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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거리 북경 후해(後海)

2022-11-14 09:10:19

북해 호수에서 백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권기식 회장. 

북경에 바다가 있다면 내륙 도시에 뜬금없이 무슨 바다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북경에는 바다가 있다.

중남해(中南海)와 북해, 전해(前海), 후해(後海), 서해(西海)가 그것이다. 5곳의 바다는 자금성에서 덕승문대가(德勝門大街)까지 이어지는 데 주변에는 고궁 부터 백탑(白塔), 송경령(宋慶齡) 옛집 등 중국인들이 즐겨찾는 문화유적이 즐비하다.

북해와 중남해는 원래 황실의 정원이었다. 1420년 명나라 영락제가 북경으로 천도한 이후 북해 동쪽에 자금성을 짓고 북해 남쪽에 중남해를 조성해 이 둘을 묶어 서원(西苑)으로 불렀다. 북경이 삭막하니 강남지역을 본따 인공호수를 만들고 이름을 바다라고 한 것이다. 중국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돌 경계석 너머로 보이는 고즈넉한 후해 호수.

1925년 중남해에 총통부가 건설된 후부터 중남해는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 되였다. 북해는 시민들에게 개방돼 공원으로 조성되였으나 담장으로 둘러쳐져 편히 접근하기 어렵다. 

전해부터는 개방된 공간이다. 그러나 전해 주변은 음식점과 판매점 등이 늘어서 북적이는 관광지 느낌이다. 대개의 관광객들은 북해 공원을 가거나 전해 상점가를 거쳐 고루(鼓樓)를 지나 남라고항(南锣鼓巷) 골목(胡同)으로 빠진다. 남라고항은 북경시가 지난 2008년 옛집들이 모인 골목을 정비해 조성한 상점가인데 북경의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고루 광장에서 중국 전통 설탕과자인 탕후루 리어카를 끌고가는 상인의 모습이 이채롭다.

필자는 한중 교류 일을 하며 수십번 북경을 방문했다. 또한 2017년 청화대학 방문학자와 올해 북경대학 방문학자를 하면서 북경에 장기 체류한 경험이 있다. 그러니 북경 구석구석을 웬만한 북경 사람 보다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북경 살이'를 하면서 필자가 가장 즐겨찾는 곳은 후해이다. 공원의 담장에 갖힌 북해, 상점가로 관광객들의 놀이터가 된 전해와 달리 이곳은 현지인만이 고즈넉한 일상을 살아가는 생활 공간이기 때문이다.

전해를 지나 은정교(銀錠橋) 돌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는 연대사가(烟袋斜街) 상점가가 이어지고 왼쪽으로는 후해의 호수가 길이 이어진다. 버드나무가 늘어선 호수가를 한참 걷다보면 왕해루(望海樓)가 나온다. 전형적인 중국풍의 3층 루각이 후해를 내려다 본다.

이곳에서 호수를 바라보면 잠시나마 나그네의 상념을 잊을 수 있다. 커피라도 한잔 마실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왕해루를 지나 조금 걷다보면 청나라 마지막 황제 부의(溥儀)가 태여난 순친왕부가 나온다. 이곳은 손문(孫文)의 부인인 중화인민공화국 명예주석  송경령(宋慶齡) 녀사가 1963년 이사해 거주하다 1981년 사망한 곳이다. 송씨 집안의 세 자매 중 가장 중국 인민의 사랑을 많이 받은 인물이 송경령이다. 그는 장개석의 부인이 된 막내 녀동생 송미령과 달리 항일과 아동보호를 위해 일생을 바쳤다. 절강 재벌집 두 자매의 엇갈린 운명은 중국 현대사의 또다른 단면이다. 중국 정부는 한평생 항일애국운동을 하고 신중국 건국에도 큰 기여를 한 송 녀사를 기리기 위해 1981년 10월 이곳을 '중화인민공화국 명예주석 송경령 고거(故居)'로 이름을 짓고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2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송 녀사 기념관과 옛 청나라 왕부(王府)의 멋들어진 정원을 산책하며 권력의 무상함과 인간의 위대한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작은 호수가 있는 언덕 위에 정자가 하나 있는 데 이름이 청우루(聽雨樓)다. 이름 그대로 호수가에서 비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잠길 수 있는 곳이니 참 운치있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인의 사랑을 받는 송경령 녀사가 거주하던 옛집. 

이곳까지 걷고 발길을 돌리면 왕해루 주변에 작은 공원이 나온다. 한국 처럼 간단한 체육시설이 있고 중국 특유의 마작 공간이 있어 주민들로 늘 북적인다. 력사의 공간 옆에 삶의 공간, 서민의 공간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것이다. 시대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있는 력사의 공간, 후해가 그래서 좋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ㆍ북경대 방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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