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백과 무르익는 수확의 계절에 할빈시에 거주하는 조선족로인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춤과 노래로 중화인민공화국창건 75주년에 뜻깊은 선물을 선사했다.
9월 26일 오후 할빈시도리구에 위치한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 6층 대강당은 명절의 분위기로 휩싸였다. 할빈시 각지에서 달려온 무용복장 차림의 조선족로인들로 300명을 용납하는 행사장이 들끓었다. 행사장 벽면에는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튼튼히 구축하자', '각 민족은 석류씨처럼 똘똘 뭉치자' 등 붉은색 프랑카드들이 걸려있었다.
오후 한시반부터 행사가 정식으로 시작되였다. 이날 사회는 우리민족복장을 곱게 차려입은 흑룡강조선말방송국 기자출신 리광옥선생이 류창한 민족언어로 마이크를 잡았다.
할빈시조선민족로년문화협회 정학철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행사는 위대한 조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동시에 민족단결을 과시하고 중화민족공동체 의식을 증강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하면서 "조선민족의 전통문화와 예술을 전승하고 민족의 자부심과 결집력을 높여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꿈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순서로 협회 관현악닥의 기압합주가 선보였다. 모두가 다 부를줄 아는 '노래하자 조국(歌唱祖国)'의 우렁찬 선률이 연주되자 관중석 모두가 하나가 되여 작은 오성붉은기 깃발을 흔들면서 합창했다. 장내는 첫 시작부터 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되였다. 도시락을 싸들고 협회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몇달을 훈련한 협회 악기단 성원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뒤이어 협회 합찬단 성원들도 뒤질세라 단상에 올랐다. '조국은 잊지 않으리', '우리네 노래교실' 최명숙 지휘, 김문일 반주로 아름다운 멜로디가 행사장에 가득찼을때 참가자들 가슴속에는 숙연함과 동시에 즐거움이 물결쳤다.
이어서 아성 금수분회 무용 '진달래꽃'이 선보였다. 집에서 손군들을 볼랴, 고추를 말리랴 바쁘면서도 시간을 내서 개인집 구들우에서 련습해온 무용이지만 큰 무대에 올라서니 모두들 긴장하지 않고 용케도 소화해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할빈지역에서 가장 큰 조선족마을인 성건촌을 대표하여 출연한 성건분회 로인들의 무용 '우리 생활 아름다워(我们的生活充满阳光)'를 보면서 80년대 개혁개방초기 아름다운 생활을 동경하던 그때 그시절을 회상하기에 충분했다.
뒤이어 등장한 아리랑분회 남성합창단, 흰 와이셔츠에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은 11명의 남성들이 '가장 아름다운 노래 어머니께 드립니다''중화인민공화국 창건 경축의 노래'로 행사분위기를 고조로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보통 로인협회에서는 남성이 적어서 이렇게 단체로 절목 나오기도 어려운데 할빈에서 설립시간이 가장 오랜 아리랑분회의 뛰어난 조직력을 엿볼수 있었다. 2명의 로인이 행사 전날에 시장에 가서 양복을 사입고 무대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동력분회 무용 '조국을 축복하네'에 이어서 평균 년령 75세의 도리구 분회 녀회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공산당이 없으면 새중국이 없다네' '북경의 금산상' 노래소리가 심금을 울려주었다. 년세가 가장 많은 사람이 어느분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가장 앞장에선 로인이 85세라고 씩씩하게 대답하여 청중들의 감탄을 불러왔다.
성고자분회의 합창 '연변인민 모주석을 노래하네', 남강분회의 '우리의 생활 아름다워', 동광분회의 '어서 와요 춤을 춰요' 도리분회의 무용 '만세 모주석', 성건분회의 '춤추고 노래하며 노세', 동력분회의 명곡 련창 '놀다 갑시다' '꽃피는 인생', 남강분회의 무용 '해당화', 아리랑분회의 '진달래 꽃피는 고향' 등 하나하나 절목들의 공연을 보면서 오늘의 행사준비를 위하여 몇달동안 노력해온 조직자들과 공연자들의 로고를 느껴볼 수 있었다.
이어서 등장한 협회 합창단 최명숙, 심홍란, 정헌호, 김경남 네명 가수의 4중창 '아버지산 어머니강'노래가 이날 행사의 분위기를 고조로 이끌었다. 음악애호가들도 몇달간의 노력을 거쳐서 무대에 올라 전업가수 못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우리도 노력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수 있다는 신심을 가지기도 하였다.
협회 합창단에서 출연한 남녀4중창'어버지산 어머니강'이 행사분위기를 고조로 이끌어갔다.
이날 행사는 아성 금수분회의 즐거운 춤 '옹헤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옹근 2시간 17개 절목으로 이어진 이번 축하공연무대는 75주년 생일을 맞이하는 조국에 대한 할빈시 조선족로인들의 정다운 축복인 동시에 조선민족의 우수한 문화예술 전승과 전시의 무대였으며 모두가 다 함께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증강하는 중요한 순간으로 각인되였다.
흑룡강성민족사무위원회 리순보 전임 부주임, 흑룡강성정부농업개발판공실 최화동 전임 부주임, 흑룡강성민족사무위원회 로범식 전임 순시원, 할빈시민족종교국 최숙진 전임 부국장, 할빈시연예그룹 서학동 전임 동사장, 할빈시민족교연부 리성일 전임 주임 등 할빈시와 흑룡강성 민족간부 1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박영만 기자