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잎 깔린 외딴 산촌길에
싸락눈 내리는 소리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
이 아들 기다리는 한숨소리
집 떠날 때 몰랐네
그리움이 애간장인줄
가랑잎에 내리는 겨울의 소리
나는 령혼으로 듣는다
사그락 사그락 내리는
겨울밤의 눈소리에
가랑잎은 애처러이
사모곡 부르누나
화전자 령 넘어 고개 넘어
내 다시 고향땅 찾아
어머니 기다리는 곁으로
돌아갈 수 있으랴
고추 다래
고향집 하얀 벽에
고추 다래 매달려
가을 볕에 빨갛게
배추김치 양념장으로
익어가고 있다
하얀 흰꽃이 진 뒤에
서리서리 피여오르는 것은
살아온 과거를 한몸에 안고
삶의 응어리 고통이 뭉쳐져
고추장같은 그리움이 되였다
돌아보면 세상은 한때
고추밭이였는데
저 먼 길을 가는 사람은
미련 안고 끝도없이 걷고 걸으며
연신 뒤를 돌아보고 있었다
도리깨
아품을 털고
슬품을 털고
그리움을 털던
도리깨가
고향집 처마 밑에
홀로 서 있다
도리깨로 늙고
사지마저 온정치 못한
가을이 떠난
텅 빈 들녘을 걸어가는
아버지 지난 삶인가
누구도 찾아주는 이가 없다
빈 채에 남아 있다는 것이
더는 일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프고
기다림과 아숴움으로 묻어있는가
지나가던 바람도
가끔씩 머물었다 갈 뿐이다
손두부
눈오는 날이면 어머니는
손두부 만드는 것을 즐겼다
터밭에서 걷어들인 콩을 갈아
그리움이 많은 가마솥에 넣고
아버지가 지피는 콩깍지 불에
한해의 서러움을 태우셨다
타탁타탁– 타탁
아궁이에서 나는 그 소리
겨울이 잠에서 깨여나고
사락사락 내리는
싸락눈 소리에
한소절 봄이 노래가 들린다
할미꽃
한해도 거루지 않고
고향 산소길에 피는 꽃
분홍 노랑 화려함보다
순박한 그 마음 고맙구나
내 할미꽃 그리워함을
그대 아는가
호호 백발 어머니 사랑을
가득 담고 눈물 맺힌 꽃 아닌가
코스모스
추석 산소길
산비탈 척박 땅에
곱게도 피여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녀린 꽃대는
어머니 삶의 눈물 같다
슬픔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움은 연분홍 색깔이 되였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너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