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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돌화단의 꽃 (외 2수) - 홍순범

2025-06-16 15:26:55

스치듯이 지나던

이 발걸을 멈추게 하는

미소


추한 내가 힐끗했더니

환이 웃어주며

반갑게 무수한 내 물음에

대답을 주며

귀를 귀울여준다


눈을 마주한 순간

깨끗하고 순수하고

아름답고 고결하고

...


이 부족한 걸음에

잠시 위로되는 작은 속삭임

꽃술에 잠시 들린

숱한 대화가 오간다


세상이 참 아름답구나

살기도 너무 좋아

그들의 함성


내 루추함이 드러나서

부끄러웠던

꿈 속의 밀어들


이렇게 삶의 질이

높아질 줄을

언녕 알았을 것을


왜 인제야

알려주냐

너만 마주하면

고운 원망이 불쑥 튕긴다


닿을 듯한 미소가

눈가에 머문 순간

숱한 밀어들이

류창하고 유난히

맑게 오가던 오전


내 얼굴에도

빛과 같은 속도로

행복과

기쁨과

사랑과

충성을

속사한다


늙어가고

스러지고

아프고

고달프고

슬프고

외롭지만

이 순간은 말할 수 없는

희열과 환호 속에 사로잡힌다


너도 꽃을 보니

향기처럼 흩날리는 봄이구나

나도 꽃이 된 기분에

덩달아 춤을 추네



진달래



아 아

이 첫 치마

누님이 입고 나를 등에 엎던

저 비단길


희부연 서녘의

구름 속에 사라져

동녘의 해살같은

눈물 아닌 아픔


아 아 스러지듯이

가파로운 고개

걸어 걸어

벼랑길


첫사랑이면 뭣하랴

진탕길에 길을 잃고

배고픈 낭떠러지에

누구 하나 외면하는

새벽바람에 씻겨버린

치마자락


가셔서 오지 못해

오시는 길 들려주는

내 다정했던

누님의 목소리



고향의 봄



1997년4월의 어느날

흙토를 갈아 엎는 요란한

뜨락또르소리를 등뒤에 남기고

삼강평원을 훌쩍 떠나버렸지


송화강기슭에 남기고 온27년

유치했고 부족했고 짭았던 나를

한시도 잊지 않고 나를 불렀고

나도 수없로 뒤돌아 보았네


인디안인이 말를 타고

질풍같이 달리다가

령혼을 잃을가

달리던 말을 멈추듯이

뒤돌아보던 그 모습

서로 서로 돌아보는 둘 사이에

능다마강은 깊이 얼어붙어도

뚝섬과 그 길옆에는 수없는 꽃들이

때마다 피여나고 졌고

내가 이겨온 수많은 사연처럼

그 고향의 꽃들도 수많은 향기를

강가와 고향의 골목마다

매년을 피여나고 진

27년의 기나 긴

봄봄봄


올해도 피여난다

담장너머

제비가 돌아오면

요란한 내 고향은

잊은듯이 그 추위를

봄으로 속사한다


내가 잊지 않은 보고싶던

그 가장 사치하고

행복하고

질투하리만치

애모쁨의 꽃들만

고향의 강과 들에

수채화 동산같이 그려놓고

나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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