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끝 푸른 하늘
숨결에 취해 걷노라
마두금 타는 목동
그림자는 어디 가고
치즈 짜던 손길에
향기묻어 흩날리누나
해빛은 몽고포 감돌고
아득한 늪에 고인 슬픔은
말라붙은 강이로다
등허리 휜 락타
유목의 피 담긴 눈길에
고독이 서려 번지네
텅 빈 몽골포우로 한 맺힌
노래가 뼈를 훑을 때
바람은 방랑의 발길로
고행의 배낭을 휘젓누나
채찍이 창공을 상처 내니
새싹은 하늘 향해 손짓한다
흰구름은 푸른 무덤에
천년을 띄워 보내며
안녕에 불꽃으로 축복하네
소낙비
무지개 비낀 저 언덕
노을에 쌓인 놀빛의
열기가 강가에 노닐 때
억새는 떨림 보듬고
물오리는 한숨에 허덕인다
비줄기 세월 때리니
뿌리들 몸을 풀어
잎새 사이 시린꿈 노닐고
열매는 가지에 걸려
잉태의 쓰라림 꿈꾸네
뒤늦은 후회
가슴치는 후레자
개구리 조아리는 울음
아리숭한 숨결 속에
강물은 흐르고 흘러간다
억척같은 돌들도
모난 정에 맞은듯
소리없이 다슬어 가는데
뼈를 갈아먹는 동통은
저 녀인의 가슴을 허비네
무심히 떠나는 구름도
세월을 따르지 못하는데
우리만 세월 잡고 놓치 못하네
가을숲
무성한 푸름이 갈림길에서
나무의 흐느낌 보듬는다
웅크림에 멍든 잎새
소용돌이마다
천리 낭떠러지에 꽂힌다
육신 깨무는 천둥의 넉살
하늘 장막에
탈 쓴 고독 불러들일 때
찬서리에
경직된 나목들의 속곳
한잎 두잎 유서를
수만장 신음으로 날린다
명상 고르며
하현달의 그림자
뿌옇게 시간에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