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노을 향기 한줌 가져다
저녁 밥가마 숭늉물에 섞는다면
구수하고 시원한
황혼이 순간일 텐데
담백한 미소가 넘치는
한가로운 이 시간이
나에게는 만금에 싸도다
흐뭇한 미소로 즐기는
이 순간이
녹아 내려 영원함은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여라
넉넉한 여유로 즐기는
이 순간이
웬지 과분할 것 같아
느껴보는 사치감
그래 이 맛이야
노을 한줌에
은은한 기다림을
타서 마신다면 바로 황혼이
한모금의 향기 맛 아닐가
노을 속의 고향
정다운 실개천에
노을빛 물들고
진붉은 저녁 햇살
곱게도 드리웠소
늙은 소 한마리
잔등에 귀향 선물
아버지도 엽초로
피곤을 달래시네
조촐한 밥상에도
푹 삶은 이야기로
온 집안 도란도란
행복이 넘쳐나오
아, 모두 지난 일
고향의 저녁노을
사무치게 그립소
돌아온 봄아씨
작년에 왔던 봄아씨
꽃바람 지고 또 왔소
내가에 부려 놓으니
실버들 꽃을 피웠소
작년에 왔던 봄아씨
꽃너울 쓰고 또 왔소
얼었던 땅에 펼치니
땅차고 새싹 돋았소
작년에 왔던 봄아씨
사랑을 안고 또왔소
청춘들 얼굴 꽃 피여
사랑도 무르 익었소
부모님 마음
등불을 밝혀주며
공부 뒤바라지 하시던 부모님
지식이 출세인줄 알았 건만
애닯다
세월에 동년을 빼앗겨
글 못 읽으신 부모님
평생 일만 행복으로 삼고
자식들에게 모든걸 바치셨네
어버이 청춘도 사랑도
깡그리 주시니
그 은혜 갚을 길 없나이다
아 천하 가련한 부모님 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