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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재생(重生)–시간의 접힘과 펼쳐짐- 김동활

2026-01-14 11:40:29

1) 시간의 주름: 눈꺼풀우에 새겨진 필름


륙십년간 시들은 눈꺼풀 너머
도심 광장이 유리접시우에 펼쳐진다
드론 불빛이 별들을 훔쳐와
하늘에 뿌린 후 갑자기
시야를 찢는다–마치 어릴적 찢어버린
그림책 책장처럼
몸이 허공에 둥둥 뜬 듯
귀가에 스며드는 건
1983년 여름 남쪽으로 달리는
록색 객차의 증기 휘파람소리
창가에 얼굴을 비비면
타다남은 석탄가루가 입안에 씹혀온다
‘대학’이란 단어가 침을 머금는다
수발실 동쪽벽에 성적표가 벌겋게 물들었다
내 이름이 첫줄에 홀로 서있고
점수들이 송곳처럼 가슴에 박혀온다
칠월 해살이 그 우에로 쏟아져
머리카락을 금빛 실로 엮는다
그 순간 나는 놀랐다–
이게 첫 ‘재생’의 실을 뽑는
시간의 북이 될줄이야


2) 그때의 나: 배운 게 아닌 빼앗긴 것들


교무실 문턱에 서서
손 흔드는 선생님
물에 비친 달빛처럼 흔들린다
“고마워요”가 혀끝에서 굴러떨어지며
바닥에 새겨진 껌자국처럼
찢어지고 흩어진다…
나는 고개를 숙여
그림자 속으로 기여들어가 숨어버렸다
인정세상은 미적분보다 더 헷갈렸다
남의 웃음소리에 귀가 따갑고
인과관계는 내 손톱밑에 박힌 가시같았다
화가 치밀면 여름 소나기처럼
모든 걸 적시지만
금방 따르는 후회는 진흙탕에 빠진 구두처럼
끈적끈적 묶여 있었다
방임을 ‘청춘’이란 단어로 삼아
허공에 글을 새기다보면
손끝에 남은 건
벽에 긁힌 흉터뿐이였다
진정한 청춘은
도서관 구석 벽돌 틈새에서
한줄 한줄 기여오르는
각주들의 숲속에 있었던 것 같은데…
‘래일’은 영원한 유혹이였다
오늘 과제를 래일로 미루고
래일 꿈을 모레로 밀어둔 채
시간을 빈 상자에 담아
층층이 쌓아올렸다
마치 어릴적 지었던
모래성처럼 허술하게


3) 놓친 것들: 발밑에 떨어진 별들


동창들이 하나둘씩 교문을 밀고 나설 때
“너도 할 수 있어”란 말에
나는 책장을 넘기며 고개를 젓는다
재능은 씨앗인데
나는 그걸 땅에 심는 법을 몰랐던 것이였다
물을 주지도, 해빛을 쬐여주지도 않은 채
발아를 기다리다 시들어버리는…
그렇듯이
‘돈’이란 단어는
내게 낯선 외국어였다
허풍을 채운 ‘지식’에 속아
주식 그래프를 읽을 줄 모르고
평범을 비웃으며
‘고상함’이란 가면을 썼었지
시장은 불타오르고
부동산 광고가 거리를 뒤덮었지만
나는 여전히 플라톤의 《국가론》으로
머리를 채웠다고 으쓱했고
세상이 돌아가는 법을 모르는 채
읽은 책의 두께로 스스로를 속였던거였다
지식 쌓기는 자루에 돌 넣기고
마음 다듬기는 그 돌을 갈아내는 일인데
그 무딘 마음의 돌각이
어디서 가장 먼저 상처를 냈을까?


4) 사랑: 주는 법을 모르는 손


마음을 갈아내지 못한 채
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가장 날카로운 각을 드러냈다
첫정은 꿀처럼 달콤했고
잇다르는 정은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나는 그게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몰랐다
사랑은 꽃이 아니라
꽃을 피우는 땅이여야 한다는 걸
어머니의 전화가 “바빠” 속에 녹아내리고
아버지의 허리 통증이 “나중에”로 묻혀지고
안해의 눈빛이 “피곤해”로 읽혀지지 않고
딸아이의 첫 그림이
책상우 쌓인 파일아래서 먼지를 먹고
색이 바래갈 때
유혹은 밤늦은 술집 문틈으로 들어오고
“괜찮겠지”란 변명으로 스스로를 속여보았지
어휴~
사랑은 주는 것이지 빼앗는 게 아닌데–
나는 왜 그때는 알면서 몰랐을까?
내 손에 쥔 사과가
어느새 썩어가는데도
눈을 감은 채…


5) 깨여남: 이 순간이 전부인 것을


드론 불빛이 갑자기 꺼져
광장이 어둠에 잠긴다
눈을 떠보니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다
주위 사람들은 웃음소리 따라 흩어지고
내 시선아래엔
땅에 떨어진 달 조각들이 반짝인다
3분
그 짧은 시간에
나는 사십여년을 다시 살았다
‘재생’이란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거구나
아쉬움은 어제 일기장에 묻어두자
그것들은 내 인생의 주름이지
짐은 아니니까
오늘부터 나는
마른 스폰지처럼 될 거야–
시간의 물을 빨아들이고
모든 걸 흡수하며…
안해에게 전화를 걸 거야.
“사랑해요”란 말을 진심으로
가족들과 저녁을 같이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그림을 찾아내 책상앞에 걸어둘 거야
그 그림 속 태양이
탁상등과 함께 빛나게
그리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용기를 자랑할 거야
“내가 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란 말을
하루에 열번씩 가슴으로 곱씹을거야
다음 재생이 와도
당당히 말할 수 있게
“이번 인생, 나는
엄청 행복했어”

광장 조명이 다시 켜진다
어느 아이가 내 왼팔을 톡톡 친다.
“할아버지, 사진 좀 찍어주실래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카메라 렌즈 속으로
내 18세의 눈이 반짝여온다
그 눈동자 속엔
여전히 미완성된 꿈들이
별빛처럼 떠다니고 있다
이게 바로
내가 기다리던
재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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