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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엄마라는 선물 (외 2수)- 정정숙

2025-05-28 09:07:15

콩알만한 점 하나가

웅숭깊은 아기 주머니 속에서

꼬물댄다


하루 이틀 한달 두달 열달

사랑 먹고 잘도 커서

남산만큼 부푼 몸뚱이


하늘 땅 맞붙는 산통끝에

아가가 울었다

엄마가 되는 순간에

드디여 울었다


아, 얼마나 보고 싶었던

아가였던가

하얀 젖가슴 내여주는 순간

기쁨의 눈물 구슬되여 쭈루룩


품 속의 귀여운 아가

잠자는 모습도 곱더라


엄마라는 이름 주었다

온 세상 통째로 선물 준

내 아가야



엄마의 초두부


수십년 간직해 온

엄마의 초두부 비결은

콩과 깨끗한 물이였고

매돌로 보드랍게 가는 것


콩물을 끓일 때

온도 조절에 신경 썼고

서시도 골고루 뿌리면서

천천이 저어주셨다


엄마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부드럽고 고소한 초두부

밥상우에서 엄마 냄새가

몰몰 피여 오른다


인내와 끈기로 만들던 초두부

어쩌면 대가족의

며느리로 안해로 엄마로

매돌 돌 듯 돌아쳐도

불평불만 없이 고스란히

당신의 삶을 그려낸 것

아닐까



동생아 미안해


복의 찌는 듯 무더웠던 날

이른 새벽 밭에 가신 엄마는

오지 않고


겨우 한돌 남짓한 남동생

배고프다 손가락 빨며

째지게 울고 우는데


여덟살 내기인 나

남동생 둘쳐 업고

엄마 찾아 젖 찾아 길 재촉했네


갑자기

칠흙같은 하늘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우뢰 울더니

장대같은 소낙비가 퍼부었네


가도 오도 못하고

낯 모를 집 처마밑에서

발 동동 구르며 울던

철 없은 누나


물 한모금 동냥했어야 했는데

죽물이라도 먹여야 했는데


하루종일 굶긴 채로

잔등에 업고 걷기만 하였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네

륙십년전의 그 날을


해어진 검정 고무신 끌고

엄마 찾아 헤매던

그 무섭던 진창 길은


오늘도 내 가슴에

질펀하게 남아 나를 울리네


사랑하는 동생아

누나가 미안해

바보 같았던 누나가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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