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두드린 달빛이
고요의 단잠을 깨우고
살며시 꽁무니 뺀다
은토끼 한마리
은하수 건너 물고기자리를
만나러 떠나가고
새별 등대마저 사라지니
허전한 마음 금할길 없다
려명 향해 몸부림치는
장닭의 아쉬움 비장하고
세상이 굴러가는 소리에
비둘기도 노을을 머금고
목청 돋구어 노래부른다
파도의 기지개에 바다가 거품 토하는데
갈매기들 물보라 일구며 흑운을 몰아낸다
어리광 부리던 별무리들 은가루 휘뿌리며
대지우에 쏟아져 내릴제
무정세월 인간세상사
아침은 운무에 미역감고 해살의 애무를 받으며
청아한 자태로 왕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