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들도
강도
바다도
꽉 껴 안아주는
묵언의 가슴
엄마의 시
일자무식이셨던 엄마는
평생동안
시 다섯수를 쓰셨다
꽤 읽을만한 다섯수의 서정시
박웅 박남
박순 박옥 박봉
패러디하였지만 조금도
어색치 않은 다섯수의 서정시
푸성귀 강냉이 떡도
배불리 먹을 수 없던 그 세월
끼니 장만하느라
오르내린 눈물의 아홉고개
한숨에 시린 허리
백지장 되여
구슬땀에 필촉 적셔가며
적어 놓은 다섯수의 서정시
세월 흘러도
또렷이 떠오르는 글발들
엄마는 지금도 읽고 계실가
밤하늘 별들은 깜빡이고 있는데
그러실거야 지금쯤 엄마는
아마 랑송가이실거야
저 하늘에서 목소리를 다듬어
끊임없이 시를 읊으실거야
첫째야 둘째야 아들아 딸아 하고
인간
짐승이 짐승을 보는 눈은
그렇게 다정했다
나눠 먹는다는 것
올바른 짐승이 아니고서야
어림 없는 일
짐승이 짐승을 알아가는 길에는
늘 눈부신 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