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허물어져도 맥 버리지 않는다
또 다시 신심 가득히 쌓는다
주어진 쪽 어수선해도 탓하지 않는다
이웃의 눅거리 동정도 바라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감각과 의지만 세운다
된다는 믿음 하나로 걸차게 버틴다
생각대로 잘 나가는 경우 많지 않아도
희망으로 부푼 마음 일자로 변함이 없다
어제는 까맣게 잊고 내일은 뒤로한 채
차례진 현실에 올인하는 삶의 철학
결과보다 과정에서 배우며 터득한다
살아가는 인생의 진미 뭐가 다를가?!
(2)
무미한 시간들에
긴장을 만든다
시름 활 놓고 사는
게으름 설 자리는 없다
존재의 의미가
말로써 아니라
움직이는 행위로
점철되는 참맛이다
보이지 않는 꿈이지만
추구의 신들메는
오직 조일 뿐
풀린 적이 없다
가다가 힘들면
돌아서는 길도 있다지만
돌아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되돌아 갈 수 없는 인생처럼
(3)
눈으로 볼 수 있는 얼굴에서
눈에는 안보이던 속이 보인다
굳게 다져오던 정의나 공리가
얄팍한 실리에 가리우기도 하지만
적나라한 자기 모습 드러내는
개울처럼 맑은 서로의 거울이다
감추고 살아야 했던 쥐구멍에도
순간이나마 투명한 해빛이 감돈다
겨울과 대결하는 라목의 추위에는
봄을 그려가는 거창한 꿈이 있다
(4)
돈의 가치가 확실하다
생존의 매개물로 확실하다
내놓을 수 있는 거기까지다
주머니 비는 순간 당장 수치다
자존도 자신도 한자리에 앉아
편할 수 없는 공존의 적수 관계
호시탐탐 서로가 서로의
약점과 실수 노리는 매발톱이지만
붉은 잉어 한마리 낚기 위해선
기다림의 고독도 향연이 아니 일가?!
(5)
쪽을 다루는 기본 기능이 필요한가 하면
충동을 억제하는 자제력도 만만치 않다
기교만 능하면 다가 아니다 때론
마음가짐이 더 큰 몫을 감당한다
의욕을 앞세우면 공리를 팽개치고
기회만 엿보면 방아간 스치는 격
분에 차지 않아도 분에 넘쳐도
모두 과녁 빗나가는 화살이다
모든 일에 도가 따르듯이
행운만 바라고 따른다면 운은 되려
눈이 멀고 귀가 막히게 되여
세상 더는 나를 위한 존재가 아니리라
(6)
한쪽을 쥐여오면 한쪽은 버려야 한다
버리는 것이 쥐여오는 이상으로 소중하다
올 것은 나의 것 누가 대신 못해도
버리면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 된다
가져오는 것으로 보충하며 짝을 맞추고
버리는 것으로 정화하며 성공으로 치닫지만
우리 서로 주고 받는 말처럼 내가 한 말도
내 입에서 떨어지면 남의 가슴에 씨앗 된다
다시 담을 수 없는 엎지른 물
싱싱한 꽃을 피울 수 있는가 하면 평생
가슴에 옹이로 남는 상처 될 수도 있거니
침묵하면 내 것이지만 뱉으면 내 것이 아니다
(7)
쭉 일자로 변함이 없다
춘하추동 계절은 바뀌여도
무시하는 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불길로 타오르는 열련
비 온다고 눈 온다고 식으랴!
청춘을 꽃피우는 첫사랑처럼
담담한 일상의 반복에도
원망이나 짜증내는 일이 없다
금방 공부 시작한 천진한 아이처럼
나서 죽는 그 날까지
고수해야 할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뜨거운 사랑이 바탕으로 깔려 있다
(8)
생활을 사랑하고
생활에 취하는 이에게
시가 있고 노래가 있다
깊이 빠지는 항심이 없이
어찌 새로운 발견 운운하랴!
몸과 마음 하나가 될 때만이 가능타!
주추돌이 되고 못이 되여
정해진 자리에 박혀있어도
주어진 자아에 충성하는 고매한 덕성
네가 떠난 자리엔 대신이 없고
너를 버린 과오는 메울 수 없다
다시 없어야 할 소중한 교훈이다
(9)
기성 답안은 답안이 아니다
대상에 따라 상황에 따라
내가 조합해야 유일한 출로다
대박의 희열이나 절망의 슬픔
너와 나 모두에게 꼭 같이 주어진
인생의 거안사유와 얼마나 닮았는가!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이고
정답을 찾아야 정답이 없는
무궁한 미지로 다가서는 섭리
단 내가 반할 수 없는 건
검은 입 벌린 끝없는 동굴이기에
빠지면 자체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10)
마작은 홀로 넘어져야 대승이고
인생은 홀로 일어서야 비롯된다
마작은 세월 야금야금 훔쳐가고
인생은 세월 야금야금 잃어간다
마작은 알게 모르게 구렁텅으로 이끌고
인생은 구렁텅에서 밖으로 나오는 일이다
마작으로 인생을 펼 수 없지만
인생은 마작으로 구겨질 수 있다
마작으로 빛나는 인생이 있다면
인생은 우리에게 죄 되는 일밖에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