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해여 당신은
재산도 명예도 없는 나에게
사랑이란 두글자만 가슴에 안고
조용히 웃으며 다가온 사람
안해여 당신은
한오리의 해빛도 함께 쪼이고
한알의 쓴 열매도 나누어 먹으며
내 삶의 절반을 갈라 이고 온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사람
안해여 당신은
힘겨운 생의 길에서
무수히 아품의 탑을 쌓으면서도
낮이면 해를 이고
밤이면 달을 이고
내 삶의 구석들을 밝혀준 사람
안해여 당신은
엄동이 닥쳐와도 얼지 않고
세찬 바람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으며
오직 안해라는 그 이름 하나로
한몸을 다 바쳐
나를 받들어준 사람
안해여 당신은
내 행복의 샘을 파는 사람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따뜻한 사람
당신이 있기에
홀로아닌 나로하여 하냥 즐겁다
오, 안해여 나는 보았다
꼭잡은 나의 손 끝까지 놓지않고
티없는 심지와 착실한 삶으로
생의 길에 고이 심은 당신의 지조
믿음과 충성 속에 커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사랑으로 가꾼 순정의 열매
가을의 단풍처럼
빨갛게 노랗게 익어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