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龙江日报朝文版
国内统一刊号: CN23-0019  邮发代号: 13-26
흑룡강신문 > 문화·문학

[시] 수양버들 (외 5수) - 김봉녀

2025-07-10 09:03:37

청순한 시골 색시인가

머리 풀고 멱 감네



돌돌 흐르는 개울물보다

더 맑은 눈동자에 어린 사연



님이 쓰다듬고 간

함치르르한 머리채에

행여 티 먼지 묻을 세라



씻고 헹구고

헹구고 씻으며



오늘도 휘휘

눈물 씻어 내리네



떠난 님 오시려나

그리움 씻어 내리네




과수원 할머니



양지바른 언덕 아래

오두막집 짓고

과수원에 뿌리 내리셨던

작은 할머니



흰 저고리 단아히 입고

배꽃같던 얼굴에 환한 미소



고개 넘어 할머니 댁에 가면

뜨거운 밥그릇에

고봉으로 떠 주시던 기장밥

사과배처럼 이쁘게 크라

덕담 하시며 듬뿍 주시던 과일



저기 옹송그린 배나무 한그루

할머니의 화신인가



나무 아래 흰 고무신 자국마다

추억이 흥건히 발목 잡고



부엉새 울던 밤

석유로 불 밝힌 등잔불 아래

들려 주시던 옛 이야기 두런두런

과일 나무에 걸려있네




까치소리



봄내음 싱그러운 아침

나를 따라오며 말 거는 까치



그렇지, 그때도 네가 울자

우리 집에 경사 났었지



오늘은 무슨 소식 갖고

나를 찾아온 거냐



그래, 맞춰 보라고?



어제 저녁

시상이 나래쳐 쓴 시가

시평에 통과되여서일가



바다 건너 돈 벌러 간

랑군님 오시려나



하늘 나라 계신

어머니가 설기떡 보내 올랑가



괜시리 들뜬 나를 골려주 듯

까치가 더 크게 소리친다



까~ 까~ 무슨 소식 올랑가

까~ 까~ 누가 누가 올랑가




진달래꽃 사랑



분홍분홍 연분홍

내 님 치마자락 나부끼며

수줍음 타는

진달래꽃 피네



하롱하롱 못다한 사랑

님 그리워 진달래꽃 지네



멀어져 간 세월

님의 발걸음 소리 애처롭네



보이지 않는 길 우엔

먼지만 이네 바람만 부네




무말랭이의 변신



내 이름은 무우

운명과 싸우는 순간이다



싹싹 채 써는 소리

칼날의 날렵한 춤사위에

온 몸이 부서진다



몸 던져

한번 죽는다



허공의 해가 굴리는

수레바퀴 따라

소쿠리에 편안하게 누워

일광욕에 바쁘다



작열하는 해빛에

후줄근하게 힘 빠져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두번 죽는다



새로운 이름의 미이라

무말랭이로 부활한다




별명



바우, 개똥, 돌쇠......

이름보다 더 이름다운

별별 별명들



저녁밥 때 되면 엄마들이

부르는

소리에 마을이 떠나갈 듯



쪼르르 집으로 달려 가던

똘망똘망한 아이들



이름이 촌스럽다고

발버둥 쳤던 그 시절 뒤로

딱지처럼 붙어 온

개똥애



자손이 귀한 집이라

퇴색하지 않는

천한 별명의 은혜일까



요리조리 구을며

용케 잘 버텨 온 이름



고향에는 지금도

개똥이 부르며

저녁 노을이 붉게 익어가리

관련 기사
版权所有黑龙江日报报业集团 黑ICP备11001326-2号,未经允许不得镜像、复制、下载
黑龙江日报报业集团地址:黑龙江省哈尔滨市道里区地段街1号
许可证编号:23120170002   黑网公安备 23010202010023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