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 옆에서
청개구리와 같이 알을 배였다
푸른 색은 그렇게 생겼다
구멍 난 이파리는
개구리 숨결 넣어 기워매고
개구리가 산란할 때
마디 하나로 푸름 올린 나팔관이
자궁밖에 임신을 하늘에 알렸다
꽃샘 추위
남의 집
처마밑에 달아맨
동태를 도둑질 먹다
주인의 비자루에 쫓겨
달아난 고이양이처럼
살차게 온다
와서는 개처럼
된욕을 얻어먹고
꼬리를 질질 끌며 달아난다
봄밤
봄앓이 하는 가시내야
달을 보고 졸지 마라
봄밤 한자락 쭉 찢어
짧은 허리에 감았다만
춘풍이불 혼자 덮고
삐죽이 나온 버선발의
숨은 꿈은 어찌할가나
매화
고 년, 참, 나만 보면
치마저고릴 벗어놓고
입술만 달랑 들고 오는 거 있지
와서는 내 입술우에서
콩콩 널뛰기 하는 거 있지
그리곤 때 아닌 때
폭설을 피하듯
코구멍 움막에 무작정 들어와서
불을 피워
움막을 태워버리는 거 있지
고얀 것 저 개자한 것 보지
꿈을 뜨다
코와 코를 맞붙혀 얽는다
너의 미소에 단침 묻혀
한코 한코 품앗이를 뜬다
나의 숨결로 너를 입히고
너의 향기로 나를 입힌다
목화의 꿈은 결실이라면
저 은실에 너와 나
푸른 욕망을 동여매이자
뜨개방
꿀 먹은 섶벌의 날숨으로
아지랑의 들숨 달달 꼬아
솔잎바늘로 코를 만들어서
울금향향기를 올올이 결어
석양의 풀잎에 입혀놨더니
꽃바람이 먼저 문패를 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