마다 자연이 써논
바알간 시편이
쟁그럽게 뛰어놀며 아물거린다


목욕탕


목욕탕에 가서 걸친 것 다 벗고
허위의 옷까지 벗고나니
빈 몸뚱이 하나 달랑 남았다


가진자나 없는자나 똑 같다
높은자나 낮은자나 똑 같다
목욕탕에서 평등의 진실을 배운다


샴푸와 비누물 따라
몸에 붙은 추레한 것들이
소리치며 흘러내린다


겉때는 말끔이 씻어버렸는데
내 안에 가득 찬 속때는
무엇으로 씻어야 하나?


무제


시간은 눌리워 돌이 되고
허공은 부서져 물이 된다


불길에도 타지 않는
폭우에도 젖지 않는


사랑과 웃음 속에
새 세상이 열린다


컨테이너


마음은 컨테어너와 같다


그 안에
금덩이를 담을 수도 있고
돌덩이를 담을 수도 있다


내 령혼이
하늘을 담는 그릇이 될 수도 있고
작은 옹기가 될 수도 있다


행여 내 속이
쓰레기통이 될가 봐
항상 조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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