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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선봉산의 가을 (외 7수) 박정자

2026-01-28 13:39:54

선봉산은 그 자리에 서있다


단풍나무 가지에 걸려있는
해살비늘 뚝뚝 떨어져
저 산 이 산 나무들 옷벗는 소리 들려온다


여린 들꽃들
엷은 바람결에
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마지막인양 손 흔들어준다


오늘도 나는 선봉산
산시(山诗)에서
조락(凋落)이 가을을
시로 쓴다


흰 눈 내리는 겨울이면


흰눈 내리는 겨울이면
울 아버지 생각이 간절하네
아버지는 늘 시린 손 비비며
정미기 앞에서 추운 겨울보내셨네


겨울이면
아버지 생각이 간절하네
나는 따뜻했던 난로를 생각해보네
마음만은 따뜻할 수 있었던
아버지의 긴긴 겨울
난로라도 따뜻하게 피울 수 있었다면
아버지 소원이였으리


아버지의 겨울을 꺼내보는 순간
그때 그 겨울의 추위가
내 마음에서 떠나질 않네


할머니 손은 약손


쓰리고 아픈 배
낫게 해 주신 약손
할머니 손은 약손이였다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
어루만져 주시던
만병통치 약손


배 아파 힘들어하면
배를 어루 쓸어주시던
할머니의 약손


나아라 나아라
내 새끼 아프지 말라
나아라 나아라
어서 나아 튼튼해져라


–내 손은 약손
–내 손은 약손
할머니 주문처럼 외우던
그 손길이 그리워진다


할머니표 쑥개떡


종달새 지종지종
푸르른 보리밭길


할머니와 함께
쑥개떡 만들었네


손끝에서 묻어나는 쑥개떡
조물락 조물락
쑥향기 피여나고


입안 가득 씹으면
할머니표 쑥개떡 향기
온 천지사방에 퍼져나네


지금은 먼곳 가신
할머니 생각
쑥개떡 향기
페부까지 들이켜보네


이팝나무


해마다 청보리 핀 5월
때 아닌 눈처럼 내린
흰 꽃송이
탐스럽게 앉아있다


소꼽놀이 하던
우릴 불러앉혔던
엄마의 이팝 한사발
소복하게 앉아있다


밥 먹으라 불르던
울 엄마 목소리
구름우에서 둥등
떠서 들려오고 있다


새옷 입던 날


어릴 때 입었던 옷
어찌 새옷이라고만
하겠는가
그것은 엄마의
손끝에서 흘러내린
피땀이고
그것은 엄마의 눈물 골짜기에
숨겨진 피눈물이며
자식을 키워준 가슴에
솟구치는 젖줄기였다


젖 한모금조차
마음대로 줄 수 없었던 엄마


오로지 손재봉틀 한뜸 한뜸
손으로 돌리시며
새옷 지어 입혀주시던 엄마


오랜 병마의 시달림에도 자식을 위한
희망의 울부짖음이였네


음악의 거룩함


몸 아프고 힘들 때면
호수처럼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다


음악은 소리와
침묵 사이
흐르는 령혼이다


소리는 령혼의 날개
침묵은 소리의 숲


령혼의 새 한마리
깃을 친다


이세상 영원한 것은 없다


세월 속에 묻혀가는
11월 마무리하는 사이
막바지 12월이 달려왔다


한해의 마지막달
12월은 일년을 마무리하고
새해 계획 세워가는 달이라고


년초부터 계획했던 모든 일들
월초 등지고 행하느라
초고속으로 달려왔다


내가 고려희 나이가 되니
마음 조급해 세월앞에 달리는 건지
AI시대가 되니
세월이 더 빠른건지


눈 깜박할 사이에 하루인가하면 한달
또 한달인가하면 한계절이 지나고
또 한계절 지나는가하면 사계절 되니
이런 화살같은 세월이 또 어디있으랴


세월 앞에 당할자 없다더니
세월의 흐름에 당할자 그 누구랴
그렇다고 세월을 탓하지 말아야하니
세월에 겁먹지도 말아야지


세월이란 행복한 순간에는
쏜살같이 달려가 버리고
괴로우면 발을 질질 끌며간다
어쩌면 우리를 롱락하는 악마같다


세월이란 흘러가면
가장 아름다운 보석도
빛을 잃으니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 얼굴에 주름을 생성하고
몸을 악화시키며
모든것을 무너뜨린다 결국
이 세상 영원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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