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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노가다 (외 1수) - 김동활

2026-02-27 14:38:14

서른해째 콘크리트 산을 지고 걷는다
렌치는 손바닥에 등뼈를 새긴듯
비계(脚手架)우에로 하늘은 점점 다가온다
지도는 사막이 되고 나는
등대 없는 바다에서 표류하는
빛바랜 배표의 주인이다
사투리는 깊숙이 박힌 가시처럼
트렁크 속에 잠든 려권에서
고향 이름은 서리처럼 사라져간다


이슬은 칼날 되여 살갗을 베고
이른 가로등은 그림자를 돌담에 박아둔다
나는 녹슨 톱이바퀴인가
남의 기계 속에서 허공을 갈고 있을 때
페인트 냄새는 뼈마디까지 스며든다
고향은 헤진 작업복 안쪽에서
시멘트 가루처럼 가볍게 날리는데
면솜 같은 향수
섣달 그믐날 밤 교자(饺子)의 반죽 냄새…


동네 슈퍼의 찬 맥주로 땀을 식히고
세방에 챙긴 추석 송편에서
마누라의 손맛을 느낄 때
손주의 웃음 액자 뒤에서는
유산 같은 그리움이 피여올라
지나간 아픔을 진로 한병에 붓고
개봉도 않은 관을 향해 건배하는 순간
년금 통장은 바람에 펄럭이며
지전(纸钱)소리처럼 속삭인다
“이제, 여기까지 왔구나”


산 너머 신기루라고 찾아와 보니
모든 산은 굽은 낫처럼 똑같은 얼굴이다
빌딩 숲은 나의 땀을 먹고 자라고
달빛은 비계에 거짓 은빛만 입히는데
예순살 허리는
습관된 자루를 메는 순간
뼈마디가 쉭쉭 소리를 내며 묻는다
“이 몸, 다시 몇번 황혼을 견뎌낼까?”


어느 산중턱이냐 묻지 마라
모포(拖布)가 물처럼 발자국들을 삼키면
벽지도 마지막 흉터를 지워버린다
나는 결국
땅의 숨결에 섞인 먼지인 것 다만
남들이 모르는 이야기 하나
이 먼지 속엔
려권의 서리도 소주병 무덤비처럼
모두 녹아 들어가 있으니…


등(灯)


도시의 등불은 용접된 별이 되여
콘크리트 밤하늘에 매달린다
그 빛은 가격표의 수자처럼
은행 통장 속 잔고처럼
차가운 눈길을 흘기는데
나는 그 빛 속에서
번호 없는 열쇠가 되여
남의 집 현관앞에 서성거린다


심장 깊은 곳, 상처 아닌 상처에
켜져있는 오랜 등잔불 하나
바람 리듬에 맞춰 희미하게 흔들린다
그 아래서 다림질하던 젊을적 엄마
타닥 타닥 심지가 터지며는
등불은 다시 나를 비추고
나는 그 속에서 어릴 때의 나를 본다


초가의 등불이 그리운가
기름 심지에서 뜯어낸 작은 불꽃
어두운 방안에 늘어지던 그 빛은
뜨개바늘 끝에 걸린 이야기들처럼
엉키고 풀리기를 반복했었지
연기에 주름진 그 불빛은
잠자는 언덕을 넘어가던 꿈이였었다


그땐 그 빛을 메고 바다를 건넜다
삼등석 선창의 매캐한 전등은
말린 비늘처럼 누렇게 이글거리며
일렁이는 파도끝의 항구를 비추었다
이젠 북적이는 네온에 익숙해지고
비행기의 형광등에 마비되였어도
늘 잠 속까지 찾아오는 그 등잔불
짠내나는 파도에 치우쳐
떨어지지 못한 눈물인양 흔들린다


언녕 정전을 잊어버렸어도
따뜻함에 게으른 이곳 이 방
오래전에 꺼진 등불 하나만이
인정어린 뿌리를 덥히고 있다.
소리없는 비 속에서 등불을 따라
꿈의 바다를 다시 건넌다
“내가 왔소”
메아리가 낡은 바자문을 두드리는데
문전에는 기다리는 누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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