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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빈 그릇 (외 1수)- 박성우

2023-06-07 09:25:21

안해는 쌀함박에

쌀을 담고 스륵스륵

씻어 돌을 일고 있다


이제는 쌀을 일고

있는 게 아니다

안해의 지문을 먹어가며

살아온 인생이다


일흔을 둘둘 감아도

될만큼 안해의 생을

일고 있는 것이다

늘어진 세월을 척척 접어

시집이란 칼로 저미듯

썰어낸 시라지 한올한올

안해의 삶이다


땀몸살로 흘러넘친

땀 비린내가

가마솥에 가득하다

자신을 삶고 있는 안해

향긋한 쌀밥 구수한

시라지 장국으로

태여낸 안해

한사발 후룩후룩 입안으로

들이켜고 나면

빈사발에 남아있는

국물 몇방울

안해의 오늘이다



들풀



조붓한 논두렁의

겨울쥐 질려떤다

지나간 그을음에

생기가 돋아난다

찬란한 대지의 옹알이

시작하고 있구나


다락논 자기 일생

고적히 지피셨다

고향을 지켜오신

아버지 들불에서

타버린 검은 재들이

불바람에 날아간다


아버지 주름잡힌

얼굴에 피여나는

흐뭇한 웃음 속에

고향냄새 구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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