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웹드라마 산업이 매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서안풍행(豐行)광고문화전파회사에 들어서면 투명 유리로 이루어진 회의실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회의실 안 대형 스크린에는 제작 중인 웹드라마의 클립이 송출되고 있다. 화이트보드에는 촬영 계획이 빽빽하게 적혀 있고 직원들은 줄거리와 촬영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웹드라마 산업에 뛰여든 서안풍행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도약해 왔다. 지난해 서안풍행이 제작을 맡은 '무쌍(無雙)'이 방영 8일 만에 충전 금액 1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선보인 '이제(一姐)'는 24시간 만에 충전 금액 1천만원을 넘어섰다.
중국넷캐스팅서비스협회(CNSA)가 지난 6일 발표한 '중국 웹드라마 산업 발전 백서(2024)'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중국 웹드라마 시청자 규모는 5억 7600만명으로 전체 네티즌의 52.4%를 차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추산을 보면 섬서성 서안시에는 200여개의 숏폼 제작사가 있으며 전국 웹드라마의 약 60%가 이곳에서 제작되고 있다.
"처음 웹드라마를 제작할 때만 해도 카메라 한대와 아마추어 배우들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전담 작가·감독·제작진·촬영·조명·소품·후반 작업 등을 포함한 전 과정 다부서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리도(李濤) 서안풍행 사장은 품질 관련 시청자의 요구가 커지고 산업 주관부서가 관리와 규제, 지도 및 지원, 생태계 구축에 지속적으로 힘쓰면서 웹드라마 산업이 전환·업그레이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서안시는 웹드라마를 디지털 콘텐츠 산업 발전의 핵심으로 삼고 서함(西咸)신구에 30여개의 전문 웹드라마 회사를 유치했으며 3만㎡에 달하는 촬영장 270여개를 건설했다. 더불어 시나리오 창작, 촬영, 제작, 투자 및 류통, 배급, 인재 양성 등 전체 산업사슬 생태계를 구축했다.
얼마 전 서함신구의 한 캠퍼스 안. 감독이 카메라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배우의 연기를 주시하고 있다. 1~2m 근처엔 조명·촬영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배우는 배역에 몰입해 연기 력량을 펼친다. 도시를 소재로 한 웹드라마 촬영 현장의 모습이다.
"빠듯한 촬영 일정에 맞춰 적합한 촬영 장소를 찾으면서 대관료까지 줄이는 것이 사실상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학교·병원 등의 장소는 더 어렵죠. 이번에 십리풍하(十里灃河)에 련락했더니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줬습니다." 제작자 류개(劉凱)의 말이다.
통합 촬영 자원에 대한 수요가 늘자 서안에는 '원스톱' 촬영 기지가 마련됐다.
리박(李博) 십리풍하 웹드라마 촬영기지 사장은 기지에 병원·교도소·정부기관 등을 포함한 실내 실사 촬영 스튜디오를 마련했으며 관광지·호텔·컨벤션센터·학교 등 21개 기관과 협력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촬영 장소는 물론 의상, 장비 대여, 제작진 숙식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프로젝트 추진, 브랜드 매칭, 후반 작업, 인재 양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웹드라마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일에는 서안에서 제10회 실크로드 국제예술제의 '실크로드 웹드라마 예술대회'가 열렸다. 행사에서는 '웹드라마를 통해 보는 브랜드'와 '웹드라마를 통한 문화 탐방' 창작 계획이 발표됐다. 웹드라마 형식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보여주고 소비자와 브랜드를 이어주는 정서적 련결고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구혁(緱赫) 서안교통대학교 뉴미디어대학 조교수는 콘텐츠 품질 향상, 산업사슬 개선, 관리 규제 및 지도 등 결합을 통해 서안의 웹드라마 산업이 량호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짧지만 강렬하고 깊이 있는 웹드라마가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력량을 부여하며 네트워크 시청각 혁신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