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살조차 차디찬 화살 쏘는데
깊은 미소 날리며 꿋꿋한 기상
이제 겨우 산중턱에 허덕이는데
어서 오라 손짓하는 푸른 등대
락타털도 못덥히는 내 몸이
후끈 달아 기운냄은 어이해서냐
오르고 오르다 내가 죽어
소나무 되는 꿈 하늘 적신다
저 푸른 등대
저 푸른 생의 귀감
너는 굳센 바위
파도도 너를 업수이보고 냅다치는구나
하늘도 너를 얕잡아보고 비를 퍼붓는구나
바람도 너를 핥아보고
번개도 너를 짓부시려 하는구나
그래도 너는 거연히 서서
드팀없이 참을성있게 자리를 지키거니
억만년을 두고 자연과 싸운 강자
너는야 믿음으로 솟은 본보기
고요한 밤에
밤
고요한 밤
이인용 침대
벽에 세운 이불장
반나마 빼앗긴 방에서
학생용 책상에 마주앉는다
노그라진 안해의 고달픈 코숨
창턱에는 항시 푸르른 군자란
인생을 찬미하며
세상에 미소하며
이 밤에도 나는
나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